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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도가와 란포 결정판 1』 에도가와 란포 (검은숲, 2016) 에도가와 란포 결정판 1 - 에도가와 란포 지음, 권일영 옮김/검은숲 얼마 전 일본의 3인조 록 밴드를 하나 알게 되었다. 그런데 희한하기도 하지. 그들의 이름은 '인간의자(人間椅子).' 바로 에도가와 란포의 단편 제목이다(밴드명처럼 그들의 음악 역시 란포의 작품을 제재로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아래 사진은 최근 발매된 19번째 정규 앨범 『怪談 そして死とエロス(괴담 그리고 죽음과 에로스)』 커버). 그들도 그들이지만 가수의 이름에 영향을 준 란포의 작품이라니, 새삼 대단하고 신기하게 느껴진다. 특히 내가 가장 좋아하는 단편이라서 더욱 그럴는지도. 마쓰모토 세이초와 더불어 역시 개인적으로 가장 즐겨 읽는 추리, 범죄소설 역시 란포의 것인데, 그가 남긴 유명한, 그리고 이제는 상투적으로 다가오기도 하는.. 더보기
『창백한 잠』 가노 료이치 (황금가지, 2016) 창백한 잠 - 가노 료이치 지음, 엄정윤 옮김/황금가지 잔잔하고 소박하달까. 말미에서 드러난 반전의 주인공은 그 자리에 없는 누군가를 가리켜 묘사한다. 혼자서는 나쁜 짓을 할 용기가 없어서 누군가를 끌어들이고 싶고, 나쁜 짓을 하기 전에 미리 누군가의 허가를 받아 두고 싶은 그런 사람이라고. 나쁜 짓을 하는 자신을 막아 줬으면 하고 자기도 모르게 바라고 있었을지도 모른다고. 깨끗한 거리에 주저하다가 어느 한곳에 버려진 자그마한 쓰레기를 보곤 제 손에 들린 것도 버리고 싶어진다. 그러면 다음 사람도 같은 곳에 오물을 버리고, 또 다른 누군가도 자꾸만 거기에다가 쓰레기를 투척하게 된다는 이야기일는지. 『창백한 잠』은 사진집을 준비 중인 카메라맨 다쓰미 쇼이치의 시선으로 시작한다. 폐허 같은 마을의, 역시 폐.. 더보기
신간마실 49 점거파업 역사와 교훈 - 데이브 셰리 지음, 이재권 옮김/책갈피 18세기 조선의 백수 지성 탐사 - 길진숙 지음/북드라망 산척, 조선의 사냥꾼 - 이희근 지음/따비 삼국지 그림 기행 - 안노 미쓰마사 지음, 한승동 옮김/서커스(서커스출판상회) 퀸 수사국 - 엘러리 퀸 지음, 배지은 옮김/검은숲 블랙랜드 - 벨린다 바우어 지음, 강미경 옮김/문학동네 여섯 빛깔 무지개 - 임근준 외 지음/워크룸프레스(Workroom) 풍성한 삶을 위한 문학의 역사 - 존 서덜랜드 지음, 이강선 옮김/에코리브르 사이버 스톰 - 매튜 매서 지음, 공보경 옮김/황금가지 스튜디오 지브리 입체건축전 도록 - 스튜디오 지브리 지음/학산문화사(만화) 0년 - 이안 부루마 지음, 신보영 옮김/글항아리 감옥에 가기로 한 메르타 할머니 - .. 더보기
『천국의 문을 두드리며』 리사 랜들 (사이언스북스, 2015) 천국의 문을 두드리며 - 리사 랜들 지음, 이강영 옮김/사이언스북스 추측만 할 수 있었던 물질을 발견했다, 난제를 풀 획기적인 방법을 찾아냈다, 이런 식으로 우리는 종종 눈에 쏙 들어오는 과학적 성과들에만 귀를 기울이곤 한다. 그리고 리사 랜들은 책 서문에서 이렇게 밝힌다. 『천국의 문을 두드리며』는 과학자들이 수행하고 있는 구체적인 연구와 그들이 마주하고 있는 가장 중요한 과학적 의문이 무엇인지를 소개하는 데에 그 목적이 있다고. 말하자면 과학의 본질을 해명하고자 하는 것에 주안점이 있다는 뜻인데, 온전히 책을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아리송한 부분이 남아있기는 하다. 과학적 식견이 딱히 없어도 읽을 만한 책인 것만은 확실하나 어딘지 모르게 내 독서와 이해력이 다소 부족한 모양이다. 쿼크, 렙톤, 핵력.. 더보기
『장정일, 작가』 장정일 (한빛비즈, 2016) 장정일, 작가 - 장정일 지음/한빛비즈 그의 말대로 나는 아직 신문이라고 하면 4절지에 인쇄된 종이 신문을 떠올린다. 윤전기 속을 지나 현관 앞으로 배달되는 바로 그 여러 장의 종이 뭉치. 그리고 거기에서 변형된 인터넷 미디어를 이야기하며 김어준을 인터뷰한다. 김어준은 한국에서 벌어지는 고민 일반에 대한 대략의 공통분모를 알게 되었다 한다. 하나는 불확실성에 대한 두려움. 또 하나는 자신이 언제 행복한지 스스로도 알지 못한다는 것. 다른 하나는 자신이 겪는 고통만 각별하다고 느끼는 것. 그러면서 말한다. 자신은 본능주의자이며,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한 생겨 먹은 대로 사는 것이 장땡이란 간단한 주의. 나도 그와 판박이라면 판박이라 할 수 있겠으나 자존감 면에서만큼은 다소 떨어지는 것만 같다. 내 나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