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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 전선 이상 없다』 에리히 마리아 레마르크 (열린책들, 2009) 이 작품의 의 배경이 된 세계대전이나, 세상의 모든 전쟁, 총싸움, 전쟁을 그린 영화나 책, 정치적 입장 등은 뒤로 놓고, 오직, 이 『서부 전선 이상 없다』만 이야기해야 하지 않을까. 강철 같은 청춘. 청춘이라! 우리는 모두 채 스무 살도 되지 않았다. 그러나 어리다고? 청춘이라고? 그건 다 오래전의 일이다. 우리는 어느새 노인이 되어 있는 것이다. ㅡ 본문 p.22 정말 그들은 노인이 된다. 그러나 사실 그들은 더 살고 싶다. 그들은 참호 안에서 느낀다. 시체의 영혼을 빨아들인 밤안개가 내일은 적의 포탄을 몰고 올거라는 것을. 그리고 바람을 타고 오는, 어딘가에 쓰러져 있는 아군 병사의 신음 소리를 듣는다. 왜 전쟁이 일어난 거지? 어째서 내가 여기서 총을 들고 있어야 하지? 대체 왜 땀으로 가득찬 .. 더보기
『알코올』 기욤 아폴리네르 (열린책들, 2010) 기욤(Guillaume apollinaire) ㅡ 아폴리네르라 하기엔 너무 길고 힘이 드니 개인적인 편의상 기욤이라 하겠다 ㅡ 의 『알코올』은 전반적으로 '자정에 가까운 때'의 느낌이다. 그러나 그 자정을 넘기진 않는다. 그것은 내일이 오지 않을 것 같은 어스름함이다. 사실 모든 문학이란 (어느 정도는) 모호하게 써놓고 심오하게 느껴지기를 바라는 조악한 심보를 잉태하고 있다, 고 나는 생각한다. 그러나 어쩌면 문학은 그럴 수 있고, 또 그러한 것이 필요할 때가 있는 법이라고도 생각한다. 시 ㅡ 를 비롯한 문학 ㅡ 는 읽는 이에 따라 얼마든지 그 전달의 효용과 수용의 반응이 다른 것 아닌가. 이런 측면에서 그의 시들은 공작의 화려한 깃털만큼이나 깊이를 달리 한 서사와 사유의 흐름을 잘 보여준다. 그러나 이.. 더보기
『허클베리 핀의 모험』 마크 트웨인 (열린책들, 2010) 이 작품의 쌍둥이 격인 『톰 소여의 모험(the adventures of tom sawyer)』은 언급하지 않는다. 헉은 아버지에게서 도망치고 도중에 흑인 노예 짐을 만나 함께 강을 타고 모험을 한다. 『허클베리 핀의 모험』에서 우리는 실로 다양한 인간 군상을 관찰할 수 있으며 작가 마크 트웨인(본명은 아니지만)의 섬세한 연출력을 발견할 수 있다. 역자가 쓴 것처럼 『허클베리 핀의 모험』은 작품의 플롯이나 주제보다는 헉이라는 인물 자체가 매력적이다. 기성세대는 그들의 가치관이 비틀렸다고 여길 수도 있지만 헉은 그가 '온몸으로' 겪은 것들을 '온몸으로' 말하고 있는 것이다. 『허클베리 핀의 모험』 에는 정말이지 셀 수도 없는 인물들이 등장했다 사라진다. 헉과 짐을 비롯해 톰, 하퍼, 벤, 토미, 왓슨 아줌.. 더보기
『전망 좋은 방』 E. M. 포스터 (열린책들, 2009) 『전망 좋은 방』은 연애소설이다. 영국사회의 계층갈등과 가치관의 충돌, 물론 이러한 것들도 다루고 있지만 어쨌든 연애 이야기다. 희극이 존재하는 이유는진실이 존재하는 이유하고 똑같다는 거 말이에요.ㅡ 본문 p.144 유머러스하고 유쾌하다. 이탈리아를 여행 중인 주인공 루시와 사촌 샬럿. 그리고 전망이 좋지 않은 방을 보고 실망한 그녀들에게 '전망 좋은 방'을 양보하는 영국인, 에머슨 부자(父子). 루시는 조지(조지 에머슨)에게 키스를 당하고, 또 당한다 ㅡ 후의 키스는 시간적으로 나중의 일이지만. 루시와 전혀 인연의 끈이 없던 조지인데, 희한하게도 그들 부자를 루시 곁으로 끌어들인 것은 그녀의 약혼자 세실이다. 이로써 세실은 루저가 된다. 조지를 짓누르는 알 수 없는 비관주의(염세주의)는 루시를 만나고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