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셋 파크 썸네일형 리스트형 『선셋 파크』 폴 오스터 (열린책들, 2013) 선셋 파크 - 폴 오스터 지음, 송은주 옮김/열린책들 그러니까 책과 신발, 인형, 더러운 양말, 텔레비전, 우표첩, 색 바랜 매트리스 따위의 사진이 마일스에게 왜 필요한 것일까. 리처드 골드스타인이 부고란에 쓴 기사보다 비교적 덜 삽상하고 덜 정제된 그 사진들이. 허튼소리만 해대는 입정 사나운 꼰대처럼 혹은 임신하자 부풀어 오르는 배를 무시하지 못하고 망가져만 가는 몸에 경악했을지도 모를 메리-리처럼 ㅡ 이런 불행들을 막기 위해 애쉬튼 커처가 했듯 마일스에게도 과거라는 탯줄이 필요했을지도(어떤 의미로든). 잊힐 권리라는, 이 세계에서 휘발되고 싶은, 어찌 보면 추레할는지도 모르는 그 생각이 차라리 하루키의 『해변의 카프카』에서의 그것보다는 조금 더 명확하고 덜 불건전하다. 그래서 여기에 모리스의 시점이 ..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