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사르 바예호 썸네일형 리스트형 『팽 선생』 로베르토 볼라뇨 (열린책들, 2013) 팽 선생 - 로베르토 볼라뇨 지음, 남진희 옮김/열린책들 『제3제국』보다 세련되고 직접적이지 않다. 그리고 그보다는 복잡한 구조를 띤다. 소설은 카렌 두베의 『폭우』만큼은 아니어도 시종일관 비에 젖어있는 축축하고 서늘한 기운이 지배적이고, 은밀하고 간접적이게 그리고 입을 열어 말하기보다는 은유를 통한 보여주기의 방식을 택하고 있다(더군다나 끈질기다). 어떤 의미에서 보자면 살아있는/살아남은 모든 것에 저주를 내리고 있는 것 같기도 하지만 ㅡ 팽 선생이든 누구든 ㅡ 볼라뇨는 그것조차 잘 알 수 없게 만들어 버린다. 죽어가는 것을 목도하고도 방관하려는 자와 묵살하는 자, 문제제기를 하였지만 나아가 어떤 행동도 취하지 않는 자, 그것을 개선하려고 하지만 종국에는 외려 그 스스로가 죽어갈 뿐인 자. 어느 쪽도 ..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