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인 조르바』 니코스 카잔차키스 (열린책들, 2008, 신판)
언어의 감금, 메타포의 광란, 잠언의 집약, 철학의 실체? 아니면 이 모든 것들을 거부하는 하나의 시(詩)일지도. 읽긴 했지만 어떻게 읽을 수 있었는지조차 모르게 만든다. 『그리스인 조르바』가 그렇다. 이것이 카잔차키스가 본문에서 말한 인도에서, 밤이 깔리고 나서 들리는 나지막한 소리, 먼 곳에서 육식 동물이 하품하는 듯한 느리고 야성적인 노래, 즉 '호랑이의 노래'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결국 '나'와 '조르바'는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에서의 제제와 뽀르뚜가, 삶에서의 아버지와 아들로 대체될 수 있으며, 나와 조르바는 문답으로써 서로를 갈구한다. 나에게 조르바는 네살바기 알카에게서 본 붓다의 모습인가 ㅡ 어차피 카잔차키스의 의도에 따르면 신(神)은 인간이 창조한 삶의 도약에 필요한 필요충분조건에 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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