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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헤드로 철학하기

『범퍼스티커로 철학하기』 잭 보웬 (민음인, 2012) 범퍼스티커로 철학하기 - 잭 보웬 지음, 이수경 옮김/민음인 범퍼스티커에서 정말로 철학이나 현학의 증거를 찾고 싶지는 않다. 그걸 유심히 쳐다본다고 한들 내 머릿속에 다른 생각이 떠오를 리 없고 다른 차들에 어떤 장식이 되어있는가 따위에도 신경 쓸 시간이 없다. 행인 중의 하나인 나 역시 갈 길이 바쁜 사람이다. 더군다나 횡단보도에서 녹색 신호를 기다리는 동안, 이때도 매한가지로 어떻게 생긴 차에 어떻게 생긴 운전자와 동승자가 탑승하고 있으며 저것이 어떤 회사의 엠블럼을 붙이고 있고 또 어떤 내용을 담은 범퍼스티커를 붙이고 있는지 따위에는 하등의 관심이 없지만 말이다, 그럼에도 슬쩍 고개를 돌리는 수고로움을 감수한다고 치자, 우연찮게 어떤 범퍼스티커가 내 눈에 들어왔다고 해도 영 재미없는 것들 뿐이다. .. 더보기
『라디오헤드로 철학하기』 브랜든 포브스 외 (한빛비즈, 2012) 라디오헤드로 철학하기 - 브랜든 포브스 외 지음, 김경주 옮김/한빛비즈 라디오헤드가 어떤 노랫말에서 어떤 것을 의도했는지는 모른다. 언어영역의 예문 하나를 차지했던 시인이 몇 연 몇 행에 어떤 의미를 담았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같잖은 우리는, 풀이하고 해석하고 점수를 매긴다. 「전반적으로 기타 루프가 좀 촌스럽지 않아?」 「왜 갑자기 마이너로 바뀌는 거지? 이건 아닌데.」 「여기서 '님'이란 화자가 사랑하는 사람이로구먼. 아마도 죽었을 거야.」 「프로이트를 대입시켜서 어려운 말로 해석해보자고.」 같잖은 인간들이 같잖은 짓을 하고 있지만 충분히 재미있는 일이다. 이런 짓을 하지 않는다면 지구상에서 비평가의 존재는 사라지고 그만큼 삶은 재미없어질 테니까. 어쨌거나 나는 찌그러진 눈을 가진 톰 요크가 좋긴 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