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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릭스로 철학하기

『범퍼스티커로 철학하기』 잭 보웬 (민음인, 2012) 범퍼스티커로 철학하기 - 잭 보웬 지음, 이수경 옮김/민음인 범퍼스티커에서 정말로 철학이나 현학의 증거를 찾고 싶지는 않다. 그걸 유심히 쳐다본다고 한들 내 머릿속에 다른 생각이 떠오를 리 없고 다른 차들에 어떤 장식이 되어있는가 따위에도 신경 쓸 시간이 없다. 행인 중의 하나인 나 역시 갈 길이 바쁜 사람이다. 더군다나 횡단보도에서 녹색 신호를 기다리는 동안, 이때도 매한가지로 어떻게 생긴 차에 어떻게 생긴 운전자와 동승자가 탑승하고 있으며 저것이 어떤 회사의 엠블럼을 붙이고 있고 또 어떤 내용을 담은 범퍼스티커를 붙이고 있는지 따위에는 하등의 관심이 없지만 말이다, 그럼에도 슬쩍 고개를 돌리는 수고로움을 감수한다고 치자, 우연찮게 어떤 범퍼스티커가 내 눈에 들어왔다고 해도 영 재미없는 것들 뿐이다. .. 더보기
『매트릭스로 철학하기』 슬라보예 지젝 외 (한문화, 2003) 매트릭스로 철학하기 - 슬라보예 지젝 외 지음, 이운경 옮김/한문화 뭐, 좀 키치할 수도 있고 동어반복일 수도 있다. 영화에 등장하는(숨겨진) 아주 작은 코드를 언급하지 않은 것에서(놓친 것일까?) 배신감을 느낄지도 모르고. 그렇지만 우리를 미치도록 궁금하게 만드는 것들을 설명해보려는 시도는 얼마나 흥미로운 일인가(물론 우리 역시 매트릭스에 갇혀있다면 아무리 이런 논의를 해도 그 기계들은 코웃음을 흘리고 있을 테지만)ㅡ 토머스 앤더슨/네오와 사이퍼(배신자)가 공존하는 이 미망(迷妄)의 현실세계에서 말이다. 이를테면 네오의 매트릭스 안에서의 이름 토머스/예수의 부활에 의구심을 갖는 제자 '의심하는 토머스', 탯줄 같은 케이블을 뽑아내고 미끄러져 내려오는 네오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사육된다'는 점에서의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