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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현기증』 프랑크 틸리에 (은행나무, 2014) 현기증 - 프랑크 틸리에 지음, 박민정 옮김/은행나무 조나탕, 파리드, 미셸, 이 세 남자. 하나는 얼굴에 철가면_나머지 둘은 족쇄에 묶인 채 동굴에서 깨어나고_그들 곁엔 시체 한 구, 조나탕이 기르던 개. 메모에 적힌 것은 철가면이 족쇄들에게서 일정 거리 이상 떨어질 경우 철가면에 설치된 폭탄이 터진다는 것. 머릿속에 영화 《쏘우》가 떠오르는 건 당연지사. 더군다나 제한된 공간_제한된 인물_그러니 어쩔 수 없는 피로감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살아서 나갈 수 있다_결국 우리는 죽는다_이 두 가지의 반복과 불가해한 인간의 모습. 그리고 끝엔 현기증 나는 현실_갈팡질팡_어지럽다. 더보기
『의적 메메드(전2권)』 야샤르 케말 (열린책들, 2014) 의적 메메드 - 상 - 야샤르 케말 지음, 오은경 옮김/열린책들 케말 스스로도 단언한다. 「나는 영웅들을 믿어 본 적이 없다. 반란에 초점을 맞춘 소설들에서조차 내가 강조하려고 했던 것은 소위 영웅이라는 자들은 민중이 휘두른 효과적 도구들이었다는 사실이다.」 역자가 소설을 두고 쿠르드족과 터키 정부를 연상케 한다고는 했지만(작가도 쿠르드족 출신이다) 동시에 케말의 그것은 아시모프가 줄기차게 말해 왔던 '미래를 위한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나 다름없다. 소설은 현실을 반영한다고 하나 결국 소설일 뿐이라는 한숨이 나오는 것도 그 때문이다ㅡ 실은 이 양쪽 모두 맞는 말이지만. 어차피 민중은 알고 있다. 자신들이 만들어낸 영웅은 끝에 가서는 어떤 것도 바꾸지 못한 셈이 될 테고 그들이 살고 있는 세계는 지금.. 더보기
신간마실 15 탐정 매뉴얼 - 제더다이어 베리 지음, 이경아 옮김/엘릭시르 광고하는 살인 - 도로시 L. 세이어즈 지음, 이시언 옮김/동안 축구의 세계사 - 데이비드 골드블라트 지음, 서강목 외 옮김/실천문학사 우리 품에 돌아온 문화재 -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엮음/눌와 한글 논어 - 신창호 지음/판미동 일곱 성당 이야기 - 밀로시 우르반 지음, 정보라 옮김/열린책들 텔레코뮤니스트 선언 - 드미트리 클라이너 지음, 권범철 옮김/갈무리 세계를 읽다 : 터키 - 아른 바이락타롤루 지음, 정해영 옮김/가지 이름과 필연 - 솔 크립키 지음, 정대현 외 옮김/필로소픽 고사성어 역사문화사전 - 김원중 엮음/글항아리 미술관에 간 붓다 - 명법 지음/나무를심는사람들 셰익스피어 전집 5 : 비극 2 -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최종철 옮.. 더보기
『검은 수첩』 마쓰모토 세이초 (북스피어, 2014) 검은 수첩 - 마쓰모토 세이초 지음, 남궁가윤 옮김/북스피어 마쓰모토 세이초라면 덮어놓고 엄지손가락을 추켜올리는 마당에, 지난 『10만 분의 1의 우연』 이후 그의 작품이 출간되지 않은 것에 대해 내심 조마조마하던 차였다. 올해가 가기 전에 한두 권은 나올 것이라는 소식은 들었지만 느닷없이 '박람강기 프로젝트'의 하나로 그의 에세이가 출간될 줄은 몰랐다. 내용인즉슨ㅡ 추리소설이란 무엇일까 혹은 사회파 추리소설이란 무엇일까, 하는 물음에 답한 텍스트라고 보면 되겠다. 내가(우리가) 최근 들어 하고 있던 생각을 그는 꽤 오래 전부터 해 왔다. 이를테면 순문학과 장르문학이라는 용어 자체는 물론이거니와 소위 '중간 소설'이라 불리는 요상한 존재에 대해서도 세이초는 수상쩍게 다가간다. 특히 '가장 에세이답다' 라.. 더보기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요나스 요나손 (열린책들, 2013)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 요나스 요나손 지음, 임호경 옮김/열린책들 인생이 자신을 지겨워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니면 스스로가 인생을 지겨워하는 것 같기도 하고. 알쏭달쏭하긴 하지만 어찌 됐든 깨끗하게 죽어 버리기로 하고 잠이 들었는데 이튿날이 되어 눈을 뜨고 또 그것이 도돌이표 시간표마냥 반복된다면 단순히 지겨워하는 것을 받아들인 채 앉아있을 수만은 없는 노릇. 그리고 그 바보 같은 100회 생일 기념 파티!_그러니 어떻게든 양로원을 탈출해야 한다! 아무리 개똥철학이라도 철학은 철학인가? 이미 진창에 한쪽 발을 넣은 알란_그의 뒤를 쫓는 자들은 죄다 족탈불급. 그러나 결론은 하나. 소설에 잠깐 언급되는 인쇄공_정서적으로 몹시도 불안한 상태였던 네덜란드 로테르담 교외의 한 인쇄공_(바로 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