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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의 계보

『잠복』 마쓰모토 세이초 (모비딕, 2012) 잠복 - 마쓰모토 세이초 지음, 김경남 옮김/모비딕 문학의 본질은 거짓말이라고 생각하지만 누락되는 삶 역시 거짓말처럼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 수녀의 일기처럼 순수했던 사람 하나가 웬일인지 범죄자가 된다. 가업을 이으려 착실히 반죽을 개던 선량하기만 한 메밀국수집 아들이 어느 날 갑자기 누군가를 해한다는 식의(이유야 어쨌든 그런 상황에 몰릴 수밖에 없는) 범죄. 동기는 너무나도 분명하지만 거기서부터 범죄에 이르기까지의 경위가 애달프다. 고도의 경제 성장, 샐러리맨의 급증, 그에 따라 반듯하게 재단된 사회로부터의 사회적 배경과 인간의 정념이, 얼굴 뒤쪽 보이지 않는 손짓의 '거절하지 못할 제안'과 반응해 몰락의 길을 걷고 만다. '증명 시리즈'로 악명 높은(!) 모리무라 세이치(森村誠一)는 이런 말을 했.. 더보기
『미스터리의 계보』 마쓰모토 세이초 (북스피어, 2012) 미스터리의 계보 - 마쓰모토 세이초 지음, 김욱 옮김/북스피어 적잖이 당황했다. 분명 논픽션이라고 했는데 이건 소설이잖아……가 아니었다. 총 3가지 이야기가 실려 있는데 제목도 그럴싸하다. 「전골을 먹는 여자」, 「두 명의 진범」, 「어둠 속을 내달리는 엽총」 ㅡ 카니발리즘을 떠올리게 하는 인육(人肉)의 희생양, 증거를 조작하는 사법부의 병폐, 문명이 단절된 산간 마을에서의 무차별 살인까지. 모두 실제 일어났던 일들인데, 타이틀의 미스터리(mystery)는 '신비'라는 뜻의 미스틱(mystic)에서 온다 ㅡ 계속 하면 misterie, mistere, mysterium, mysterion, mysteria, mystes, muo, mueo까지 갈 테니 여기서 끊자! 어쨌든 신비라는 단어를 내가 가지고 있..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