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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음사

『A 케어』 구사카베 요 (민음사, 2013) A케어 - 구사카베 요 지음, 현정수 옮김/민음사 [스포일러 있음] 일전에 SNS를 통해 어느 의사의 인턴 시절 경험담을 들을 수 있었다. 응급 환자에게 20분 가까이 심폐소생술을 하고 있던 그에게 여성 하나가 다가와 말했다. 「저 사람은 어차피 죽을 것 아니냐, 그보다는 열이 펄펄 나는 우리 아들 쪽이 더 응급 아닌가.」 이런 사람은 무척이나 많기 때문에 새삼 놀랄 것도 없다는 의사의 고백에서 씁쓸한 자조를 느끼게 된다. 그러나 일견 심폐소생술을 받고 있던 환자가 가망이 없다 하더라도 아이의 어머니와 같은 말을 입 밖으로 꺼낸다는 것은 상당히 무섭기도 하다. 가망이 없으면 버리고 나머지 가능성에 온 힘을 쏟아야 하는가. 이 『A케어』는 이미 국내에 출간되어 있는 『신의 손』을 통해 안락사를 이야기했던 .. 더보기
신간마실 3 조선의 일상, 법정에 서다 - 한국고문서학회 지음/역사비평사 2666 세트 - 전5권 - 로베르토 볼라뇨 지음, 송병선 옮김/열린책들 펄프극장 - 김경주 지음/글항아리 무의미의 제국 - 자끄 엘륄 지음, 하태환 옮김/대장간 마르크스 사상 - 자끄 엘륄 지음, 안성헌 옮김/대장간 자연법의 신학적의미 - 자끄 엘륄 지음, 강만원 옮김/대장간 야만 - 미셸 앙리 지음, 이은정 옮김/자음과모음 고문서, 조선의 역사를 말하다 - 전경목 지음/휴머니스트 한국문화재 수난사 - 이구열 지음/돌베개 체념의 조형 - 김우창 지음/나남출판 뉴스가 지겨운 기자 - 안수찬 지음/삼인 시인을 체포하라 - 로버트 단턴 지음, 김지혜 옮김/문학과지성사 꼬아본 삼국지 캐릭터 - 자오옌 지음, 김지은 옮김/재승출판 헤이리 예술마을 이야.. 더보기
『블라드』 카를로스 푸엔테스 (민음사, 2013) 블라드 - 카를로스 푸엔테스 지음, 김현철 옮김/민음사 「모든 것에 부패의 씨앗이 들어 있어요. 사물에는 쇠퇴라는 씨앗이. 사람에게는 죽음이라는 씨앗이.」(p.43) 노스페라투는 뱀파이어와 동의어다. 죽은 후 무덤에서 깨어나 사람의 피를 갈구하는 귀신. 그것은 독일 출신 무르나우 감독의 동명 영화 《노스페라투》에서 시작되었을 것이다 ㅡ 심지어 이런 요소는 나날이 인기를 얻어 영화와 소설뿐만 아니라 게임에까지 적용되었는데, 캡콤에서 만든 , 또 블리자드의 에는 '언데드'가 등장한다. 더욱이 뱀파이어는 살아있는 자들의 피를 원한다는 점에서 충분히 다의적인 해석이 가능하다. 조금만 찾아보면 볼테르 역시 이에 대해 언급했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영국과 파리에는 세리, 사업가와 같이 일반인들의 피를 빨아 먹는.. 더보기
『구원』 자크 스트라우스 (민음사, 2013) 구원 - 자크 스트라우스 지음, 서창렬 옮김/민음사 열한 살짜리 애새끼가 대체 뭘 알 수 있겠나. 그래도 일단 내 쪽에서 접어줘야 할 것은 잭이 그 나이에 샴푸 병으로 자위를 했다는 건데, 이것만 봐도 나보다는 행동 발달이 좋긴 하다 ― 나이도 나이지만 대체 샴푸 병을 어떻게 써야 하는 건지도 모르겠다(알고 싶긴 한데). 행동 발달이 좋다는 건, 지(智)와 덕(德)까지 겸비할 수 있다는 건데, 나로 말하자면 지덕체에서 체(體)가 맨 앞으로 와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야말로 잭을 지지할 수 있는 요건은 갖춘 셈이다. 이것은 자신의 신체를 돌보는 방법을 알지 못한다면 기쁨도 슬픔도 제대로 느끼지 못할 거라는 생각에서 기인한 것으로, 예컨대 조콘다의 눈썹 같은 거다.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겠고, 없다면 왜 없는.. 더보기
『어릿광대의 나비』 엔조 도 (민음사, 2012) 어릿광대의 나비 - 엔조 도 지음, 김수현 옮김/민음사 부정의 부정은 긍정_화부가 야로를 등한시하는 직무유기를 범해도 결국 탈 것은 타고 만다_뭐 이런 이야기쯤이 되겠다. 그러니 별 다섯 개가 만점이라면 다섯 개를 주고 백 개가 만점이라면 백 개를 주자_아니면 하나도 주지 말든가. 어쨌든 어릿광대 같은 나비 같은 작가 같은 사람이 글을 썼고 읽는 것은 어릿광대 같은 나비 같은 독자 같은 나 같은 사람일 테니. 어디가 현대 언어 표현의 최전선이고 뭐가 미래의 소설인지도 모르겠는 것이 A. A. 에이브럼스라는 말더듬이같이 발음해야만 하는 작자를 내세워 전혀 예측이 안 되는 텍스트를 만들어냈다 해도, 나 같은 사람은 궁금해서라도 읽지 않겠느냔 말이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