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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칠 때 떠나라

『생폴리앵에 지다』 조르주 심농 (열린책들, 2011) 생폴리앵에 지다 - 조르주 심농 지음, 최애리 옮김/열린책들 200페이지 남짓한_그래서 순식간인_아무도 눈치채지 못하는 사이 끝나고 마는 소설. 결코 쓸 일이 없을 것 같던 칼날은 비틀비틀_절대 아물 수 없는 상처는 가닐가닐. 그래서 누군가는 죽고_죽인 자는 발 뻗고 잠을 못 잔다. 소크라테스 왈_ 우리가 어떤 일이 악행인 줄 알면서 자발적으로 그 일을 저지르는 것은 불가능하다_만일 악행을 저지른다면 그것은 무지에서 기인한 것이다. 더보기
『가다라의 돼지』 나카지마 라모 (북스피어, 2010) 여기 『가다라의 돼지』에서의 잃어버린 8년은 평범한 아이를 ‘바나나 키시투’로 변용케 했다(‘변용’이라니 굉장히 무심한 말이지만 어쨌거나 그렇다고 하자). ……시작은 거창해 보이는 말로 운을 떼었지만 돌이켜보면 참으로 많은 결점을 지닌 작품이다. 그런데 이렇게나 ‘풍부하고 우스꽝스러운’ 단점들을 품었음에도 나는 나카지마 라모의 작품들을 좋아한다. 왜? 희한한 재미를 지니고 있으니까. 교고쿠 나쓰히코의 소설이 ‘이 세상에 이상한 일이란 없다’란 논의를 주장한다면 『가다라의 돼지』는 정반대에 서있다(등장인물인 미스터 미러클은 별개로 하자). 한마디로 소설은 주술(呪術)로 시작해서 주술로 끝난다. 그러고 보니 ‘주(呪)’, 한자에 입[口]이 들어가 있다. 쿠미나타투 마을의 주술사 오냐피데는 이렇게 말한다.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