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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

『젠더는 패러디다』 조현준 (현암사, 2014) 젠더는 패러디다 - 조현준 지음/현암사 어쩌면 버틀러가 쓴 『젠더 트러블』의 결론 에서 따온 제목일까. 그러나 버틀러는 앞의 책에서 결론에 다다르기 전 이미 젠더 연기(performance)에 대해 말했다. 현재 우리는 중요한 육체성에 관한 세 가지 우연적 차원에 직면해 있는데, 바로 섹스와 젠더 정체성 그리고 젠더 연기라고 말이다. 책에서 젠더 패러디는 이렇게 정의된다. 패러디되는 원본이 제도와 규범으로 만들어진 이상성에서 기인한다면 결국 패러디는 원본이 아닌 특정 관념을 모방하는 것이 된다고(이 시점에서 벌써 원본과 모방본의 구분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젠더 패러디는 젠더가 그 양식에 따라 스스로 형태를 갖추는, 원래의 정체성 자체가 원본 없는 모방본이라는 것을 폭로한다. 더 정확히 말해 그것은 사.. 더보기
『비행공포』 에리카 종 (비채, 2013) 비행공포 - 에리카 종 지음, 이진 옮김/비채 여자가 말한다. 그렇게 나한테 적대적인 개자식은 처음 봤어. 혹은, 여보, 미안하지만 이 잘생긴 남자하고 나가서 섹스 좀 하게 자리 좀 피해줄래? 남자가 말한다. 이런 엉덩이는 처음이야. 혹은, 당신의 집게손가락이 필요해요, 집게손가락하고 마주 붙일 수 있는 엄지손가락도. 이사도라의 패턴은 부코스키의 『Women』도 아니고 알 켈리식 「Sex Me」도 아니다. 그렇다고 눈이 왕방울만 한 밀라 쿠니스가 옷을 벗는 《프렌즈 위드 베네핏》은 더더욱 아닐 것이다. 그러므로 예술가가 되려는 남자와는 절대 얽히지 말라는 주드의 말은 틀렸다. 물론 예술가가 되려고 애쓰는 자들은 미친놈일 게 빤하지만 정신분석의보다는 낫다는 것 또한 익히 알려진 사실이기 때문이다. 이 세상.. 더보기
『소돔의 120일』 마르키 드 사드 (동서문화사, 2012) 소돔의 120일 - 사드 지음, 김문운 옮김/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왜 읽는지도 모르면서 읽은 거나 마찬가지_지금도 (잘) 모르겠음. 더보기
『일상의 광기에 대한 이야기』 찰스 부코스키 (바다출판사, 2000) 일상의 광기에 대한 이야기 -그 첫번째 - 찰스 부코우스키 지음, 김철인 옮김/바다출판사 무라카미 하루키식의 말랑말랑하고 애틋한 섹스 묘사는 아니더라도, 부코스키의 섹스에는 솔직함이 있고 날것의 호르몬이 즐비하다. 부코스키 얘기를 하려면 일단 섹스를 빼고는 할 수 없을 정도다. 누가 됐든 섹스를 하는 이유를 들기엔 어려움이 따른다. 거기엔 굉장히 매혹적이고 복잡하며 불가사의한 덩어리가 존재한다. 아무리 개별적 동기를 쪼개고 쪼갠다한들 효과적으로 설명할 수는 없다. 심지어 첫 데이트에서 '너무 쉬워 보이면 안 된다'라는 생각 때문에 섹스를 최대한 뒤로 미루는 여성(이런 남성은 없을 줄로 안다, 나는 확신한다)들도 있지 않나 ㅡ 별로 상관은 없지만 여기에 덧붙이면, 첫 데이트에서 섹스를 하거나 하지 않는다 .. 더보기
『여자들』 찰스 부코스키 (열린책들, 2012) 음. 내가 보기에 마초는 아냐. 마지막에 로셸을 때려치웠잖아. 단지 ‘마지막 한 번’이란 게 좀 걸리긴 하지. 하지만 심지어 강간하거나 강간당하거나 핥거나 치마를 추어올리는 건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거다. 문제는 솔직함을 덮고 점잖은 체할 수 있냐는 건데, 그렇게 못해서 이건 마스터피스, 라고 생각한다. 대한민국 신춘문예에 『여자들』을 냈다간 바로 아웃이다. 사실 어딘들 그럴 테지. 나는 섹스를 통해 신과 합일하는 느낌을 얻을 수 있고, 섹스를 하고 나면 편두통이 사라지며, 다른 애들의 부러움을 사려고 인기 있는 남자와 섹스를 하고, 뭔가 하고 싶은 게 있는데 남편이 반대할 것 같으면 섹스를 해준다는 여자를 수백 명은 알고 있다. 물론 이런 얘기는 대체 왜 여자들이 섹스를 하는지에 대해 끊임없이 늘어놓..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