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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

『오래오래』 에릭 오르세나 (열린책들, 2012) 오래오래 - 에릭 오르세나 지음, 이세욱 옮김/열린책들 야들야들하다고 말하겠다(설명할 길은 없고, 그저 '야들야들해 보이는' 첩어가 생각났는데 그게 '야들야들'이다) ㅡ 책을 덮은 후의 내 사고가 월러의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는 청교도적 환상이었구나, 하는 결론으로 흘렀기 때문에 그런지도 모를 일이다. 가브리엘의 오랜 사랑인 빨간 후드 여인을 놓고 격투를 벌일 때 그의 주먹이 왜 상대의 눈과 코만을 향했는지 생각해보라. 아마도 소설의 어느 사건을 둘러봐도 이만큼 격정적인 장면은 없겠지만(섹스할 때? 흠, 그렇다면 이 책을 잘못 읽은 것이다) 거웃의 덤불숲 앞에서 후퇴하고 공격하고 논쟁하고 휴전하는 상설시장 같은 리듬이 어디에 또 있을지를. 원래부터가 나는 이런 것들을 이해할 수 없었으나 오래전 결혼한 .. 더보기
『악평』 빌 헨더슨, 앙드레 버나드 편집 (열린책들, 2011) 악평 - 빌 헨더슨, 앙드레 버나드 지음, 최재봉 옮김/열린책들 별로인 책을 읽었을 때 「이걸 책이라고! 뭐 이런 게 다 있어!」, 나는 이렇게 욕하며 책을 집어던진다. 물론 그게 나쁜 책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단지 내 취향이 아닐 뿐이고, 내가 재미를 느끼지 못했을 뿐이니까 ㅡ 하긴 그럴 정도면 끝까지 읽기도 전에 중간에서 책 읽기를 포기했을 것이다. 반대로 몹시도 재미있는 책을 읽었다면 감상문 따위를 적으면서 입에 발린 칭찬을 늘어놓는다. 이런저런 검색까지 해가며 '어려운 말들'도 좀 섞어가면서. 참 바보같은 말이지만 나는 '사악한' 서평은 쓰고 싶지 않다. ①작가가 우연히도 내가 써놓은 감상을 읽고서 좌절에 빠질 것이다. ②그 책을 구입하려던 사람이 내 감상 따위에 구애되어 구매버튼을 클릭하는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