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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유다의 별(전2권)』 도진기 (황금가지, 2014) 유다의 별 1 - 도진기 지음/황금가지 교주를 '대원님'이라 부르는 사이비 종교인 백백교(白白敎)의 이야기. 듣기로, 백백교 신도가 교주를 만날 때에는 다섯 가지 계율이 적용되었다고 한다. 깨끗한 마음가짐으로, 교주의 얼굴을 쳐다보지 말아야 하고, 몸에는 아무것도 지니지 않아야 하며, 질문하는 것은 금기인 동시에 오로지 절대 복종의 대답만을 해야 했다고. 이 단체는 당시 민중을 현혹해 재물을 편취하고 여신도들을 속여 간음하는가하면 배신의 조짐이 보이는 신도들을 아무도 모르게 납치하여 살인을 저질렀다ㅡ 전국에 산재한 소위 비밀 아지트에서 300구가 넘는 시신이 발견되었다. 그중 '천원 금광 사무소'라는 간판을 내걸고 수시로 빈 화약을 터뜨린 양주 봉암산 기슭은 금광을 가장해 시체를 처리했던 곳으로 알려졌다.. 더보기
신간마실 17 구형의 황야 - 상 - 마쓰모토 세이초 지음, 김소연 옮김/북스피어 구형의 황야 - 하 - 마쓰모토 세이초 지음, 김소연 옮김/북스피어 스팅 - 스팅 (Sting) 지음, 오현아 옮김/마음산책 아프리카의 운명 - 마틴 메러디스 지음, 이순희 옮김, 김광수 감수/휴머니스트 이기적 진실 - 파하드 만주 지음, 권혜정 옮김/비즈앤비즈 정신의학의 권력 - 미셸 푸코 지음, 오트르망 옮김/난장 닭고기가 식탁에 오르기까지 - 김재민 지음/시대의창 샤나메 - 아볼 카셈 피르다우시 지음, 헬렌 짐머른 영역, 부희령 옮김/도서출판 아시아 조건 없이 기본소득 - 바티스트 밀롱도 지음, 권효정 옮김/바다출판사 법, 경제를 만나다 - 김정호 지음/프리이코노미스쿨 기업 - 김영용 지음/프리이코노미스쿨 시장경제원론 - 김이석 지.. 더보기
『셈을 할 줄 아는 까막눈이 여자』 요나스 요나손 (열린책들, 2014) 셈을 할 줄 아는 까막눈이 여자 - 요나스 요나손 지음, 임호경 옮김/열린책들 알란에게 트렁크가 있었다면 놈베코에겐 다이아몬드가 있고, 100살 먹은 노인네가 양로원을 탈출했듯 셈을 할 줄 아는 까막눈이 여자 역시 분뇨통을 날라야만 하는 공동변소에서 새로운 전환을 맞는다. 『셈을 할 줄 아는 까막눈이 여자』는 전작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보다도 다양한 측면에서 두드러지고 또 상당한 재미를 갖추었다. 물론 하나하나 뜯어보면 죄다 비극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남아공에서 태어난 놈베코는 다섯 살 때부터 분뇨통을 날랐고(그녀는 나중에 '네이름이뭐더라'로 불리게 된다), 졸지에 그녀를 상관으로 대해야 했던 타보는 아랫도리 성질을 죽이지 못해 놈베코로부터 양쪽 허벅지를 가위에 찔린 다음 리놀륨 .. 더보기
『맨해튼의 열한 가지 고독』 리처드 예이츠 (오퍼스프레스, 2014) 맨해튼의 열한 가지 고독 - 리처드 예이츠 지음, 윤미성 옮김/오퍼스프레스 죄다 고독하거나 공허하거나 아니면 후유증 내지는 소외감을 느끼는 이들이 나와 춤을 추고, 예이츠의 미니멀한 묘사는 굳이 시대상을 들먹이지 않아도 온몸으로 고독의 피해를 입은 자들을 고스란히 현대로 데려와 이질감을 느낄 수 없게 한다. 그것이 너무나도 신중한 탓에 외려 인물들은 필요 이상으로 쓸쓸하고 고달프게 그려진다. 여자는 오래도록 입원 생활을 하고 있는 남편에게 무신경하고 남편 또한 그녀에게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아프지 않아」). 그들은 서로에게 고독을 심어준 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데, 그녀가 남편을 뒤로하고 병원을 나설 때는 어딘지 모르게 김승옥이 그린 몰래 여관을 빠져나오는 두 젊은이를 연상케 한다. 예이츠.. 더보기
『현기증』 프랑크 틸리에 (은행나무, 2014) 현기증 - 프랑크 틸리에 지음, 박민정 옮김/은행나무 조나탕, 파리드, 미셸, 이 세 남자. 하나는 얼굴에 철가면_나머지 둘은 족쇄에 묶인 채 동굴에서 깨어나고_그들 곁엔 시체 한 구, 조나탕이 기르던 개. 메모에 적힌 것은 철가면이 족쇄들에게서 일정 거리 이상 떨어질 경우 철가면에 설치된 폭탄이 터진다는 것. 머릿속에 영화 《쏘우》가 떠오르는 건 당연지사. 더군다나 제한된 공간_제한된 인물_그러니 어쩔 수 없는 피로감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살아서 나갈 수 있다_결국 우리는 죽는다_이 두 가지의 반복과 불가해한 인간의 모습. 그리고 끝엔 현기증 나는 현실_갈팡질팡_어지럽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