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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의 열쇠』 A. J. 크로닌 (홍신문화사, 2012) 천국의 열쇠 - A. J. 크로닌 지음, 김성운 옮김/홍신문화사 「인간은 오직 정신 하나만으로도 신앙 한가운데에 계속 머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하려면 정신은 항시 깨어있어야 하고 언제나 자기 자신을 감시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신앙은 노력으로 되는 것이 아닌 어떤 자명한 것으로 존재하지 않게 되고, 그리하여 신앙 자체보다 지속적으로 신앙 속에 있으려고 하는 노력이 중요한 것으로 보이게 된다.」 막스 피카르트가 그의 책 『침묵의 세계』에 쓴 말이다. 나는 이 문구의 의미를 온전히 이해하지 못하지만, 크로닌의 『천국의 열쇠』에서 나타나듯 눈에 보이지 않는 어떤 '성채' ㅡ 그의 다른 작품 『성채』의 주인공처럼 ㅡ 를 좇는 인간의 세계관과 어렴풋이 닿는 것 같기도 하다……. '이성이 먼저인가, 아.. 더보기
『성 앙투안느의 유혹』 귀스타브 플로베르 (열린책들, 2010) '작품 해설'에서 언급하고 있는 ㅡ 작가의 친구인 막심 뒤 캉은 『성 앙투안느의 유혹』에 대한 회고에서, '그가 어디에 이르려는지 짐작할 수 없었고, 실제로 그는 어디에도 이르지 않았다 (...) 확장의 방식을 취했기 때문에 하나의 주제가 다른 주제에 흡수되며 이렇게 계속되기에 출발점을 잊게 된 거야' 라고 적고 있다. 부인할 수 없는 말이다. 『성 앙투안느의 유혹』을 읽고 난 후의 내 감정은, '너무 많은 것을 담고 있거나, 너무 많은 것을 담으려 했다'는 것이다. 작가는 (혹평때문이었을까, 스스로를 못 이긴 것일까) 초판(1849)을 집필하고도 후에 두 번이나 개작했다고 하는데 ㅡ 그런데 ㅡ 어째서 국내 번역으로 이 초판을 택했을까. 대체 무슨 이유에서였을까(이 의문은 나중에 풀린다). '유혹'은 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