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은 위대하지 않다

『예루살렘 광기』 제임스 캐럴 (동녘, 2014) 예루살렘 광기 - 제임스 캐럴 지음, 박경선 옮김/동녘 예루살렘에, 그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이 열병(熱病)의 땅에 히친스(『신은 위대하지 않다』)를 읽어준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광기 충만한 언덕 위의 도시ㅡ 아랍인의 함락, 이슬람교도와 유대교도의 대학살, 여러 차례에 걸친 십자군 원정, 밸푸어 선언에 이은 첨예한 마찰, 요르단과 이스라엘의 양분과 재점령, 2차 대전 이후 다시 세워진 이스라엘과 갈 곳 잃은 유대인들, 유대교와 기독교와 이슬람교의 분쟁, 전 세계에 흩어져 있던 유대인들의 슬픔이 집약된 통곡의 벽……. 예루살렘의 대표적 유적지 중 하나는 십자가의 길이 끝나는 지점에 있는 성묘 교회(Church of the Holy Sepulchre)라고 한다. 예수가 안장되었던 묘지에 세워진 것으로 '.. 더보기
『신 없이 어떻게 죽을 것인가』 크리스토퍼 히친스 (알마, 2014) 신 없이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크리스토퍼 히친스 지음, 김승욱 옮김/알마 매트리스로 만들어진 푹신한 무덤 위에 올라앉아서도 그는 (굳이) 소설가 앰브로즈 비어스가 말한 '기도'의 정의를 중얼거린다. 「기도: 스스로 무가치하다고 고백하는 탄원자가 자신을 위해 자연의 법칙을 정지시켜달라고 탄원하는 것.」 히친스는 끝까지 이런 식이다……. 그가 식도암으로 죽기 전 써내었던 이 책을 읽으면 어딘지 모르게 나카지마 라모의 소설이 떠오른다. 라모는 매일같이 마셔댄 술 탓에 알코올성 간염으로 입원하게 되는데 그때의 체험을 바탕으로 쓴 것이 바로 『오늘 밤 모든 바에서』이다. 그러나 그는 술 때문이 아니라 뇌좌상과 외상성 뇌내혈종으로 사망했다. 생전에 '나는 계단에서 떨어져 죽을 것'이라 말했다는데 실제로도 계단을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