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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니콜로 마키아벨리, 군주론』 (최장집 한국어판 서문, 후마니타스, 2014) 니콜로 마키아벨리, 군주론 - 니콜로 마키아벨리 지음, 최장집 한국어판 서문, 박상훈 옮김/후마니타스 마키아벨리는 정치를 윤리(도덕)와 종교로부터 분리시키는 데 성공했을까(실제로 그것이 분리 가능할까? 아니 반대로 이 둘을 접붙이는 것은 어떤 의미를 갖는가?). 성공 여부는 차치하고라도 이것들을 서로 격리시키는 것에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슈미트 역시 그의 책(『정치적인 것의 개념』)에서 말한 바 있다. 「선악의 대립이 그대로 간단히 미추 또는 이해의 대립과 동일시되지 않고, 또한 곧바로 그와 같은 대립으로 환원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는다면, 적과 동지의 대립은 더구나 이러한 대립들과 혼동하거나 동일시해서는 안 된다 (...) 적과 동지의 구별은…… 도덕적, 미학적, 경제적 또는 다른 모든 구별을 그것과 .. 더보기
『정치적인 것의 개념』 카를 슈미트 (살림, 2012) 정치적인 것의 개념 - 카를 슈미트 지음, 김효전 외 옮김/살림 지식인이라면 적을 사랑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친구를 미워할 수도 있어야 한다? 친구는 가까이, 적을 더 가까이? 먼저 적과 동지의 구별이 선행되어야 할 텐데 선악이나 미추로는 환원되지 않을(못할) 게 뻔하고 최소한의 은유나 상징으로 해석되는 것 역시 지양되어야 한다. 더욱이 사적으로 증오하는 대상도 아니어야하므로, 적이란 단지 적어도 때에 따라서는, 즉 현실적 가능성으로서 투쟁하는 인간의 전체이며, 바로 그러한 전체와 대립하는 전체이다 ㅡ 「원수(사적, 私敵)를 사랑하라」 이지 「공적(公敵)을 사랑하라」는 아니니까.(p.43) 슈미트에 의하면 정치는 가장 기묘한 거래와 정략이다. '정치적'이라는 단어 자체의 사용까지도 순수하게 혹은 불순하게.. 더보기
『노동 없는 민주주의의 인간적 상처들』 최장집 (폴리테이아, 2012) 노동 없는 민주주의의 인간적 상처들 - 최장집 지음/후마니타스 「우리가 하는 정치가 민주주의라면 이럴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민주화 이후 반복되어 온 한국 정치의 한 속성은, 정치가 현실 생활에 기초를 둔 사회경제적 이슈 영역을 적극적으로 대면해 그 영역에서의 갈등을 해소해 가는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공치사와 같은 정치제도 개혁이나 정서적 이슈에 골몰하면서 현실 생활에 기초를 둔 과제를 방치하는 특징을 보인다. 왜? 시민 생활의 실질적 향상에 기여하게끔 민주주의를 발전시키는 일이 (민주) 정부의 책임임에도, 우리는 그런 일이 없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게다가 정치적 담론은 '(빌어먹을) 통합'만을 강조했다. 「신들이 없애려고 하는 자, 그자를 신들은 우선 미치게 만든다.」 보라. 저들은 우리를 없.. 더보기
『직설』 한홍구, 서해성, 고경태 (한겨레출판, 2011) 표지엔 테이프 죽죽 잘라 붙인 것 같은 '직설'이 새빨갛게. 찢어 발겨졌지만 모두 곧게 '앞으로 나란히' 하고 있다. 과거 한겨레신문에 '직설'이란 꼭지가 생기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신문 오리기를 중단했다. 분명 책으로 묶여 나올 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 생각대로 당연히, 기어코, '직설'은 책이 되어 세상에 나왔다. 그런데 그때 또 다른 걱정이 생겼다 ㅡ 판금 당할까 봐서이다. 이런 걱정 자체가 걱정인 건가? 한겨레도 이젠 그렇고 그렇다는 비판(혹은 비난)이 극에 달해 있을 때 생긴 꼭지라서 그런지 처음부터 굉장히 관심이 많이 갔던 게 사실이고 또 흥미롭게 읽었었다. 물론 초반엔 '놈현 관 장사'로 한 대 얻어맞긴 했지만 일단 이만큼이라도 소기의 목적은 달성했다고 본다. 그리고..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