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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르주 페렉

신간마실 23 적을 만들다 - 움베르토 에코 지음, 김희정 옮김/열린책들 유럽 문명의 역사 - 프랑수아 기조 지음, 임승휘 옮김/아카넷 단숨에 읽는 에피소드 음악사 - 크리스티아네 테빙켈 지음, 함수옥 옮김/열대림 이스라엘에는 누가 사는가 - 다나미 아오에 지음, 송태욱 옮김/현암사 센스 앤 넌센스 - 케빈 랠런드 & 길리언 브라운 지음, 양병찬 옮김/동아시아 뒤마 요리사전 - 알렉상드르 뒤마 지음, 홍문우 옮김/봄아필 천 프랑의 보상 - 빅토르 위고 지음, 최미경 옮김/열화당 르몽드 20세기사 - 이상빈 옮김, 조한욱 해제,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기획/휴머니스트 성소녀 - 쿠라하시 유미꼬 지음, 서은혜 옮김/창비 무지개를 연주하는 소년 -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재인 가면 산장 살인 사건 - 히가시노 게이.. 더보기
『붉은 망아지 · 불만의 겨울』 존 스타인벡 (비채, 2013) 붉은 망아지.불만의 겨울 - 존 스타인벡 지음, 이진.이성은 옮김, 김욱동 해설/비채 스타인벡의 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는 것들은 노동자와 대공황 그리고 그에 끌어오는 신화나 성서의 주제라고 할 수 있다. 이 소설의 주인공을 『분노의 포도』의 오키(okie)라고 볼 수 있을지는 의문이지만 비참한 사유로 보자면 그와 비스름한 양상을 띠고 있기는 하다. 물론 우리의 진저맨 시배스천 데인저필드에 비하면 여기 등장하는 이선은 조금 더 우울한 낡은 세계에 살고 있으며 누구에게나 일어나는 일을 알아채지 못하는 반거충이일지도 모른다 ㅡ 「싸워야만 합니까?」 「물론이다. 그리고 속삭이지 마라.」 그러니 더더욱 이선 앨런 홀리(Ethan Allen Hawley)로서는 다른 홀리(Holly) 가문이 아니었던 것이 다행이라면.. 더보기
『W 또는 유년의 기억』 조르주 페렉 (펭귄클래식, 2011) ① 작가 로베르토 볼라뇨는 「음경이 발기했을 때 길이가 적어도 30센티미터는 되는 사람들이 자기 얘기를 쓰는 한, 나는 자서전에 대해서는 어떤 반감도 갖지 않는다.」라고 했다. 그럼 조르주 페렉은? ② 유년기에 대한 기억이 없지만 차례차례 하나씩 끄집어내는 페렉의 서술에, 우리는 거기에 조금은 낯설게 빠져든다. 그러므로 얼마간은 의심해보지 않을 수 없다. ③ W에는 승패는 필요 없고 운이라는 요행이 난무하지만 실은 그것보다 곪아터진 상처만이 더쳐갈 뿐이다. ④ 유년의 기억이 과연 W와 어떤 연관이 있는 것인지를 발견하기란 쉽지 않다. ⑤ 작가가 처음 연재할 때 ‘꿈’이 가득한 소설이라고는 했지만 대체 W에 꿈이 어디 있단 말인가? ⑥ 볼라뇨의 말대로 페렉이 30센티미터의 발기된 음경을 소유했건 그렇지 않.. 더보기
『사물들』 조르주 페렉 (펭귄클래식, 2011) 타이틀 자체가 ‘사물들’이다. 사물이라면 실질적인 것일 텐데, 그럼 대체 뭐가 실질적인 거지?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향수(Das Parfum)』에 나오는 ‘길에서는 똥 냄새가, 뒷마당에서는 지린내가, 계단에서는 나무 썩는 냄새와 쥐똥 냄새가 (…) 부엌에서는 상한 양배추와 양고기 냄새가, 환기가 안 된 거실에서는 곰팡내가, 침실에는 땀에 절은 시트와 눅눅해진 이불 냄새가, 거리에는 굴뚝에서 퍼져 나온 유황 냄새와 무두질 작업장의 부식용 양잿물 냄새가, 도살장에서는 흘러나온 피 냄새가…’와 같은 것을 말하지는 않을 것이다. 실체가 있다면 손으로 만질 수 있어야 하는데 냄새는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럼 페렉이 말하는 그 ‘사물들’, 우리가 만질 수 있는, 불길한 재료와도 같은, 보잘것없고 시시한 보물들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