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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오웰

『우리들』 예브게니 이바노비치 자먀찐 (열린책들, 2009) 우리들 - 예브게니 이바노비치 자먀찐 지음, 석영중 옮김/열린책들 조직화된 사각형. '개인'이란 없는 투명성의 유리. 대오를 이루며 걷는 발들. 자유의 노란 이미지. '나'를 함몰시켜 삭제할 때 발생 가능한 '우리'와 '조직'과 '조화'와 '행복' ㅡ 이 『우리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나 오웰의 『1984』에 비해 날것의 느낌이 들며 거칠다. 소설 속의 '단일제국'에서는 비(非)유클리드적이거나 달리(Salvador Dali)의 「기억의 집요함(The Persistence of Memory)」(1931)과 같은 것들은 '정신 이상'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달리는 「기계적인 물체들은 나의 적이 되어야 한다. 시계의 경우 부드러워져야 하거나, 전혀 존재하지 않아야 한다」고 하며 녹아내리는 치즈를 보고서 흐.. 더보기
『나는 왜 쓰는가』 조지 오웰 (한겨레출판, 2010) 어떤 책이든 정치적 편향으로부터 진정으로 자유로울 수 없다. 예술은 정치와 무관해야 한다는 의견 자체가 정치적 태도인 것이다 (...) 지난 10년을 통틀어 내가 가장 하고 싶었던 것은 정치적인 글쓰기를 예술로 만드는 일이었다 (...) 나는 내가 글을 쓰는 동기들 중에 어떤 게 가장 강한 것이라고 확실히 말할 수 없다. 하지만 어떤 게 가장 따를 만한 것인지는 안다. 조지 오웰이 1946년 쓴 짧은 에세이 「나는 왜 쓰는가」의 구절이다. 지금은 몹시 유명한 문구가 되었다. 조지 오웰이라고 하면 역시 『1984』나 『동물농장』을 떠올리게 되고 나 또한 이 두 작품밖에 읽어보지 않았다. 이런 청맹과니 같은 짓은, 이 두 소설이 조지 오웰의 저술 중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게 했다. 특히 『나.. 더보기
『1Q84(전3권)』 무라카미 하루키 (문학동네, 2009) 「공기 번데기」에서 '번데기'와 '누에고치'를 혼동하고 있는 것인지, 그리고 오웰의 『1984』의(와) 빅 브라더와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는 것인지. 밤 10시에 자고 아침 6시에 일어아는 덴고는 군인(일본 자위대의 경우는 정확히 어떤지 모르지만)으로 묘사되고 만약 시점이 일제 강점기라면 후카에리는 위안부인 것인지(어쩌면 아오마메도) ㅡ 나중에 그녀는 덴고에게 몸을 '바친다.' 군인인 덴고는 아오마메를 사랑하지만 아오마메는 살인을 하는 사람이며 어떤 이유에서인지 수태를 하게 되고, 그런 그녀에게 70대 노부인은 '우리는 올바른 일을 했으니까요' 하고 말하는 것도 같은 맥락인 것인지. 그리고 옆에 서 있는 다마루라는 남자는 그녀(들)에게 '하늘의 뜻에 따라'라며 맞장구를 치는 것인지 ㅡ 사실 이 논리로는 책.. 더보기
『숨 쉬러 나가다』 조지 오웰 (한겨레출판, 2011) 조지 오웰은 예술은 정치와 무관해야 한다는 의견 자체가 정치적인 태도라며 한결같이 인간이 만든 것들에 대한 경이로운 성찰을 보여준다. 그는 그의 숨은 걸작 『숨 쉬러 나가다』에서 다시 한번 이렇게 말한다. 「숨 쉬러 나가다니! 숨 쉴 공기가 없는데.」라고(p.311). 실제로 오웰은 장신에다가 마른 체형을 가지고 있었지만 여기서는 뚱보 조지 볼링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라 불리는 괴물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보험영업사원인 조지 볼링은 우연히 생긴 17파운드를 가지고 아내 모르게 시가를 사는 동시에 20년 전 떠나온 고향으로의 일탈(말이 조금 이상하지만)을 감행한다. 여섯 살 때 아무것도 모르고 낚았던 물고기, 청소년기에 읽었던 1페니짜리 소년 주간지와 소설들, 전쟁 통에 돌아가신 어머니, 그리고 20년.. 더보기
『동물농장』 조지 오웰 (펭귄클래식, 2008) 러시아의 스탈린은 언급하지 않아도, 그리고 그 상황과 들어맞고 있어도 『동물농장』은 자체로서 매력적이고 흥미로운 요소들을 충분히, 너무 많이 갖추고 있다 ㅡ 이야기는 진행되면서 계층이 나뉘고, 그 계층은 또 다른 단계로 구분되어진다. 혁명의 슬로건 아래 두 젊은 수퇘지 스노볼과 나폴레옹, 그리고 복서라는 말(바보스럽게 충성스런)로 표현되는 그들의 동물농장은 원초적인 불편함을 탐구하며 무서운 진실과 힘을 역설해준다 ㅡ 결말에서 돼지의 얼굴과 인간의 얼굴이 섞여지는 장면은 클라이맥스이자 새로운 동물농장의 출발이 된다. 또한 지극히 민주주의적인 다수결이지만 그것은 무지의 다수이며(왜 '평화의 댐'이 떠오를까), 죽음을 앞둔 돼지 메이저의 꿈에서 시작되는 혁명이라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게도 불쾌한 혁명이 되고 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