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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밤

『문』 나쓰메 소세키 (비채, 2012) 의지하려 잡은 승강구 쇠파이프가 깜짝 놀랄 만큼 차가웠다는 건, 무엇을 말하고 싶어서였을까. 느리게 공간을 이동하고 느리게 시간을 훑는 제대권락(臍帶卷絡)의 앵글. 죽은 아이가 아니라 소스케 자신이 불안의 탯줄에 휘감겨 있다. 제로섬 게임. 그러나 즉시 혼합되고 잊어버리게 되는 카드놀음. 미음은 고유한 세계 안에 있다. 그것은 약동하는 생명처럼 소유자와 더불어 하나의 체계를 형성한다. 하지만 그 마음의 소유자가 의식적으로 지각하고 있는 것은 순수하게 그 마음에 들어앉지 않는다. 감각과 의식은 항상 재구성되므로. 함몰된 마음의 문(門)이다. 무엇인가를 의식할 때는 익숙하게 여기던 친숙함이 문제를 일으킬 때다. 소스케는 불안과 불안정, 불유쾌함과 부재(不在)의 와류 속에서 바동거리고 있다. 「가는 자는 가지.. 더보기
『차가운 밤』 바진 (시공사, 2010) 흉측한 악마에게 들씌워져 어딘가에서 지시를 받듯 그런 상태가 된 시대. 실재하는 것은 무엇인지, 신은 정말 죽은 것인지(이전에 '살아 숨쉬고' 있었다면), 왜 항상 왕원쉬안은 무언가를 해야만 하는 것인지, 과연 왕원쉬안과 수성과 어머니는 과연 선한지, 악한지, 해는 어째서 밤이 되면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지(곤두박질치는지), 그리고 왕원쉬안은 왜 수성과 헤어졌으며 왜 회사에서 해고되었는지, 또한 끝에 수성(왕원쉬안)은 이미 없는데 왕원쉬안(수성)은 왜 여기에 있는 것인지. 낯선 인간들, 낯선 거리, 낯선 감각, 낯선 승전보 ㅡ 심지어 냄새까지도 낯설다. 그러나 결국 인물들은 시시각각 첨벙대는 속물이다. 그들은 그런 속물인 채로, 지금, 이상한 나라에서 살고 있다 ㅡ 아니, 이상한 방에 갇혀서 시간을 보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