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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식 살인의 쇠퇴』 조지 오웰 (은행나무, 2014) 영국식 살인의 쇠퇴 - 조지 오웰 지음, 박경서 옮김/은행나무 나폴레옹과 빅 브라더에만 급급했던 지난날. 이 책은 오웰의 과거 이런저런 에세이를 묶은 책에 포함되었던 글이 중복되기도_심지어 수록된 각각의 글들은 그 성격이 일관성 있게 구분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서로 얽히고설켜 중구난방의 편집을 자랑한다. 그러나 오웰은 맨 정신으로는 도저히 살 수 없는 인간들을 그림으로써 독자들에게 투쟁의 대상을 심어주었고, 이 세계를 둘러싼 현상을 파악하고 문제점을 짚어내는 것에 자질이 있었으며,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방법까지 터득했다. 소위 문학성이 담보된 글을 통해 우리로 하여금 환멸에의 각성을 꾀하도록 도왔다. 우리는 이 책에 대해 그저 '오웰'이라는 단어 자체를 읽어낼 뿐. 더보기
『대한민국 치킨전』 정은정 (따비, 2014) 대한민국 치킨전 - 정은정 지음/따비 코흘리개 적 '통닭'이었던 것이 '치킨'으로 불리고 기름기 좔좔 흐르던 포장지는 피자 박스처럼 변했지만(물론 어디선가는 '옛날 통닭'이런 것을 지금도 튀겨주기는 한다), 닭에 관한 우리의 논의는 지구가 멸망할 때까지 지속될 것이다. 우스갯소리로 '1인 1닭'을 외치는 이들도 있는 만큼 조류 독감과 같은 재앙이 닥쳐올지언정 이런 닭에 관한 탐구 역시 존재하질 않나ㅡ 실제로 나는 군 시절 조류 독감이 한국을 휩쓸었을 때 점심 식단으로 '1인 1닭'을 몸소 실천한 바 있다(광우병 파동 때도 마찬가지). 담배 한 개비 피우고자 아파트 동(棟) 밖으로 나와 치킨 배달 오토바이와 마주쳤을 때의 부러움과 돌아나오는 그의 등짝 뒤로 엘리베이터에 그득한 기름 냄새의 황망함. 나도 치.. 더보기
신간마실 19 구스타프 슈바브의 그리스 로마 신화 1 - 구스타프 슈바브 지음, 조미영 옮김, 박희영 감수/느낌이있는책 구스타프 슈바브의 그리스 로마 신화 2 - 구스타프 슈바브 지음, 조미영 옮김, 박희영 감수/느낌이있는책 구스타프 슈바브의 그리스 로마 신화 3 - 구스타프 슈바브 지음, 조미영 옮김, 박희영 감수/느낌이있는책 냉면열전 - 백헌석.최혜림 지음/인물과사상사 도쿄 기담집 -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윤옥 옮김/비채 변신론 - 고트프리트 빌헬름 라이프니츠 지음, 이근세 옮김/아카넷 사악한 디자인 - 크리스 노더 지음, KAIST IT융합연구소 옮김/위키북스 백년법 - 상 - 야마다 무네키 지음, 최고은 옮김/애플북스 백년법 - 하 - 야마다 무네키 지음, 최고은 옮김/애플북스 북으로 가는 이주의 계절 - .. 더보기
『예루살렘 광기』 제임스 캐럴 (동녘, 2014) 예루살렘 광기 - 제임스 캐럴 지음, 박경선 옮김/동녘 예루살렘에, 그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이 열병(熱病)의 땅에 히친스(『신은 위대하지 않다』)를 읽어준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광기 충만한 언덕 위의 도시ㅡ 아랍인의 함락, 이슬람교도와 유대교도의 대학살, 여러 차례에 걸친 십자군 원정, 밸푸어 선언에 이은 첨예한 마찰, 요르단과 이스라엘의 양분과 재점령, 2차 대전 이후 다시 세워진 이스라엘과 갈 곳 잃은 유대인들, 유대교와 기독교와 이슬람교의 분쟁, 전 세계에 흩어져 있던 유대인들의 슬픔이 집약된 통곡의 벽……. 예루살렘의 대표적 유적지 중 하나는 십자가의 길이 끝나는 지점에 있는 성묘 교회(Church of the Holy Sepulchre)라고 한다. 예수가 안장되었던 묘지에 세워진 것으로 '.. 더보기
『피파 마피아』 토마스 키스트너 (돌베개, 2014) 피파 마피아 - 토마스 키스트너 지음, 김희상 옮김/돌베개 올해 열린 브라질 월드컵을 필두로 각각 2018년과 2022년 월드컵 개최국에 선정된 러시아와 카타르, 또 얼마 전 불거진 가나축구협회의 승부조작 모의까지. 못된 습벽은 끝이 나질 않는다. 월드컵은 가죽 공 하나를 두고 펼쳐지는 지상 최대의 비즈니스임에 틀림없으며 동시에 헤아리기도 힘든 거래와 뒷돈이 오가는 복마전이다. 책에서 키스트너는 국제축구연맹 FIFA의 회장 제프 블라터(Sepp Blatter)를 '작은 덩치의 축구 카이사르'로 깎아내리는데, 그에 의하면 FIFA 수뇌부는 늘 개최국이 마지막 4강에 들도록 일을 꾸며왔다. 대회 분위기는 물론이거니와 돈벌이에도 좋기 때문이란다. 실제로 개최국이 조별 예선에서 탈락한 예는 극미하다(수십조 원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