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철학자

『20세기 사상 지도』 대안연구공동체 (부키, 2012) 20세기 사상 지도 - 대안연구공동체 기획/부키 생산의 힘이 역사를 만든다며 계급투쟁을 부르짖었던 맑스는 그것 때문에 보드리야르로부터 비판당했다. 그러나 나는 그가 말년에 했던 말을 기억하고 있다. 「나는 맑스주의자가 아니다.」 ……철학책을 (두서없이) 읽다보면 '지금의 나는 이 책을 읽기 전의 내가 아닌' 기분이 들 때가 있다. 물론 항상 그런 것은 아니지만 나도 모르게 어깨에 힘이 들어갈 때가 분명히 있다. 불한당들을 모조리 때려눕히고 유유히 사라지는 히어로를 만끽한 다음 영화관에서 나올 때처럼. 하지만 그럼에도, 철학은 수많은 은유로 점철된 소설이나 시에 비해 더 어렵게 느껴질 때도 틀림없이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철학을 접하려면 끈기가 필요하다. 아주 약간의 끈기가. 『20세기 사상 지도』는 연대.. 더보기
『위대한 질문』 레셰크 코와코프스키 (열린책들, 2010) 『위대한 질문』을 펴낸 열린책들의 편집자 노트(웹 카페를 통해 확인)를 보면 이 책 자체를 놓고 '위대한 질문'을 던진다. 나는 왜 이 책에 악행을 저지르는가? 이 책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가? 어째서 아무것도 없는데 무언가를 만들려 하는가? 최선의 편집 형태는 무엇인가? ……그럼 나도 질문을 던진다. 이 책을 읽는 나는 지금 여기에 실재하는가? 나는 이 책을 읽는 행위로써 행복한 것인가? 나는 이 책의 텍스트를 믿어야만 하는가? ……에픽테토스의 철학은 불교의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와 닮아있다. '하늘을 긍정하고 운명을 사랑하라', 또는 '운명의 긍정'이란 하나의 구절로서 표현되는 그것이다. 그래, 이건 쉬이 생각할 수 있는 명제다. 그럼 고르기아스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했고 헤라클레이토스 ㅡ..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