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산드라의 거울

『제3인류』 베르나르 베르베르 (열린책들, 2013) 제3인류 1 -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열린책들 모든 이야기(혹은 그 이전의 모든 이야기)는 가이아가 '가장 저렴한 가격으로 냉동 보관된 가장 맛있는 고기들'을 뱉어내는 것으로 시작된다. 젤룩스 냉동식품 로고가 박힌 옷을 입은 고생물학자 둘과 카메라맨은 약 17m의 신장을 가지고 천 년 가까이 살았을 것으로 추정되는 과거의 인류를 발견하자마자 냉동 인간이 되어 돌아온다 ㅡ 베르베르 자신의 책 『개미』에 나왔던 에드몽 웰즈의 후손이 재등장한다는 점(여기저기서 이런저런 방식으로 제 소설을 여러 번 차용하고 있다)에서 어쩌면 이를 통해 '제3인류'라는 것의 정체를 가늠케 하기도 하나, 내가 읽고 있는 것은 1부에 지나지 않으므로 시일을 두고 찬찬히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여기에 이따금.. 더보기
『카산드라의 거울(전2권)』 베르나르 베르베르 (열린책들, 2010) 카산드라의 거울 1 -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임호경 옮김/열린책들 이거야 원! 미래가 우릴 붙잡으려 하고 있잖아!(2권 p.94)_만화 『20세기 소년』이나 영화 《제5원소》가 떠오르기도 하고, 뭐. 단지 이 소설이 단편이었다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 더보기
『웃음(전2권)』 베르나르 베르베르 (열린책들, 2011) 사진관에서 주인장과 다툴 뻔한 적이 있다. 오래 전 일인데 증명사진을 찍으러 갔을 때였다. 「안경을 조금만 올리세요」라든가 「고개를 좀 더 이쪽으로요」 하는 건 이해할 수 있다. 단 하나 나를 짜증나게 하는 말은 「웃으세요」다. 기분 나쁘게 비웃는 건 잘하면서도, 누가 웃으라고 하면 못 웃는다. 즐거운 상황이 아니면 억지로 웃을 수 없는 거다. 그래서 내 얼굴이 나온 사진은 하나같이 똑같은 표정이다. 그런 나에게 '웃으세요'라니. 이게 무슨 가당찮은 말이던가. 내가 가만히 있자 주인장은 계속 웃기를 권했고 나는 원래 얼굴이 이모양이니 대강 찍어달라고 했다. 결국 사진을 찍긴 찍었지만 그 과정에서 그와 드잡이를 하는 것 같아 마음이 편치 않았었다. 『웃음』을 보면 억지로 웃어야 하는 '훈련'이 등장하는데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