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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전

『다산 정약용 평전』 박석무 (민음사, 2014) 다산 정약용 평전 - 박석무 지음/민음사 저자에게 거슬릴지도 모르는 말을 좀 하자면, 내가 보기에 이 『다산 정약용 평전』은 편협한 것이 사실이다. 진실로 다산이 흠잡을 데 없는 평가를 받아 온당하다면, 세평이나 이름난 이들이 다산을 추어주는 시각 역시 매한가지였다면, 그의 인물됨을 이런 식으로 그려서는 다소 (필시) 곤란하다. 그런 만큼 이 책을 읽은 사람으로서 보건대 이쪽 또한 책에 대한 평가를 내리는 것에 곤란함을 겪고 있다. 다산이라는 인물에 티끌 하나 보이지 않는다 하더라도, 저자가 보는 다산은 이 세계에 존재하는 유일한 성인군자임에 틀림없다. 그만큼 칭찬 일색이다. 그렇다면ㅡ 내가 얻은 정보라고는 이것밖에 없으니, 저자와 책에 대한 평보다는 책 속에서 현대로 직핍해 온 '어질고 현명한' 다산에.. 더보기
『장준하 평전』 김삼웅 (시대의창, 2009) 장준하 평전 - 김삼웅 지음/시대의창 세금 몇 만원 깎아주고 3S나 보여주고누가 몇 천억을 어떻게 해먹든누가 몇 사람을 어떻게 죽이든난 살아있으니까상관없으니까. ㅡ UMC/UW 「사람들을 착하게 만들어 놓았더니」 하루가 조금 못 되어 읽었다. 너무나도 조용한 불안감이 든다. 왜 다시 장준하인가를 생각할 때 그것이 꼭 현시점에서 기인한다고는 하지 못하리라. 지금, 2012년 가을을 살고 있으므로 분명 그러한 감은 있겠으나, 반드시 이런 식으로 맞물릴 필요는 없을 것이다. 「장준하 선생, 저는 감히 당신의 이름 석 자 앞에 '민족'이라는 이름을 붙여드립니다. 그것은 중세, 근세의 소위 문신(文臣) · 귀족들의 개수작 같은 호(號)가 아닙니다. 당신이 당신의 온몸을 바친 민족이 '민족'이라는 이름으로 당신의 .. 더보기
『카프카 평전』 이주동 (소나무, 2012) 글을 씀으로써, 낯설고 부조리한 세상을 텍스트의 서사 안으로 끌고 들어온 카프카였다. 그리고 남들이 잠든 밤에 홀로 깨어 글을 쓰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만족했던 사람이었다. 처음 『카프카 평전』을 집어 들었을 땐 '평전'이란 단어가 주는 시간과 압력에서였는지 이유 없는 거부감이 들었지만, 수수께끼와도 같은 그의 작품은 물론이거니와 카프카란 인물 자체도 꼭 알 수 없는 수수께끼 같다는 생각에 미쳐 이 두꺼운 평전에 빠져들었다. 초인 혹은 거인이었던 아버지의 반대를 비롯해 사회와 세상이란 굴레 속에서 그를 존재하게 한 건 언제나 글쓰기였다. 불행하고, 불행하다. 하지만 좋은 생각을 했다. 한밤중이다 (...) 불이 켜져 타오르는 램프, 조용한 집 안, 어두운 바깥, 깨어 있는 마지막 순간들, 그것은 나에게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