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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로사회

『투명사회』 한병철 (문학과지성사, 2014) 투명사회 - 한병철 지음, 김태환 옮김/문학과지성사 전작과 매한가지로 일상의 언어, 입말이 아니므로 젠체하려 한다는 곡해가 생겨서는 안 된다. 예리한 날붙이는 여기서도 무뎌지지 않았다(다소 과잉된 해석일지라도). 그는 자발적으로 스스로를 훤히 비추고 노출하는 사람들이 없다면 디지털 통제사회는 제대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며, 그것은 '자유를 집중적으로 활용'한다고 말한다. 디지털 통제사회는 자유를 빨아먹고 산다고 말이다. 그러고는 투명(성)과 불투명(성)을 언급하며 훔볼트를 불러온다. 「그 누구도 어떤 말 속에서 다른 사람이 생각하는 것과 완전히 똑같은 것을 생각하지는 않는다 (...) 모든 이해는 언제나 몰이해이기도 하며 생각과 감정의 모든 일치는 동시에 분열이기도 한 것이다.」 오직 정보로만 이루어진 .. 더보기
『피로사회』 한병철 (문학과지성사, 2012) 피로사회 - 한병철 지음, 김태환 옮김/문학과지성사 익사. 이 단어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아무래도 폴리 마칭어의 우호적인 것(friendly)과 위험한 것(dangerous)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나를 보고 있는 것만 같다. 이러한 세계는 경계선, 통로, 문턱, 울타리, 참호, 장벽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ㅡ 슈미트의 적(敵)을 떠올려 보라 ㅡ 만약 그런 의미를 넘어서게 된다면 오늘날에는 삶의 모든 영역이 '난교 상태'로 특징지어진다고도 할 수 있으리라.(p.15) 그러나 내가 이 두 가지 세계에 틈입해 교집합의 목록 속에 들어간 인간이라 느끼게 되는 것은 어찌된 일일까. 긍정성의 과잉? 일종의 비만 상태? 물론 오웰과 헉슬리가 보는 양상은 조금 다르나 그것에는 표면과 이면이라는 차이만이 있을 뿐이다.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