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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

『장준하 평전』 김삼웅 (시대의창, 2009) 장준하 평전 - 김삼웅 지음/시대의창 세금 몇 만원 깎아주고 3S나 보여주고누가 몇 천억을 어떻게 해먹든누가 몇 사람을 어떻게 죽이든난 살아있으니까상관없으니까. ㅡ UMC/UW 「사람들을 착하게 만들어 놓았더니」 하루가 조금 못 되어 읽었다. 너무나도 조용한 불안감이 든다. 왜 다시 장준하인가를 생각할 때 그것이 꼭 현시점에서 기인한다고는 하지 못하리라. 지금, 2012년 가을을 살고 있으므로 분명 그러한 감은 있겠으나, 반드시 이런 식으로 맞물릴 필요는 없을 것이다. 「장준하 선생, 저는 감히 당신의 이름 석 자 앞에 '민족'이라는 이름을 붙여드립니다. 그것은 중세, 근세의 소위 문신(文臣) · 귀족들의 개수작 같은 호(號)가 아닙니다. 당신이 당신의 온몸을 바친 민족이 '민족'이라는 이름으로 당신의 .. 더보기
『인간의 조건』 앙드레 말로 (홍신문화사, 2012) 인간의 조건 - 앙드레 말로 지음, 박종학 옮김/홍신문화사 태생적으로 인간이란 고통으로서 자기 존재를 확인하려 한다, 고 하면 너무 무책임한 말이려나. 소설은 역사의 바퀴 속에서 버둥거리는 군상의 모습들을 보여주지만 초점은 나약한 개개인에 맞춰져 있다. '인간의 조건'에 어떤 존엄성이 있는가, 하는 질문은 끌어 안은 폭탄과도 같이 위험천만하게만 보인다. 역사책이 아닌 하나의 소설로 읽어야 하기에 인물들의 앙다문 입 속에 들어있는 테러, 인간, 고독, 탈출, 존엄, 노동자, 코뮤니즘 그리고 그(것)들의 조건은 비극의 끝자락에서 유령처럼 희끄무레하게 번지고 있다. 과거 장제스의 공산당 탄압을 묘사하고는 있지만 『인간의 조건』에서는 부차적인 것일 뿐이고, 오히려 '인간의 조건'과 '인간의 극복'을 막연하나마 .. 더보기
『불가능한 것의 가능성』 슬라보예 지젝 인터뷰 (궁리, 2012) 불가능한 것의 가능성 - 인디고 연구소 기획/궁리 낯설고도 교묘하지만 지젝의 논의는 절실하게 동작한다. '불가능의 재구성' 내지는 '가능의 재구성'을 담고서. 핑크 플로이드의 음반을 영화로 만든 알란 파커 감독의 《더 월(Pink Floyd The Wall)》(1982)을 보라. 영화에는 코드화된 삶, 벽으로 묘사되는 사회적 강제와 억압, 전쟁의 고통, 컨베이어 벨트 위의 학생들……이 등장한다 ㅡ 거기서 우리가 하는 건 '망치의 행진'이었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벽은 허물어진다. 실제로 무너졌는지 아니면 그런 의지를 보여 주려는 건지에 대해서는 애매모호한 해석의 여지가 있긴 하지만 말이다. 우스운 건 벽을 부수려는 의지나 논의 또한 '벽 안'에서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밖으로 나가려는 파리가 창문이 닫힌 것.. 더보기
『동물농장』 조지 오웰 (펭귄클래식, 2008) 러시아의 스탈린은 언급하지 않아도, 그리고 그 상황과 들어맞고 있어도 『동물농장』은 자체로서 매력적이고 흥미로운 요소들을 충분히, 너무 많이 갖추고 있다 ㅡ 이야기는 진행되면서 계층이 나뉘고, 그 계층은 또 다른 단계로 구분되어진다. 혁명의 슬로건 아래 두 젊은 수퇘지 스노볼과 나폴레옹, 그리고 복서라는 말(바보스럽게 충성스런)로 표현되는 그들의 동물농장은 원초적인 불편함을 탐구하며 무서운 진실과 힘을 역설해준다 ㅡ 결말에서 돼지의 얼굴과 인간의 얼굴이 섞여지는 장면은 클라이맥스이자 새로운 동물농장의 출발이 된다. 또한 지극히 민주주의적인 다수결이지만 그것은 무지의 다수이며(왜 '평화의 댐'이 떠오를까), 죽음을 앞둔 돼지 메이저의 꿈에서 시작되는 혁명이라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게도 불쾌한 혁명이 되고 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