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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_롱

『필수역사용어해설사전』 이은식 (타오름, 2015)


필수역사용어해설사전 - 8점
이은식 지음/타오름


단 내가 살고 있는 전라북도 익산시(益山市)를 한번 보겠다. 이 『필수역사용어해설사전』에 부록으로 실린 '고대에서 현재까지 지명 변천 일람표'를 들여다보면 이곳의 지명이 현재 익산군(益山郡)이라 적혀 있고, 또한 '지명해설' 부분에서도 '전라북도 익산군'으로 나와 있다. 그러나 지난 1995년 이리시와 익산군이 통합되면서 '익산시'로 개편되었으므로 이는 틀린 것이 된다. 이 같은 오류가 또 있을는지는 모르겠으나 책이 사전의 형태를 취하고 있는 까닭에 한 번에 모두 톺아볼 수는 없는 노릇이다……. 어쨌든 역사용어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해서 그다음에 생각난 것이 도승지(都承旨)였다. 영화 《광해》에서 주야장천 왕 옆에 붙어있던 그 도승지 말이다. 책에 의하면 그 정의는 이렇다. 도승지란, 조선시대 왕명을 출납하던 승정원의 장관으로 정3품직이며 정원은 1명이고 왕의 측근에 시종하여 전선(銓選)에 깊숙이 관여했다, 고. 한마디로 도승지는 왕의 비서기구인 승정원의 장이라 할 수 있어 오늘날의 비서실장 정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겠다(철저하게 왕을 보좌하는 임무를 띤다). 그렇다면 대동법(大同法)을 보자. 물론 이도 'ㄷ' 항목에 실려 있다. 간단히 말하자면 대동법은 각 지방에서 바치는 여러 공물을 쌀로 통일하여 내게 하는 조세법인데, 토지의 결(結)에 따라 부과하게 되어 필연적으로 양반과 지주들의 반대에 부딪히게 된다. 이를테면 소득수준에 따라 세금을 부과하는 방식으로 지금의 고소득자들이 갖는 심리와 별반 다를 바가 없다. 영화에 함께 거론되는 것으로는 호패법(號牌法)도 있다. 이는 오늘날의 주민등록증과 같고 주서, 성명, 직업, 연령, 본관 등을 기입했다고 한다. 어쨌든 이런 식으로 역사를 다룬 영화나 소설 하나만으로도 그 시대에 통용되었던 용어들이 궁금해지고, 또 얼마든지 이 책을 찾아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을만하다. 아, 끝으로 상참(常參)이 생각난다. 상참이란 매일 아침 대신과 중신 등이 편전에서 국왕을 배알하던 약식 조회. 어딘지 모르게 장관들이 대통령을 쉽게 만날 수 없으며 만기친람(萬機親覽)형 업무 스타일을 비판하는 지금의 모습이 묘하게 겹친다. 그도 그럴 것이 상참은 '매일' 이루어졌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