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즈치처럼 가라앉는 것』 미쓰다 신조 (비채, 2013)

· 책_롱 2013. 11. 19. 15:16


미즈치처럼 가라앉는 것 - 6점
미쓰다 신조 지음, 권영주 옮김/비채


낙에 '고립', '민속 신앙'과 같은 이야기에 관심이 많은지라 도조 겐야 시리즈는 꼭꼭 찾아 읽고 있다. 번역된 시리즈 중 『잘린 머리처럼 불길한 것』 다음으로 흥미롭다고는 생각하나, 끝까지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풀리지 않는 것들이 꽤 많다. 끝에서 사라졌다가 나타나는 사람이 있는 반면 그렇지 않은 사람의 행방, 표지를 남성과 여성으로 나누어 놓은 것(첫 번째 의문과 이어져 있기라도 한 것일까), 소후에 시노가 느낀 '무엇'의 정체…… 만약 이것들이 단지 독자된 입장에서만 느낀 다소 비약된 것이 아니라 작가에 의해 부러 의도된 것이라면, ㅡ 전작에 이어 재등장한 소재 또한 있으니 ㅡ 그렇다면 『미즈치처럼 가라앉는 것』의 속편은 반드시 나오고야 말리라(고 생각하지만 자신은 없다). 어쨌든 이 소설은 '미즈치'를 키워드 삼았다. 일단 미즈치란, 뱀 비슷한 생물로 네 발이고 입에서 독기를 뿜어내 인간에게 해를 미치는 것으로 되어 있다. 물론 뱀이란 것은 불사의 생물로 여겨짐과 동시에 불경과 외경의 이미지 모두를 가지고 있는데, 앰뷸런스에 뱀이 그려져 있는 것도 이것과 크게 다르지 않을 줄로 안다(이쪽에는 서양의 종교, 신화 등이 얽혀 있긴 하지만). 『미즈치처럼 가라앉는 것』에서는 미즈치를 물의 신으로 받들어 지내는 마을이 등장하고, 사람들은 비가 많이 오거나 가뭄일 때 바로 이 미즈치 님을 위한 제의를 지낸다. ㅡ 거기에 바칠 큼직한 호박은 머리, 대량의 미역은 머리털, 크고 윤기 흐르는 조롱박은 몸통, 가느다란 무 두 개는 양팔, 둥글고 모양이 고른 순무 두 개는 좌우 유방, 멧돼지 간은 내장, 전복은 여성의 성기, 실 뭉텅이는 음모, 굵은 무 두 개는 양다리를 상징하는 제물인 것으로…… ㅡ 물론 이것 역시 농경생활이 바탕이 된 것이다. 그렇기에 필연적으로 일종의 신앙이 발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며 주민들은 홍수와 가뭄으로 인해 자신들이 입을 피해를 심리적으로나마 그쪽에 기대게 되고 만다. 그렇다면 이에 뒤따르는 것은 일반 주민들 위에 서는 자, 즉 제의를 집전할 소위 신관의 필요성과 그의 권위가 대두되기 마련이거니와, 이것은 차후 제의의 실패가 용납되지 않는 자그맣고 편벽한 사회 분위기와 맞물려 굴절된 사고방식을 낳을 수 있음에 다름 아니다. 소설에는 어떠한 수단을 써서라도 자신이 행할 제의에의 성공과 결코 실추되어서는 안 될 권위를 지키려는 ㅡ 혹은 그 무소불위함을 이용하여 사사로운 이득을 취하려는 ㅡ 추악하다고 해도 모자라지 않을 인물이 등장하고, 한창 제의가 진행되는 가운데 신남(神男)이 죽는 것으로 이야기는 비로소 시작된다. 그러나 죽음은 폭포가 쏟아지는 호수 위 배에서 일어난 것이며, 곁에 있는 자라고는 신남을 제외하곤 배를 젓는 사공밖에는 없는데다가 그마저도 집배 바깥쪽에 있어 제의 동안에는 안쪽에 자리한 신남의 모습을 볼 수가 없다……. 출판사의 보도 자료처럼 '호수 밀실 살인'인 것인데, 이래서야 일반의 것들과 다를 바가 없겠으나 그럼에도 민속적 · 지역적 특색이 더해지다 보니 꽤 기묘한 이야기가 만들어졌다. 이 도조 겐야 시리즈를 설명하라면 개인적으로는 다소 SF 냄새를 풍기려는(그런 의지가 보인다) 교고쿠 나쓰히코와 미야베 미유키의 시대물 그 사이쯤에 위치한다고 말하고 싶지만 어째 기술하려는 것 하나하나가 헤살이 될 지경이어서 약간의 조바심과 근질거림에서 주춤하고 있는 중이다…… 아아, 나는 이 소설에 대해 아무것도 말할 수가 없다…….



덧) 이 시리즈 중 처음으로 일본 단행본판 표지를 그대로 가져온 것은 그간의 표지들이 너무 기괴해서일까?



posted by 아잇

『점과 선』 마쓰모토 세이초 (모비딕, 2012)

· 책_롱 2012. 10. 9. 16:57
  • 저도 그 '4분가의 트릭'에 도전해보고 싶어집니다.
    읽어보고 싶어지네요.
    행복한 수요일 보내세요.

    BlogIcon 풀칠아비 2012.10.10 14:06
    • 자신 있게 권해드립니다. 4분간의 트릭에 꼭 도전해 보시길 :)

      BlogIcon 아잇 2012.10.10 19:03 신고 DEL


점과 선 - 8점
마쓰모토 세이초 지음, 김경남 옮김/모비딕


본에 있을 적에 도쿄 역에 있는 초밥집에서 일한 적이 있다. 거기에 야스다(安田)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는 내가 깨진 유리잔에 손을 다쳤을 때 「뭐! 세 바늘이나 꿰맸다고!」 라며 우울한 얼굴로 걱정을 해주었다. 게다가 그 사람은 천성이 착했으며 약간 어눌한 기운도 있었다. 『점과 선』에서의 야스다는 정반대다. 이쪽은 철두철미한데 내가 아는 야스다 씨는 일일결산을 볼 때 계산을 틀리기도 하는, 말하자면 영락없는 사오십 대의 사람 좋은 아저씨였다. 도쿄 역 야에스(八重洲) 북쪽 출구께 있는 누마즈 우오가시즈시(沼津魚がし寿司)에 가면 야스다 씨를 만날 수 있다……. 이게 중요한 게 아니라, 하여간에 『점과 선』의 야스다는 그야말로 '시간의 천재'로 등장한다는 것. 하루 중 단 4분의 틈을 찾아낸 기막힌 우연은 소설을 읽어보면 알게 될 것이다. 일단 이 양반은 소설 첫머리부터 등장하는데, 이때부터 그에게서 뭔가 이상한 냄새가 난다는 것을 독자들도 느끼게 된다(거의 범인을 밝히고 시작하는 것과 같다). 읽는 쪽은 그렇다 쳐도, 도리카이와 미하라라는 두 형사의 분투는 정말이지 끈질기기 짝이 없다. 끊임없이 열차가 드나드는 번잡한 도쿄 역 ㅡ 하루 종일 북새통인 13 · 14 · 15번 플랫폼을 무대로, 어떻게 13번 플랫폼에서 15번 플랫폼의 열차가 보이는지 그 4분간의 매직을 밝혀내기 위해 뛰어다니는 모습을 보라. 뭐, 하긴 미하라는 좀 '안락의자 탐정'처럼 보일만도 했지만 말이다. 긴자의 단골찻집과 노면전차에서 비로소 머리가 번뜩이는 이 사람은 참 한가한 형사라는 소리를 들어도 좋을 정도다 ㅡ 내가 뜨악한 것은, 위키피디아에서 '점과 선(点と線)'을 검색해보면 심지어 미하라에 대한 설명으로 '긴자에 있는 단골찻집에서 커피를 마시는 게 취미'라는 결과까지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사진은 『점과 선』에 등장하는 특급열차 '아사카제'다. 15번 플랫폼에 들어오는 이 아사카제 ㅡ 두 남녀가 밀월이라도 떠나려는 듯이 열차에 오르는 모습 ㅡ 를 13번 플랫폼에서는 볼 수 없다는 것을 가지고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리고 예상했겠지만, 둘은 나중에 시신으로 발견된다. 도리카이 형사가 식당 칸에서 발행된 것으로 보이는 영수증에 '1인'이라고 써진 것을 의아하게 생각한 발상은 좋았다. 이야기는 도리카이에서 미하라로 그 추리 영역이 옮아가는데(둘은 협력관계) 그게 좀 어설프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이 어설픈 줄거리가 볼만 하다. 미하라 ㅡ 그의 추리과정 ㅡ 는 너무 야스다에 집착한 나머지, 꼭 하나씩 빼먹고서 나중에야 '아차, 그게 있었지' 하며 뒤늦게 느려터진 제 머리를 때린다. 이것은 도리카이가 지적한 '인간이 빠지게 되는 맹점'과,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올 것 같은 경찰이라는 이미지를 당시의 시대상과 묶어 보여줌으로써 배가된다. 사족을 좀 붙인다면 『점과 선』을 썼을 당시의 작가와 도리카이라는 인물의 나이는 얼추 비슷한 것으로 보이는데 부러 이런 설정을 통해 그보다 다소 젊은 미하라와의 대비를 준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어쨌든 미하라가 한 발씩 늦는 것은 완전히 이해 못할 것도 아닌 듯싶다. 그가 수사 공조를 위해 타 지역 수사국에 보낸 전보의 회신만 해도 다음 날 돌아올 정도였으니까. 또 소설에는 공무원의 부정부패가 등장하는데 그 내용이 나오질 않는다. 소설이 연재됐을 당시를 살펴보건대 아마도 군수 물자나 도쿄올림픽에 관련된 사안은 아니었을까 하고 추(억)측해볼 뿐이다. 아, 이 소설의 특징이 하나 더 있다. '해답편' 내지는 '해설편'이 나중에 등장하는 것은 당연하게 볼 수도 있지만 이게 편지라는 액자를 통해 밝혀진다는 점이다. 도리카이 형사와 미하라 형사가 주고받는 두 통의 우정 어린 편지로 말이다.





『점과 선』은 TV아사히 개국 50주년을 기념해서 2007년에 드라마로도 만들어진 바 있다. 2부작인데 러닝타임이 4시간 정도 된다. 영상은 서로 나이가 들어버린 도리카이 형사의 딸과 미하라 형사의 재회로 시작되며, 약간 어설픈 감이 있어서 소설로 읽는 것이 더 낫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비토 다케시 ㅡ 기타노 다케시, 도리카이 형사로 분(扮) ㅡ 특유의 '눈 찡긋거림'이 살아있고(허허……), 시체를 보면 무슨 생각이 드는가를 묻는 미하라의 질문에 「살고 싶다」고 대답하는 벙거지 모자를 쓴 이 노형사의 중얼거림만큼은 기억에 남는다. 이렇게 영상물로도 만들어질 정도로 세이초의 작품은 사람들에게 많이 읽히는데, 희한하게도 이 소설에서는 약간 의문이 드는 구석이 몇 있다. 의문이든 억측이든 일단 찔러보겠다. 여기서부터는 책을 읽어봐야 이해할 수 있을 텐데 ㅡ ①역에서 사람을 기다릴 때는 보통 대합실에 있지 않나? 그런데 '역 플랫폼이 아니라 대합실로 마중을 나오라고 한 까닭'에 대해 미하라가 생각하는 이유가 나옴으로써 문제는 그의 추리가 아니라 세이초에게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②초반부에 야스다가 레스토랑에서 나와 도쿄 역까지 5분 만에 도착했다고 하는데 그것을 설명하며 5시 35분에 레스토랑에서 출발했더니 도쿄 역에는 6시 조금 전에 도달했다는 부분. ③당시를 생각해볼 때 가시이 역(어디라도) 앞의 과일 가게가 밤 11시까지 영업했다는 것도 약간 미심쩍다. 자, 이것들을 상쇄할만한 크나큰 충격이 있을는지? 어쨌거나 나는 범죄의 완성도나 틈 없이 몰아가는 일련의 추리 과정이 매력적인 이 작품은 물론이거니와, 일본의 철도(망)에 경의를 표하고 싶은 심정이다.



각설하고, 시간을 해결했더니 사망 장소가 달라지고, 사망 장소를 해결하려니 시간상 범인의 알리바이가 완벽해지는 이 두 번 세 번 꼬아지는 이야기는 독자로 하여금 좀처럼 다른 생각을 하지 못하게 만든다. 나조차도 '4분간의 트릭'을 깨려고 책과는 별도로 아예 시간표를 따로 만들어볼 정도였으니까. 그렇기 때문에 『점과 선』이 어떻게 사회파 소설일 수 있는가 하는 갑론을박이 있을 수 있겠다. 하지만 마지막에는 트릭 외의 이야기가 있으니 어떻게 봐도 좋다는 생각이다. 작가의 다른 작품들에 비해 트릭에 더 비중이 있다 보니 '이야기'가 상대적으로 드러나지 않는 것뿐이다(오히려 여기서의 것이 '알리바이 깨뜨리기'의 원형일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왜 살인이 일어났는지를, 살인 계획이 어떤 위치에 있는 사람으로부터 나왔는지를, 모든 것이 해결된 후 괴상한 현실의 양태를 봐야 할 것이다 ㅡ 그리고 맙소사, 나는 범인조차 동정해버리고 만다……. 음, 세이초 얘기를 할 때마다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멘트도 이제는 식상하군) 중의 하나는 발군의 '제목 짓기'이다. 『点과 線』은, 악마의 시간이 무너져 떨어져 있는 두 개의 点이 비로소 線으로 이어지려는 찰나 또 다른 点이 발견되고 먼저 존재했던 다른 線과 맞닿아 새로운 線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우라질!). 부추기는 건 아니지만 혹 이런 식의 범죄를 기획하고 있다면 하지 않는 게 좋다. 머리가 아플 테니까. 내가 알기로 도리카이 · 미하라 콤비는 '점과 선 2탄' 격인 『시간의 습속(時間の習俗)』에서 재등장한다던데, 이 『점과 선』이 소세키의 '선생님의 유서'(나쓰메 소세키, 『마음』)의 형태인 것에 비해 또 얼마나 멋진 소설일까를 기대하게 한다.



덧) 일본 문예춘추사의 마쓰모토 세이초 탄생 100주년 기념 특별판을 본떠, 2012년 한국어판 『점과 선』에도 삽화와 열차 운행표가 수록되어 있다.

posted by 아잇

『염매처럼 신들리는 것』 미쓰다 신조 (비채, 2012)

· 책_롱 2012. 9. 27. 20:45
  • 소재가 참 독특한 책이네요...^^

    BlogIcon 소심한우주인 2012.09.28 10:14 신고
    • '민속 + 호러 + 미스터리 + α'의 출발점이랄까요ㅎㅎ

      BlogIcon 아잇 2012.09.28 12:30 신고 DEL
  • 와 이런 소설 완전 좋아욬ㅋㅋ 호러 느낌이 나는 게 ㅋㅋㅋㅋ 이 책이랑 이재익 피디 책 이번에 서점에서 구입해야겠군요!!

    BlogIcon 강맥주씨 2012.09.28 11:51 신고
    • 이게 시리즈인데 말입니다, 아무래도 첫 작품이라서 그런지 투박한 감이 있어서 좀 어려웠어요^^; 저는 개인적으로 『잘린 머리처럼 불길한 것』을 먼저 읽으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이어지는 내용이 아니라 괜찮을 거예요. 히.

      BlogIcon 아잇 2012.09.28 12:32 신고 DEL

  • 이 서평 읽고나서 바로 책 샀어요.
    인터넷서점에서 주문하려다가, 추석때문에 배송일이 너무 늦어서 그냥 지방내려오는 친척분한테 사다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정말 읽고싶게 리뷰 잘 쓰신 것 같아요^^

    한유 2012.10.01 07:48
    • 모쪼록 제 감상이 한유 님의 독서를 방해나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ㅎㅎ

      BlogIcon 아잇 2012.10.01 10:51 신고 DEL
    • 지금도 네이버에서 '염매처럼 신들리는 것' 검색하면 이 블로그가 맨 먼저 뜨네요^^

      '염매처럼...' 읽고 한동안 멍해질만큼 재밌어서, '산마처럼...'과 '잘린 머리처럼...' 도 주문했습니다. '산마처럼...' 까지 읽었는데, 아아...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네요.
      (그래도 개인적으로는 '염매처럼...'이 조금 더 재밌는 것 같아요. 다각도로 변하는 시점이랄까, 연속으로 몰아치는 괴이랄까, 약간 서술트릭적인 면도 있는 것이,,, 뭔가 좀 알콩달콩한 느낌^^ 사기리6도 귀엽고요)
      님덕분에 좋은 책 알게된것 같아서 기뻐요. 나머지 한 권인 '잘린머리처럼...'도 어서 읽어야겠습니다^^

      한 유 2012.10.12 23:20 DEL
    • 아아, 제 감상 하나 때문에 책을 구입하셨다는 말씀에 살짝 불안하기도 했는데 재밌으셨다니 다행입니다^^ (저도 사기리 팬이에요!) 부디 『잘린 머리처럼...』도 한유 님의 기대에 부응했으면 하는 바람뿐이에요. 힛.

      BlogIcon 아잇 2012.10.13 09:53 신고 DEL
  • 아...미쓰다 신조 작가의 책이로군요. 전작 두편은 모두 읽었는데 저는 산마 쪽이 더 무섭고 흥미진진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이 정도의 긴장감을 느껴본건 오랜만이었습니다. 기시 유스케에 민속학을 더한 기분이랄까요. 여튼 저는 (과장조금 보태서) 소싯적의 스티븐킹을 읽는 느낌이었습니다. 이 책도 조만간 봐야겠네요 ^^..

    BlogIcon qilin 2012.10.03 13:50
    • 말씀을 듣고 보니 기시 유스케의 냄새(?)도 좀 나네요. 갈수록 미쓰다 신조나 교고쿠 나쓰히코의 항설백물어 같은 괴담 · 기담이 좋은 반응을 이끌어낼 만한 분위기가 차근차근 만들어져서 얼마나 좋은지 몰라요ㅎㅎ

      BlogIcon 아잇 2012.10.03 19:38 신고 DEL
    • 조금 밝은 분위기를 즐기고 싶을 때에는 미야베 미유키의 책을. 우울한 쪽으로 침잠하고 싶을 때는 웃는 이에몬 같은 것을 읽곤합니다. 특히 좋아하는 장르여서 그럴지는 모르겠지만, 시대물이 섞여든 기담은 언제나 흥미진진하게 다가옵니다. 어려서 백귀야행 같은 만화책을 너무 봐서 그런가 하는 생각도 잠시 ㅎㅎ

      BlogIcon 서울한량 2012.10.03 20:52 신고 DEL
    • 미야베 미유키도 좋죠^^ 모방범 이후로 대작을 쓰고 있다고 하던데 국내엔 언제 번역될지 모르겠네요…… 특히 에도 시대물은 디자인도 잘 나왔고요. 나쓰히코는, 이제 그 방면으로는 통달한 건지, 특유의 장광설마저 지루하게 느껴지지가 않는군요. 아아, 저는 왜 이렇게 '요괴'에 구애되는지ㅎ

      BlogIcon 아잇 2012.10.03 21:42 신고 DEL
    • 뭐 이걸 요괴 이야기라고 쳐야 할지 모르겠습니다만, 그럼 쓰네카와 고타로의 소설들을 좋아하실 수도 있겠군요 ㅎㅎ 그리 대작은 아니지만 그 작가만의 독특한 분위기 (온다 리쿠 같은?) 가 있거든요. 대체로 요괴 이야기가 조금씩 들어가니 (시대물은 아닙니다만) 관심있으면 한번 보시기 바랍니다 :D

      BlogIcon 서울한량 2012.10.04 01:03 신고 DEL
    • 야시랑 초제의 그 작가 말씀이시군요(아, 아닌가……). 이름과 제목만 얼핏 알고 접해보지는 않았어요. 단편들이 매력적이라는 얘기는 들어봤지만 제 쪽에서 찾아볼 생각은 안 했었네요ㅎㅎ; 그럼 이제라도!

      BlogIcon 아잇 2012.10.04 11:05 신고 DEL
    • 네 맞아요. 초제는 아직 안 읽어보았고, 야시는 확실히 재미있었습니다. 다 얘기하면 안되니 살짝만 언급하자면.. 주인공이 어린아이인데, 온갖것들을 파는 이세계 (백귀야행 쪽이죠) 로 넘어갔다가, 매력적인 물건을 발견하는데 값을 치루기 위해서 자신의 (!!!!) 를 팔아넘깁니다. 저는 아이들이라면 충분히 거래할 수 있는 일이라고 수긍했어요. 설정이 매력적이고 독특한 뉘앙스가 있는데 깊이까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한번은 읽어볼만하지요.

      BlogIcon 서울한량 2012.10.04 14:49 신고 DEL
    • 야호! 그럼 조만간 야시와 초제에 도전해보겠습니다(찾아보니 아직 절판이 안 된 게 다행스러울 정도군요. 흐……;). 기린 님 덕분이에요^^

      BlogIcon 아잇 2012.10.04 16:44 신고 DEL


염매처럼 신들리는 것 - 6점
미쓰다 신조 지음, 권영주 옮김/비채


매(厭魅): ①가위 누르는 귀신. ②짚으로 만든 인형(제웅)을 매개로 삼는 주술의 일종으로, 사람을 죽이거나 병에 걸리게 하려고 귀신에게 빌거나 방술을 쓰는 행위.



민속학습서쯤 되려나. 이미 '도조 겐야 시리즈'가 『잘린 머리처럼 불길한 것』과 『산마처럼 비웃는 것』이 번역되어 있는 상황에서, 이 『염매처럼 신들리는 것』이 시리즈의 첫 작품이긴 하지만 시간상 나중에 국내 출간됨으로써 그렇게 느껴질 만도 하다는 생각이다. 아마도 거듭되는 작품에서 자칫 딱딱해질 수 있는 부분을 줄여나간 게 아닌가 하는 기분이 든다. 호러와 미스터리는 대립항처럼 보이기도 하고 융합의 접점을 보이기도 하는데 『염매처럼 신들리는 것』은 후자의 매력을 양껏 포함하고 있다. 앞서 말했듯 다른 작품들은 『염매...』에 비해 다소 긴박감이 잘 드러나 있으므로. 소설은 마을의 이름과 유래부터 신앙까지, 독자로 하여금 그야말로 첩첩산중에 발을 들이게끔 하는데 당연히 이 점을 간과할 수는 없다. 이러한 배경지식이 쌓임으로써 우리는 일본어로 '기리(霧)'를 음독하면 '무'인데 몸을 나타내는 '미'의 고어는 '무'이므로 이름에 항상 '霧'가 들어가는 것은 산신(山神)에게 몸을 빌려준다는 의미로 작가가 이런 이름을…… 라는 것까지 연상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ㅡ 물론 추측에 불과하지만. 내용은 (내가 보기에)어디까지나 미스터리인데 호러의 색이 짙다. 호러나 미스터리나 그게 그것처럼 여겨질 수 있겠으나 '민속학습서'라고 한 데에서 느낄 수 있듯 그만한 이유가 있다. 게다가 역시 시리즈의 첫 작품이니만큼 그 독특함이랄까, 투박함이랄까 하는 것들이 어색하면서도 그것만의 매력으로 읽힌다.







처음부터 생각해보지도 않고 괴이를 받아들이는 건 인간으로서 한심한 일이야. 그렇다고 인지를 뛰어넘는 건 존재하지 않는다고 단언하는 건 인간으로서 오만한 거고.


ㅡ 본문 p.266




분명 호러의 느낌이 강하다보니 추리소설로서의 의미나 필연성이 옅어진다는 감상 또한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 소설은 '그런 것'이다(교고쿠 나쓰히코의 특정 시리즈가 그만의 매력을 지닌 것과 같이). 영화 《서편제》에서 송화의 눈을 멀게 한 약이 여기서도 등장한다는 건 무녀의 위엄과 마을의 존속이라는 측면에서 같은 운명을 지녔다고 할 수는 없을까? 인습타파를 주장하는 인물이 적어도 존재하기는 하는 것이 저들의 입장에서는 위험한 반론이 아니었을까? 그런 와중에 근친상간이나 혼외정사라는 엮임이 있다면 또 얼마나 복잡한 관계와 갈등이 빚어질까(이게 주는 아니지만)? 이와 비슷한 의문들을 품고 있으면, 막연하게 중첩되던 농무를 조금은 걷어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어둑어둑한 무신당 안에서 삿갓에 도롱이 차림으로 목을 매고 입안에 빗을 문 수험자의 시체를 미치광이 여자가 즐겁게 흔들고 있다…… 이런 광경으로 시작되는 첫 번째 괴사부터 역시 같은 차림새로 손에 자신의 목을 딴 낫을 들고 펼쳐진 부채를 입에 물고 죽어있는 시체까지, 편벽한 마을의 특성과 작가가 주물거린 민속학적 이야기가 없으면 아무런 의미도 없기 때문이다. 결국 중반부까지 어리둥절했다가도 끝에 가서는 불만이 없어지는 ㅡ 다시 말해 무턱대고 복잡하게만 써서 독자에게 반칙을 가하려는 게 아니라는 점이, 마지막 페이지까지 잘 따라간 자에게는 느껴질 것이다.



덧) 지금까지 번역된 작품들의 표지를 보면 검은색 일색이었는데 『염매처럼 신들리는 것』은 하얀 바탕이다. 시리즈가 거듭될수록 점점 어두워지는 패턴을 사용하려는 건가, 하는 억측을 잠시 해보았다…….




posted by 아잇

『진혼가』 하세 세이슈 (북홀릭, 2012)

· 책_숏 2012. 8. 24. 11:53
  • 공포소설인가요?? 진혼가 이름만 들어도 뭔가 찝찝하군욬ㅋㅋㅋ

    BlogIcon 강맥주씨 2012.08.25 12:44 신고
    • 하세 세이슈란 작가의 『불야성』 2탄입니다. 신주쿠를 무대로 펼쳐지는 느와르 액션이죠. 착한 놈은 하나도 등장하지 않는 초절대악입니다ㅋㅋ

      BlogIcon 아잇 2012.08.25 20:24 신고 DEL
    • 초절대악이라닠ㅋㅋㅋ 뭔가 대단한 소설 같습니다. 일본영화 중에 크로우즈제로라는 영화가 떠오르는 이유는 뭘까요? :)

      BlogIcon 강맥주씨 2012.08.27 20:21 신고 DEL
    • 제가 그 영화를 안 봐서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치고 박고 싸우고 죽이고…… 뭐, 이런 식이에요ㅎㅎ

      BlogIcon 아잇 2012.08.28 09:54 신고 DEL
    • 그 영화도 그래요 치고 박고 ㅋㅋㅋㅋ 일단 있는 책들 다 읽고 두고 봐야겠군요 :) 요즘은 일본 작가의 소설도 많이 읽는 편입니다 ㅎㅎ

      BlogIcon 강맥주씨 2012.08.28 12:40 신고 DEL
    • 이거 왠지 비흡연자 꼬드겨서 담배 권하는 기분ㅋㅋ;

      BlogIcon 아잇 2012.08.28 15:43 신고 DEL


진혼가 - 8점
하세 세이슈 지음, 이기웅 옮김/북홀릭(bookholic)


좀 들어 봐, 케이크 하나가 있다 치자고. 내 생일인데도 사람들은 아무도 몰라_뭐, 깜짝 놀래 주려고 연극을 한 거지만. 난 그런 낌새는커녕 하루 종일 뭐 빠지게 일만 죽어라 하다 집에 들어왔어. 불빛은 하나도 없고 숨이 막혀서 가슴이 졸아들지_뭐야 이거, 지금까지 돈 벌어오는 기계로 살아왔는데 이젠 내 인생도 끝인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순간 갑자기 어디선가 불이 켜지고 사람들이 먹음직스러운 케이크를 눈앞에 들이밀고는 생일 축하 노래를 불러주는 거야_나는 놀라서 말도 못해_너무 기뻐서. 담배 냄새가 찐득거리는 입으로 촛불을 끄고 소원을 빌지_이 사람들과 사이좋게 지내게 해주소서. 모두들 케이크를 한 조각씩 먹으며 웃음을 나눠. 이제 내 몫으로 돌아온 마지막 조각_거기엔 반쪽으로 잘라진 딸기도 얹혀있어. 그런데 말이야, 웃긴 게 뭔지 알아? 그 마지막 케이크를 먹으려는 순간_누군가의 손이 쑥 나와서 달큼한 딸기만 채 가는 거야_그리곤 남은 케이크 조각에 얼굴이 박히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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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주』 미야베 미유키 (북스피어, 2012)

· 책_롱 2012. 8. 17. 20:34


안주 - 8점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소연 옮김/북스피어



집자 후기에도 '진화'에 대해 적혀있다. 미야베 미유키의 괴담은 분명 『흑백』에서 변했다 ㅡ 그래서 '변조 괴담'이다. 여기서 나는 하나를 더 생각한다. 『흑백』에 이은 이 『안주(暗獸)』에 이르러서 한 번 더 진화(란 표현이 과연 적절할는지는 모르겠다)했다고.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인 주인공 오치카를 보면 확연히 알게 된다. 전작이 어딘지 모르게 꿈속에서 헤매고 있다는 인상이었다면 이번에는 무대가 되는 미시마야의 '흑백의 방'에서 더 한 발짝 내딛는다. 바깥이란 현실로. 그러니까 어떤 보이지 않는 필터를 통해 이야기되었던 것이 지금은 문짝 하나를 사이에 두고 언제라도 그것을 열고서 목전에 할 수 있다는 느낌이랄까(꼭 메세나의 성공사례 같다). 다만 작가의 말대로 '괴기소설이면서 이렇게 귀여운 이야기뿐인 거야?' 하는 기분은 좀처럼 들지 않는다. 표제작 「안주」를 치워놓으면 외려 전작만큼 혹은 전작보다 더 사람들의 '다른 마음'이 흉물스레 전해져오니까. 그런고로 흑백의 방의 이야기는, 듣고 버리고, 이야기하고 버리고 ㅡ 이긴 하지만 인간의 마음만은 남게 된다. 조금씩 변하면서, 이따금 똘똘 뭉친 정념이 되기도 하면서. 사람을 그리워하고 미워하는 마음에 있어 사람은 그것을 없애는 존재이긴 하지만, 사람 자체가 먼저 나서서 그리움과 미움이란 마음을 없앨 수 있을까 하면 그건 또 아닌 것 같으니까 말이지 ㅡ 자꾸만 흘레붙는 게 또 사람의 마음이니까. 얄궂다면 얄궂은 얘기다.



읽는 사람의 마음에 따라 다르겠지만 수록작 「달아나는 물」과 「안주」에서 그런 애틋한 뭔가를 접할 수 있다. 두 작품에서만큼은 악과 미움에서 선 혹은 사랑으로 그 테마의 이동이 이루어진 듯하다. 물론 여기에도 유령이나 귀신으로 여겨질 만한 것이 나오기는 하지만 어쩐지 산뜻함이 느껴진다(심지어 나는 이야기가 '맛있다'는 생각까지 하고 있다). 스튜디오 지브리의 애니메이션 한 편을 본 기분이기도 하고. 「신이든 인간이든 대개 마음이 있는 존재라면 언제가 가장 쓸쓸할까 ㅡ 아무도 자신을 필요로 하지 않을 때란다.」(「달아나는 물」) 그런가하면 「안주」에는 구로스케라는 '사람을 그리워하면서도 사람 옆에서는 살 수 없는 기교한 생명'이 등장해 신자에몬 할아버지를 울리기도 한다(여기서는 냉혈한인 나도 좀 울컥했다). 중요한 건 '생물'이라는 점이다. 손으로 만질 수 없는 유령이 아니다. 게다가 귀엽다. 그러나 가까이하면 인간의 독한 기운에 쐬어 위태롭게 된다. 내 추측이고 또 책을 읽어야 알 테지만, 좋아하면서도 다가갈 수 없는 그 마음의 정체는 수국 저택에서 도망하지 못하고 죽고 만 하녀의 아이가 아닐는지 하는 생각을 해본다. 작가의 말에 따르면 어두운 곳에 외톨이로 살고 있는 생물이라는 의미로 어둡다는 뜻의 '암(暗)'에 짐승을 뜻하는 '수(獸)'를 더해 직접 만든 단어라고 하니 더욱 그런 생각이 들고 만다.



이쯤 되면 말할 것도 없이(표현이 좀 이상하지만) 「덤불 속에서 바늘 천 개」와 「으르렁거리는 부처」는 앞의 두 이야기에 비해 '무서운' 쪽에 속하게 되는데 나는 「덤불...」 쪽이 조금 더 그렇다고 느낀다. 바늘 가게의 장남이 쌍둥이(이름은 오하나와 오우메라고 한다)를 낳는다. 그런데 상인들은 쌍둥이는 집안을 나눈다, 재산을 나눈다고 하여 꺼린다. 결국 대장 노릇을 하는 어머니의 노기에 밀려 쌍둥이 중 하나를 차남의 양녀로 보내 분가하게 하고 분가한 아이는 절대 본가에 발을 들일 수 없게 된다. 문제는 본가의 아이(오하나)가 죽은 후다. 장남과 차남이 본가와 분가를 합치려는 계획을 세우자 죽은 아이의 귀신이 나타난다. 그 계획을 포기하자 이번엔 나타나지 않는다. 이제 그들은 오우메를 지키기 위해 인형사를 고용해서(여기서부터 섬뜩해진다) 본가에 두기로 하고 오우메가 하는 것은 밥 먹는 것부터 아침에 일어나 잠자리에 들기까지 인형에게도 똑같이 해준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둘의 처우가 다르면 인형의 얼굴과 몸뚱이에 바늘이 꽂힌다. 그에 따라 오우메의 몸에도 새빨간 습진이 생긴다. 인형에 꽂힌 바늘이 있던 부분에 똑같이……. 미야베 미유키는 일체의 설명을 하지 않았지만, 오우메의 습진이 생긴 자리에 희미하게 들었던 멍을 통해 인간이란 생물이 좇는 '다른 목적'과 '다른 마음'을 오롯이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심지어 오우메 본인의 마음까지도(처음 들었을 때의 멍은 습진에서 나타나는 증상과 비슷하다, 라는 얘기를 어디선가 들은 적이 있다) ㅡ 뭐, 읽어보는 게 가장 정확하겠다만. 비교적 짧게 쓰는 것이 왠지 미안해지지만 「으르렁거리는 부처」는 마을의 관습이란 것을 차용한 거라고 본다. 고립된 산간 마을의 무시무시한 관습 ㅡ 같은 거라면 다른 곳에서도 접한 적이 있는 이야기지만(마쓰모토 세이초의 논픽션에서였던가) 이 소설에서는 다르다. 관습이란 형태를 빌려 몰래 일을 꾸미는 인간들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관습 자체보다 더 무섭다…….



각설하고, 맨 처음 이 『안주』가 진화하고(며) 변했다고 했는데 이것은 '미시마야의 수수께끼 간판 아가씨' 오치카의 모습에서뿐만이 아니라 그녀를 둘러싼 인간관계의 발전에서도 그렇다. 새롭게 나타난 오카쓰란 여인과 덜 익은 호리병박 아오노 선생의 등장으로 왠지 모르게 미시마야 변조 괴담이 한층 더 와글와글해질 것만 같다. 그도 그럴 것이 어느 인터뷰에서 작가가 습자소 선생(아오노)이 지금부터 오치카와 어떤 관계가 될지는 비밀이라고 한데다가 ㅡ 그럼 『흑백』의 나막신 가게 아들은 팽(烹) 당하는 건가 ㅡ 흑백의 방을 만든 미시마야의 주인 이헤에는 이것이 '백 가지 괴담 대회'라며 앞으로의 이야기를 더욱 기대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들이 흑백의 방을 향한 ㅡ 흑백의 방에서 출발한 여정에 텐징 노르가이처럼 굳건한 조력자가 될지 그저 그런 빠꼼이가 될지는 제쳐두고라도(굳이 말할 것도 없지만), '옛날이야기' 속에서의 사람과 사람이 공유하는 마음과 연대감이 지금의 소위 사회파 추리소설에서 보이는 양상과 어떻게 다른가 하는 것이, '미야베 월드 제2막'이라는 이 에도 시대물을 읽을 만한 충분한 이유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니까, 이야기를 계속하자 ㅡ 더 듣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여기여기여기를 보자.



덧) 『안주』는 독자 펀드로 탄생한 소중한 책이다. 독자들에 의해 십시일반으로 모인 5천만 원(열흘 만에!)이란 마케팅 비용은 일대 사건이었고, 이것은 출판사에서 만든 같은 금액의 것과는 의미도 다르고 차원도 다르다. 그야말로 '원기옥'이다.



덧) 원기옥 : 만화 『드래곤볼』의 주인공 손오공이 사용하는 것으로 손을 들고 생물체들의 기를 모아서 쏘는 기술. 그만큼 협력하려는 마음이 필요하다는 말이 되겠다. 이에 따른 신조어로는 '베기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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