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마실 13

· 신간_개취 2014. 5. 30. 11:11

켄 로치 - 10점
존 힐 지음, 이후경 옮김/컬처룩


한국독립운동사 - 10점
박찬승 지음/역사비평사


사통 (한정보급판) - 10점
유지기 지음, 오항녕 옮김/역사비평사


조춘만의 중공업 - 10점
조춘만.이영준 지음/워크룸프레스(Workroom)


육체의 악마 - 8점
레이몽 라디게 지음, 원윤수 옮김/민음사


흐르는 강물처럼 - 10점
노먼 F. 매클린 지음, 이종인 옮김/연암서가


재앙의 거리 - 8점
엘러리 퀸 지음, 정태원 옮김/검은숲


폭스가의 살인 - 8점
엘러리 퀸 지음, 이종인 옮김/검은숲


지식인 - 8점
박호성 지음/글항아리


문명이야기 세트 - 전10권 - 10점
윌 듀런트 지음, 왕수민.한상석 옮김/민음사


맥주별장의 모험 - 6점
니시자와 야스히코 지음, 이연승 옮김/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나도향 소설 9선 - 10점
나도향 지음/북랩


젊은 그들 1 - 10점
김동인 지음, 에세이퍼블리싱 편집부 엮음/에세이퍼블리싱


젊은 그들 2 - 10점
김동인 지음, 에세이퍼블리싱 편집부 엮음/에세이퍼블리싱

말과활 - 4호 - 10점
말과활 편집부 지음/일곱번째숲


제주도 濟州島 - 10점
이즈미 세이치 지음, 김종철 옮김/여름언덕


신들을 위한 여름 - 8점
에드워드 J. 라슨 지음, 한유정 옮김/글항아리


안중근 평전 - 10점
김삼웅 지음/시대의창


레일웨이 맨 - 8점
에릭 로맥스 지음, 송연수 옮김/황소자리


우주 vs. 알렉스 우즈 - 8점
개빈 익스텐스 지음, 진영인 옮김/책세상


분노의 숫자 - 8점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지음/동녘


사상의 원점 - 8점
윤여일 지음/창비

조선에서 여성으로 산다는 것 - 8점
임유경 지음/역사의아침(위즈덤하우스)


말레이 철도의 비밀 - 6점
아리스가와 아리스 지음, 최고은 옮김/북홀릭(bookholic)


브라질 어젠다 - 10점
릴리아 모리츠 쉬바르츠 외 49인 지음, 박원복 옮김/세창출판사(세창미디어)


럼두들 등반기 - 8점
W. E. 보우먼 지음, 김훈 옮김/은행나무


불새 여인이 죽기 전에 죽도록 웃겨줄 생각이야 - 8점
바티스트 보리유 지음, 이승재 옮김/아르테(arte)


블루게이트 - 8점
장진수 지음/오마이북


자본과 정동 - 8점
크리스티안 마라찌 지음, 서창현 옮김/갈무리


좋은 삶의 정치사상 - 6점
김용민 외 지음/이학사


간디의 '위험한' 평화헌법 - 8점
C. 더글러스 러미스 지음, 김종철 옮김/녹색평론사

풀뿌리민주주의와 아나키즘 - 6점
하승우 지음/이매진


새로운 독재와 싸울 때다 - 10점
김인국.손석춘 지음/철수와영희


칼날 위의 평화 - 8점
이종석 지음/개마고원


노인으로 산다는 것 - 8점
조엘 드 로스네 외 지음, 권지현 옮김/계단


일본 원전 대해부 - 8점
<신문 아카하타> 편집국 지음, 홍상현 옮김/당대


볼라뇨 전염병 감염자들의 기록 - 10점
에두아르도 라고 외 지음, 신미경 외 옮김/열린책들

로베르토 볼라뇨 컬렉션 - 전17권 - 10점
로베르토 볼라뇨 지음, 송병선 외 옮김/열린책들


위대한 미술책 - 8점
이진숙 지음/민음사


펠루시다 1 - 8점
에드거 라이스 버로스 지음, 박들비 옮김/새파란상상


펠루시다 2 - 8점
에드거 라이스 버로스 지음, 박들비 옮김/새파란상상


브라질 광고와 문화 - 8점
이승용 지음/산지니


탐사보도와 저널리즘, 일본의 사례 - 8점
다지마 야스히코 외 엮음, 지종익 옮김/커뮤니케이션북스


초신성의 후예 - 8점
이석영 지음/사이언스북스


조선과 중화 - 8점
배우성 지음/돌베개

미술품 잔혹사 - 8점
샌디 네언 지음, 최규은 옮김/미래의창


모즈가 울부짖는 밤 - 8점
오사카 고 지음, 김은모 옮김/문학동네


아주 우아한 거짓말의 세계 - 8점
한화철 지음/문이당


인간과 동물의 감정 표현 - 8점
찰스 다윈 지음, 김홍표 옮김/지만지(지식을만드는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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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마실 12

· 신간_개취 2014. 5. 20. 12:14

상상의 섬, 인도 - 8점
장 그르니에 지음, 배재형 옮김/CIR(씨아이알)

환원근대 - 8점
김덕영 지음/길

일러스트레이터의 물건 - 8점
오연경 글.그림/미메시스

규장각 교양총서 1~10권 세트 - 전10권 - 10점
규장각한국학연구원 엮음/글항아리

후크 선장의 보이지 않는 손 - 8점
피터 T. 리슨 지음, 한복연 옮김/지식의날개(한국방송통신대학교출판부)

만국사물기원역사 - 10점
장지연 지음, 황재문 옮김/한겨레출판


향대기람 - 8점
공성구 지음, 박동욱 옮김/태학사


의식 - 8점
세스 노터봄 지음, 김영중 옮김/민음사


트렌트 최후의 사건 - 8점
에드먼드 클레리휴 벤틀리 지음, 유소영 옮김/엘릭시르


돈이 자라는 곳 그리고 거품의 본질 - 8점
가렛 가렛트 지음, 박성준.박설원 옮김/레디셋고

오 헨리 - 8점
오 헨리 지음, 고정아 옮김/현대문학


메이저리그 가이드 2014 - 8점
손혁 외 지음/알에이치코리아(RHK)


동양철학 에세이 1 - 8점
김교빈.이현구 지음, 이부록 그림/동녘


동양철학 에세이 2 - 8점
김교빈 지음, 이부록 그림/동녘


후한서 본기 - 8점
범엽 지음, 장은수 옮김/새물결


비트겐슈타인 철학으로의 초대 - 8점
박병철 지음/필로소픽


잿빛전쟁 - 8점
조현일 지음/접힘펼침(enfold)


양화와 복수의 의미론 - 6점
강범모 지음/한국문화사

고종석의 문장 - 8점
고종석 지음/알마


이미지 인문학 1 - 8점
진중권 지음/천년의상상


비틀즈 100 - 8점
브라이언 사우설 지음, 나현영.고영탁 옮김/아트북스


전설들의 이야기는 어떻게 노래가 되었나 - 8점
로버트 힐번 지음, 이헌석.이상목 옮김/돋을새김


대중의 계보학 - 8점
김성일 지음/이매진


런던의 강들 - 8점
벤 아아로노비치 지음, 조호근 옮김/현대문학


이즈모 특급 살인 - 8점
시마다 소지 지음, 한희선 옮김/시공사


가해자 가족 - 8점
스즈키 노부모토 지음, 한진여 옮김/섬앤섬

말기 정신암 - 8점
一甲 지음/보민출판사


저널리즘의 이해 - 8점
김춘식 외 지음/한울(한울아카데미)


마음으로 읽는 장자 - 8점
장자 지음, 조현숙 엮고 옮김/책세상


생존의 한계 - 6점
케빈 퐁 지음, 이충호 옮김/어크로스


역사의 섬들 - 8점
마셜 살린스 지음, 최대희 옮김/뿌리와이파리


이미지의 운명 - 6점
자크 랑시에르 지음, 김상운 옮김/현실문화


도시 인간학 - 8점
김성도 지음/안그라픽스


탐정사전 - 10점
김봉석.윤영천.장경현 지음/프로파간다


폴 매카트니 - 8점
톰 도일 지음, 김두완.이채령 옮김/안나푸르나


밤은 고요하리라 - 8점
로맹 가리 지음, 백선희 옮김/마음산책


대학이란 무엇인가 - 8점
요시미 순야 지음, 서재길 옮김/글항아리


경마의 재발견 - 8점
허대영 지음/해드림출판사


다윈의 서재 - 8점
장대익 지음/바다출판사

콤플렉스 - 8점
할 포스터 지음, 김정혜 옮김/현실문화





posted by 아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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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붕괴』 폴 길딩 (두레, 2014)

· 책_롱 2014. 4. 27. 11:46


대붕괴 - 8점
폴 길딩 지음, 홍수원 옮김/두레


「지는 꽉 차 있다(The Earth is full).」 책을 시작하는 첫 문장인 동시에 이 『대붕괴』 전체를 아우르는 중요하고도 날붙이 같은 말이다. 길딩에 의하면 2009년의 경우, 지구 전체 차원의 분석 결과를 보면 활용 가능한 땅의 140%, 즉 지구 1.4개가 있어야만 현재와 같은 경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ㅡ WWF 등에서 관련 자료를 찾을 수 있다. 말인즉슨, 지금 내가 딛고 있는 이 땅이 본래 지닌 능력의 140%로 가동되고 있다는 뜻이다(앞으로 15년쯤 후면 지구가 2개는 있어야 한단다). 지구가 작동할 수 있는 허용치를 넘어 과부하가 걸리고, 또 경제 성장이 계속해서 증폭되어만 가고, 사회적 병폐를 예보하는 빈곤과 불평등이 심화되고, 기후 환경은 갈수록 악화일로로…… 그러다 꽝, 바로 '대붕괴'다. 그는 이러한 대붕괴(the great disruption)에 직면하게 되면 먼저 경제 성장이 멎은 후 이런저런 부침을 겪다 자연 환경의 조직적 붕괴를 경험할 것이라 보고 있다. 이미 140%인 현재의 초과 상태로 보건대, 그가 우려하고 걱정하는 현실을 환경운동가의 호들갑이라 치부하기엔 무리가 있다. 물론 우리(지구인)는 그간 수많은 환경 문제나 사회 문제를 어느 정도는 적절히 다스려 왔다고도 볼 수 있다. 길딩 자신도 인정한다. 인류는 혁신적인 기술을 개발해 사회를 새로운 방향으로 발전시키고 엄청난 위기를 야기할 수 있는 문제들을 슬기롭게 극복해냈다고. 2차 세계대전 후의 다양한 실례가 있었고 1960년 이후 계속된 농업 부문의 녹색혁명 또한 존재했다고. 세계적인 기후 과학자 제임스 핸슨 역시 과거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ㅡ 「우리는 정점을 넘어섰지만 돌아오지 못할 지점을 넘기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러는 동시에 길딩은, 소신이나 희망이 아닌, 수학과 과학을 바탕으로 한 차분하고 합리적인 분석을 해야만, 과연 시장과 기술이 우리를 이러한 위기에서 구해줄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한 해답을 구할 수 있다고 토로한다. 그리고 덧붙인다. 「이번은 절대 아니다」라고 단호하게 말이다(p.102)ㅡ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이 시간 세계 종말 시계는 자정 5분 전을 가리키고 있다.





그런데 『대붕괴』는 느닷없이 '쇼핑'에 관한 이야기를 들이민다. 우리 모두가 쇼핑을 중단한다면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질까 하는 것이다. 나는 실제로(아주 극단적으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는 동시에 양적 경제 성장에 쇼핑이라는 것이 얼마나 막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을지가 궁금해졌다. (끔찍하게도) 길딩의 설명은 이렇다. 만약 물건을 좀 더 많이 사들인다고 해서 삶의 질이 향상되는 게 아니라 외려 여가 시간이 부족한 생활, 불만족스러운 근무, 끊임없이 쌓이는 빚의 악순환의 반복이 하나의 추세로 나타난다면 쇼핑이 대폭 줄어들어 심각한 영향을 초래할 것이라고 말이다. 그의 논리는 상당히 구체적이고 흥미로운데, 잠시 그의 말을 간단히 인용해 보겠다. ①소비를 중단하면 소득을 위한 노동을 소홀히 하게 된다. ②빚과 신용카드가 없어지면 은행이 타격을 입는다. ③장시간의 근무 대신 여가 시간이 늘어난다. ④만약 미국인들의 소비가 감소하면 중국은(저임금 노동력으로 부유한 사람들이 쓸 물건을 만들어내므로) 제품 생산을 중단한다. ⑤중국의 대미국 수출이 줄어들면 국제수지 흑자 역시 존재할 수 없으므로 미국 경제의 돈줄 구실을 하는 국채를 사들이지 못한다. ……장난스럽고도(동시에 우악스럽다) 위태로운 결론이 아닌가? 실제로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소비사회, 소비주의 등 '욕망을 충족하기 위해 재화를 소모한다'는 뜻의 소비라는 말 자체를 기꺼워하지 않게 된 것만 같다ㅡ 소비를 거부하는 안티 소비(anti-consumption)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나기에 이르렀다. 나는 길딩의 말을 들으며 약간 동요된 것이 사실이다. 물론 밑도 끝도 없이 소비가 줄어드는 일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이 점차 ㅡ 양보다는 질! ㅡ 자신 개인의 삶에 대해 숙고하기 시작했고, 우리가 겪고 있는(겪게 될) 경제 위기가 물적 소비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여기게 된다면 소비 심리는 급격히 줄어들게 될 것이 빤하다. 그리고 그 소비라는 것은 간단히 말해 '쇼핑'이 아니던가.





길딩은 몇 년 전 곧 닥칠 생태계 붕괴 문제를 다루었는데 그 논문의 제목은 <Scream Crash Boom(절규 붕괴 꽝)>이다. 그는 자신이 쓴 논문 내용을 이렇게 요약한다. 「1950년대 말부터 진행된 행동 촉구라는 의미의 ㅡ 절규는 거의 끝나가고 있고 ㅡ 생태계와 경제의 ㅡ 붕괴가 시작되고 있어 머잖아 ㅡ 엄청난 규모와 빠른 속도의 반응으로 ㅡ 우르르꽝꽝 하는 소리가 울려 퍼진다…….」(p.21) 그러나 만일 소비재 생산이 자연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절반으로 줄어들면? 많은 사람들이 재활용을 통해 나눠 쓰는 즐거움을 누린다면? 나아가 현지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구매하는 전 세계적인 운동을 벌여 가족 중심의 전통적인 영농방식이 되살아날 수 있게끔 시장 수요를 키운다면? 각국 정부가 국민들을 대상으로 에너지 소비 축소 캠페인을 벌인다면? 별로 지닌 것이 없는 사람들이 좀 더 재산을 불릴 수 있도록, 부를 많이 가진 사람들이 자신의 부가 줄어드는 것을 받아들인다면? 그야말로 길딩다운 물음이며, 이것들은 가히 이상적인(미안하지만 뜬구름 잡는) 논의의 미심쩍은 냄새를 풍기면서도 동시에 꽤 매력적인 제안이다. 심지어 그는 『대붕괴』의 마지막 장에 들어서서, '이것이 이 책의 마지막 장이지만 내 삶이나 인류의 마지막 장은 아니'라며 오히려 출발점일 뿐이라고 너스레를 떤다. 우리는 이 책처럼 인간 사회를 둘러싼 무수한 골칫거리들을 주목한 다음 원인을 분석하고 그에 대한 적절한 해결편을 부록으로 제시한 글들을 종종 읽어 왔다. 그럼에도 내가 이 책을 흥미롭게 톺아보았던 이유는ㅡ 전문가적 지식수준을 요구하는 그악함이 없다는 것, 곰곰 생각해 보면 근거가 명확하고 적확하다는 것, 개인의 실생활과 집단체(기업)의 실물 모델로부터 논의를 출발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지구는 꽉 차 있다. 시장과 기술이 우리를 위기에서 구해줄 수 있는가? ……이번은 절대 아니다.」 우리는 역치 값을 건드리는 위기에 마침표를 찍고 새로운 전쟁을 시작해야 한다.



posted by 아잇

『반란의 도시』 데이비드 하비 (에이도스, 2014)

· 책_롱 2014. 4. 26. 10:43


반란의 도시 - 8점
데이비드 하비 지음, 한상연 옮김/에이도스


비의 말은 옳다. 도시는 본래 잉여 생산물이 사회적, 지리적으로 집적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이 때문에 도시화는 언제나 일종의 계급 현상이었다. 잉여가 어디서, 누구에게서 추출되건 그것을 사용할 권한은 소수(예컨대 종교적 과두지배자나 제국을 건설하겠다는 야심에 사로잡힌 전사)의 손아귀 안에 있었기 때문이다.(p.28) 그런데 그 도시/도시화가, 온 지구를 덮었다. 하비가 주장하는 도시권에 대한 요구는 어쩌면 당연할 것이다. 그의 말대로 자본가는 일정량의 화폐를 가지고서 하루를 시작한 후 그 이상의 화폐를 챙겨(이윤을 얻어) 하루를 마친다. 여기서 '자본주의적 도시화'가 탄생한다. 아마도 도시인(특히 돈이 많은)들에게는 도시 자체가 하나의 상품으로 인식되고 있을는지도 모르겠다. 하비는 극심한 소유적 개인주의라는 신자유주의 윤리가 인격을 사회적으로 형성하는 규범으로 작용한다고 했는데, 이는 사적 소유권 자체나 사적 소유권을 신성시하는 가치관의 신자유주의적 보호는 엘리트는 물론이고 하위 중간 계급에게도 정치적 헤게모니의 한 형태가 되었다는 것을 실감케 한다. 중산 계급화, 고급 주택의 건설, 도시 환경의 악화……. 그는 부르주아 이론에 통찰이 부족하다고 지적하며 다음과 같이 말한다. 「반면 마르크스주의 비평가는 마르크스와 엥겔스의 사적 유물론에 입각해서 높게 치솟는 임대료와 잔혹한 약탈을 지주와 상인 자본가가 노동자 계급의 생활 영역까지 파고들어 고통을 강요하는 착취의 이차적 형태라고…….」





소비는 어떤가? 멀쩡한 제품을 고장 나기도 전에 새것으로 바꾼다. 가령 10년 쓸 자동차를 3년 쓰고 버릴 때, 소비자는 자동차 가격의 30퍼센트만 지불한 게 아니다. 100퍼센트 다 지불하고, 실제로는 30퍼센트만 소비하는 것이다. 그럼 나머지 70퍼센트는? 그것은 아마 기호의 값일 게다. 자본주의는 사물의 사용가치가 아니라 한 상품과 다른 상품의 차이를 소비한다. 사물을 소비하는 게 아니라 기호를 소비한다.


ㅡ 진중권 『미학 오디세이




그는 자본주의를 어른들의 디즈니랜드라고 설명한다. 인간이 상품과 상품 '사이'를 소비하고 그 '차이'를 지불하기 위해 일하는 거대한 꿈의 세계라고 말이다. 그런데 이렇게만 얘기해서는 다소 말랑말랑할 수 있으니 다시 하비에게로 돌아가자. 위에서 인용한 유리 같은 설명과 함께, 어쨌든 자본은 다양한 방식으로 (수작을 걸며) 재생산되기 마련이다. 여기에 자본가 계급의 권력이 도시 형성 과정을 지배할 능력이 있다면 '자본의 도시화'가 진행되고, 도시가 형성되는 과정은 정치투쟁과 사회투쟁 및 계급투쟁이 일어나는 하나의 장이 되어버린다. 도시를 만드는 구성 부분 중의 하나는 건설 노동자(도시 건설자)이지만 그러한 자본이 최종 소비되는 메커니즘 속에서는 이런저런 잉여 가치가 생산된다. 문제는 도시 생활의 생산과 재생산에 투입되는 노동의 상당 부분이 임시적이고 불안정하며 이동이 심한데다가 불확실하다는 것이다.(p.225) 여기서 중요해지는 것은 도시 전체를 어떻게 조직해야 하는가 ㅡ 미시적 수준의 조직에 매몰된 진보 세력(노동자협동사업이나 연대경제)을 끌어내 반자본주의적 정치를 이론화하고 실천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과제 ㅡ 하는 물음이다. 하비는 물질적 제약을 넘어설 때 진정한 자유의 세계가 시작된다는 마르크스를 인용하면서, 반자본주의 투쟁을 위해 도시를 되찾고 조직하는 것은 그 위대한 출발점이라고 했다. 「도시 네트워크를 통한 운동은 계급적 지배와 상품화된 시장의 결정이라는 제약을 넘어서 보편적인 인간성이 꽃피는 길을 열어나가야 한다.」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posted by 아잇

『쿠데타의 기술』 쿠르치오 말라파르테 (이책, 2014)

· 책_롱 2014. 4. 26. 10:35


쿠데타의 기술 - 6점
쿠르치오 말라파르테 지음, 이성근.정기인 옮김, 문준영 감수해제/이책


평이라는 것은 가차 없고 날카로우며 무섭다. 최근 로버트 서비스가 쓴 『트로츠키』만 보더라도 그렇다. 그가 권력을 장악했더라면 소련의 미래는 어떻게 되었을까 하는 시각이 있는가하면 반대로 트로츠키가 스탈린주의의 근저에 있었다고 보는 이도 있는데, 트로이카(스탈린, 지노비예프, 카메네프)와의 대립으로 보건대 이것은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주기에는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늘 권력의 탈취와 방어에 있어서만큼은 누구에게나 뒷맛이 좋지 않은 마지막 길이 기다리고 있는가 보다ㅡ 트로츠키는 망명했던 멕시코에서 등산 피켈로 살해당했고 그 몇 년 전 지노비예프와 카메네프는 사이좋게 총살되었다. 심지어 말라파르테는 이 책을 썼다는 이유로 고난의 유배 생활을 겪었는데, 쿠데타라는 것이 은밀하게 계획되어 기습적으로 감행되는 것이 보통이라는 측면에서 보자면 말라파르테는 대낮에 거리 한복판에서 칼에 찔린 것이나 매한가지일 것이다……. 백과사전에 의하면 쿠데타라는 말은 '국가에 대한 일격 또는 강타'라는 뜻으로, 영어의 'stroke of state' 'blow of state'에 해당한단다. 그러나 쿠데타의 전형적인 사례를 프랑스적 기원에서 찾아볼 수 있기 때문에 우리는 일반적으로 <coup d'Etat>라는 표현을 쓴다ㅡ 이 말은 '정부를 뒤집는다'는 뜻이다. 그러니까 이것은 체제 내에서의 지배자 교체가 목적이므로 피지배계급이 주체가 되어 체제의 변혁을 꾀하는 혁명과는 달리 보아야 할 것이다. 쿠데타는 꽤 복잡하고 어려운 과정을 거쳐야 성공에 가까워지는데 군대의 동원이나 주요국가의 지지를 기초로 대통령부의 점령, 공항과 방송국 그리고 은행의 장악 등이 필요하다고들 한다. 공항 없이는 제공권이 없고 방송국 없이는 국민 장악이 없으며 은행 없이는 정부 세입이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21세기 정치학대사전) 지금껏 쿠데타의 역사는 꽤 많았으며 무솔리니의 로마 진군에 의한 정권의 획득이나 히틀러로 대변되는 나치스가 대표적이다. 물론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한 가지만 언급하자면 1961년에는, 제2군사령부 부사령관이던 소장 박정희와 김종필, 이낙선 등을 비롯해 육사 8, 9기 출신의 일부 장교들이 장면 내각의 무능력과 사회 혼란을 명분으로 내세운 5.16 군사 쿠데타가 있었다(50년대에 이미 이승만을 축출하려 했지만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그들은 제6군단과 제1공수특전단 등을 동원해 청와대를 장악했는데, 당시 장면 내각은 재임기간 동안 수차례에 걸쳐 반란의 정보를 입수하고도 이를 묵살했었다고 한다(그는 미국을 너무 믿었다). 여기에는 앞서 언급한 군대, 주요국가의 등장, 대통령부의 점령 등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



말라파르테를 가시밭길로 이끈 『쿠데타의 기술』을 현대의 『군주론』이라 보기에는 어렵지만 그럼에도 시대를 뛰어넘어 대체적으로 통일된 정치적, 사회적인 맥락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크다. 아마도 역사가 기술하고 있는 쿠데타(와 그 투쟁사)의 모양새라는 것이 별반 달라진 게 없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이 세계는ㅡ 몇십 년, 몇백 년 사이 달라진 것이 많기도 하고 전혀 없기도 한 것이다.



덧) 국립국어원 홈페이지에서 '쿠데타'를 검색했을 때 가장 앞서 등장하는 관련 어휘는 '군사 쿠데타'이다.




posted by 아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