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나라 쿠파』 이사카 고타로 (민음사, 2014)

· 책_롱 2014. 8. 22. 16:45


밤의 나라 쿠파 - 8점
이사카 고타로 지음, 김수현 옮김/민음사


양이에게 주어지는 이름은 언제부턴가 톰이라는 명칭이 제격이었나 보다. 소세키의 이름 없는 고양이도 있었지만 ㅡ 「吾輩は猫である。名前はまだ無い。どこで生れたか頓と見当がつかぬ。」 이 서두만큼은 지긋지긋할 정도로 외우고 있다 ㅡ 셰익스피어가 쓴 『리어 왕』의 톰(7년 동안 굶주렸다며[그에 의하면 생쥐를 먹었다] 자진해서 미친놈이 되는 에드거의 분신, 바로 그 톰!)을 거쳐 훗날 실질적인 고양이가 등장하는 《톰과 제리》에서 그 입지를 확실히 다졌다. ……라는 건 다분히 내 머릿속에서만 회전하는 논리라는 것을 밝힌다. 각설하고 『밤의 나라 쿠파』에서는 'cooper'를 왜 '쿠퍼'가 아닌 '쿠파'로 옮겼을까 하는 의문이 드는 가운데, 처음엔 반전(反戰) 소설인가 했다가 나중에는 자살특공대 가미카제를 찬양하려는 술수인 건가 싶었다(소설 속에서 2차 대전이 직접 언급되기도). 어느 쪽인지는 지금도 모르겠지만. 인간의 언어를 구사하는 고양이 톰과 만나는 '나'라는 인물이 용병인지 구경꾼인지도 헛갈린다. 소설이 타깃으로 지명하는 것도 미국인지 일본인지 아니면 서양 전체인 것인지도 매한가지. 울타리 바깥에 위험하고 무시무시한 적을 준비한 다음, 「걱정 마라. 내가 너희를 그 위험으로부터 지켜주겠다.」라고 말하는 국가 원수의 사례(3S는 등장하지 않음)가 다소 또렷이 다가오긴 하지만, 전반적으로 이 모든 것들이 일목요연하다기보다는 어지러이 혼재되어 있을 뿐이다. 확실한 건 이사카 고타로 자신이 인터뷰에서 밝힌 대로(소설은 북한의 미사일 문제에서 출발했다고) 『밤의 나라 쿠파』가 담고 있는 논의가 전쟁과 정치에 관한 것이라는 점이다. 톰이 살고 있는 나라의 국왕 이름이 칸토(冠人)라는 것은 간 나오토(管直人)를 말하는 건가? 나라 안팎을 가로막는 벽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작가는 센다이[仙台]에 거주하고 있다)와 《진격의 거인》의 믹스처로 보이기도 한다ㅡ 희한하게도 톰의 나라와 전쟁을 벌인다는 철국(鉄国)은 일본어 적국(敵国)의 발음과도 유사하다. 폐쇄된 공간과 빅 브라더의 존재가 명백한 이 이야기는 다만 동화 같은 분위기를 빌려 메시지를 전달하려 한다. 끝에서 뒤집어지며 삽입된 또 하나의 우스꽝스럽고 놀라운 전개는 애교라고 봐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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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기담집』 무라카미 하루키 (비채, 2014, 개정판)

· 책_롱 2014. 8. 9. 15:30


도쿄 기담집 - 8점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윤옥 옮김/비채


골적으로 '우연'에 집착한 「우연 여행자」를 시작으로 다섯 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노골적이라는 표현을 쓴 것은 개인적으로 내 취향과는 동떨어져 있기 때문인데, 그에 반해 「하나레이 해변」이나 「시나가와 원숭이」는 꽤 괜찮았다. 하나레이 해변에서 상어에게 오른쪽 다리를 물어뜯겨 죽은 아들의 어머니의 시선으로 진행되는 「하나레이 해변」은 유독 그 색감 때문인지 시종일관 우울한 기운이 틈입할 여지를 주지 않는다ㅡ 막바지에 다다라 '외다리 서퍼'의 목격담이 등장해도. 주인공 사치(어머니)는 하나레이에 집착하고, 서핑을 하려는 젊은이 두 명과 조우한다. 그녀는 그들에게 이런저런 도움을 주지만 외려 어드바이스를 받아야 할 것은 그녀 자신이며, 아무것도 결말지어지지 않은 채 이야기는 끝이 나고 만다. 「시나가와 원숭이」도 마찬가지다. 자꾸만 자신의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 여자가 있다. 우여곡절 끝에 드러난 진실은 원숭이가 그녀의 집에서 이름표를 훔쳐갔기 때문이라는 것. 「하나레이 해변」과는 달리 일정 부분 매듭이 해소된 감은 있지만 이쪽 역시 다른 단편들과 같이 기이하게만 보인다. 하루키의 소설이라는 것은 대개 이런 식이다. 불가해한 것처럼 여겨지는 일이 벌어져도 당하는 쪽은 여간해서는 큰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도리어 그것에 천착해 제 삶을 팽개치기도 하고, 그런 과정에서 어떻게 해서든 타인에게 불편함을 주지 않으려 한다. 그들은 하나같이 자신이 겪어 온 삶에 있어 방관자인 동시에, 앞으로 만나게 될 사람들과 사건들에 대해서도 (무지막지할 정도로) 철저하게 일상의 공기에 그 흐름을 맡긴다. 소위 하루키 문학(이라고까지 부를 건 없지만)은 메타포를 숨겨 놓든 그렇지 않든 겉으로는 무미건조한 것이며 그 속에는 심리적 결핍, 무심함(과 책무) 그리고 서브컬처에서 오는(혹은 그쪽을 향하는) 특질이 있다. 그리고 거기에는 극한 상황에 도달하면 다시 돌아온다는(혹은 이 세계의 메커니즘이 무한히 되풀이된다는) 극즉반(極則反)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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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마실 19

· 신간_개취 2014. 8. 4. 12:36
구스타프 슈바브의 그리스 로마 신화 1 - 10점
구스타프 슈바브 지음, 조미영 옮김, 박희영 감수/느낌이있는책


구스타프 슈바브의 그리스 로마 신화 2 - 10점
구스타프 슈바브 지음, 조미영 옮김, 박희영 감수/느낌이있는책


구스타프 슈바브의 그리스 로마 신화 3 - 10점
구스타프 슈바브 지음, 조미영 옮김, 박희영 감수/느낌이있는책

냉면열전 - 10점
백헌석.최혜림 지음/인물과사상사

도쿄 기담집 - 8점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윤옥 옮김/비채

변신론 - 8점
고트프리트 빌헬름 라이프니츠 지음, 이근세 옮김/아카넷

사악한 디자인 - 8점
크리스 노더 지음, KAIST IT융합연구소 옮김/위키북스

백년법 - 상 - 8점
야마다 무네키 지음, 최고은 옮김/애플북스

백년법 - 하 - 8점
야마다 무네키 지음, 최고은 옮김/애플북스

북으로 가는 이주의 계절 - 8점
타예브 살리흐 지음, 이상숙 옮김/도서출판 아시아


수트라 - 10점
비구 범일 지음/김영사

루이 알튀세르의 이데올로기 - 8점
루크 페레터 지음, 심세광 옮김/앨피

그 죽음들은 오래도록 지속된다 - 8점
파트릭 펠루 지음, 양영란 옮김/갈라파고스

사전, 시대를 엮다 - 8점
오스미 가즈오 지음, 임경택 옮김/사계절

종횡무진 역사 - 10점
남경태 지음/휴머니스트

옛 거장들 - 8점
토마스 베른하르트 지음, 김연순.박희석 옮김/필로소픽


밤, 호랑이가 온다 - 6점
피오나 맥팔레인 지음, 하윤숙 옮김/시공사

자살 클럽 - 10점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지음, 임종기 옮김/열린책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 8점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윤새라 옮김/열린책들

니노미야 기획 사무소 - 8점
구로카와 히로유키 지음, 민경욱 옮김/엔트리(메가북스)

대프니 듀 모리에 - 8점
대프니 듀 모리에 지음, 이상원 옮김/현대문학

전체주의의 시대경험 - 10점
후지따 쇼오조오 지음, 이순애 엮음, 이홍락 옮김/창비

환경퍼즐 - 8점
폴 로빈스 외 지음, 권상철 외 옮김/한울(한울아카데미)

굿바이! 아메리카노 자유주의 - 8점
이병창 지음/도서출판 말

구름 읽는 책 - 8점
개빈 프레터피니 지음, 김성훈 옮김/도요새

자동차 디젤엔진의 구조 - 8점
정구섭 외 지음/GS인터비전

개선문 - 8점
에리히 마리아 레마르크 지음, 송영택 옮김/문예출판사

예루살렘 광기 - 8점
제임스 캐럴 지음, 박경선 옮김/동녘

E=mc² - 10점
데이비드 보더니스 지음, 김희봉 옮김/웅진지식하우스(웅진닷컴)

감정 교육 1 - 8점
귀스타브 플로베르 지음, 지영화 옮김/민음사

감정 교육 2 - 8점
귀스타브 플로베르 지음, 지영화 옮김/민음사

돌아온 희생자들 - 8점
스티븐 F. 코언 지음, 김윤경 옮김/글항아리

로쿠스 솔루스 - 8점
레이몽 루셀 지음, 오종은 옮김/이모션북스

증보 교감완역 난중일기 - 10점
이순신 지음, 노승석 옮김/도서출판 여해

거미집으로 가는 오솔길 - 10점
이탈로 칼비노 지음, 이현경 옮김/민음사

반쪼가리 자작 - 10점
이탈로 칼비노 지음, 이현경 옮김/민음사

나무 위의 남작 - 10점
이탈로 칼비노 지음, 이현경 옮김/민음사

존재하지 않는 기사 - 10점
이탈로 칼비노 지음, 이현경 옮김/민음사


교차된 운명의 성 - 10점
이탈로 칼비노 지음, 김운찬 옮김/민음사

어느 겨울밤 한 여행자가 - 10점
이탈로 칼비노 지음, 이현경 옮김/민음사

인문학은 자유다 - 8점
얼 쇼리스 지음, 박우정 옮김/현암사


영원의 철학 - 8점
올더스 헉슬리 지음, 조옥경 옮김, 오강남/김영사

세 도시 이야기 - 8점
박해천 외 지음/G&Press

앵그르의 예술한담 - 8점
장 오귀스트 도미니크 앵그르 지음, 이세진 옮김/북노마드


앙코르와트 - 10점
후지하라 사다오 지음, 임경택 옮김/동아시아

유대인의 역사 - 10점
폴 존슨 지음, 김한성 옮김/포이에마

천문을 담은 그릇 - 10점
양홍진 외 지음/한국학술정보

카렐 차페크 평전 - 8점
김규진 지음/행복한책읽기

이렌 - 8점
피에르 르메트르 지음, 서준환 옮김/다산책방

알렉스 - 8점
피에르 르메트르 지음, 서준환 옮김/다산책방

바이바이, 엔젤 - 8점
가사이 기요시 지음, 송태욱 옮김/현대문학

탁류 1 - 10점
채만식 지음, 에세이퍼블리싱 편집부 엮음/에세이퍼블리싱

탁류 2 - 10점
채만식 지음, 에세이퍼블리싱 편집부 엮음/에세이퍼블리싱

김유정 단편소설 10선 - 10점
김유정 지음, 에세이퍼블리싱 편집부 엮음/에세이퍼블리싱

李箱, 그 이상 - 10점
이상 지음, 에세이퍼블리싱 편집부 엮음/에세이퍼블리싱

사랑 1 - 10점
이광수 지음, 에세이퍼블리싱 편집부 엮음/에세이퍼블리싱


사랑 2 - 10점
이광수 지음, 에세이퍼블리싱 편집부 엮음/에세이퍼블리싱

꿈꾸는 책들의 도시 - 8점
발터 뫼르스 지음, 두행숙 옮김/들녘


유령 퇴장 - 8점
필립 로스 지음, 박범수 옮김/문학동네

사회주의 100년 1 - 10점
도널드 서순 지음, 강주헌 외 옮김/황소걸음

사회주의 100년 2 - 10점
도널드 서순 지음, 강주헌 외 옮김/황소걸음

태양 - 10점
요코미쓰 리이치 지음/작가마을

모스트 원티드 맨 - 8점
존 르 카레 지음, 김승욱 옮김/알에이치코리아(RHK)

페소아와 페소아들 - 10점
페르난두 페소아 지음, 김한민 옮김/워크룸프레스(Workroom)

조선평민열전 - 10점
허경진 지음/알마

문학의 아토포스 - 8점
진은영 지음/그린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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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슬립(전2권)』 스티븐 킹 (황금가지, 2014)

· 책_롱 2014. 7. 28. 17:30
  • 잭니콜슨 주연의 샤이닝! 묘한 섬뜩함을 주었던 영화였습니다. 꼬마 대니가 호텔에서 자전거를 타는 장면은 숨이 조여오는 느낌을 받았었죠.

    BlogIcon 아쫑 2014.07.30 14:03 신고
    • 킹이 아무리 큐브릭 영화를 싫어했다손 치더라도 참 잘 만든 작품이었습니다. 아마 영화 덕도 봤을 거예요ㅋ

      BlogIcon 아잇 2014.07.31 09:35 신고 DEL


닥터 슬립 1 - 8점
스티븐 킹 지음, 이은선 옮김/황금가지


두막 열병. '함께 갇힌' 사람들에 대한 증오감으로 발현되어 사소한 다툼, 환각, 폭력 행사, 최악에는 살인까지 벌어진다. 곱상한 문학 앞에 가운뎃손가락을 들어올린 『샤이닝』은 《데스티네이션》의 모태라 할 만한 가운데 먼 훗날 『닥터 슬립』까지 오며 어린 댄을 콜 시어에서 존 콘스탄틴으로 성장시켰다ㅡ 「I see dead people.」 → 「This is Constantine. John Constantine, Asshole.」 ……『샤이닝』의 후속작 치고는 전작에 비해 공포의 강도가 조절되어 있기도 하고, 또 킹 자신이 죽은 잭과 같은 경험(알코올 중독)을 했으며 이번에는 그의 아들이 그것을 극복하는 과정을 (굳이) 집어넣음으로써 어찌 보면 킹 스스로의 치유 일환으로 쓴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결과적으로 전작과 함께 보면 말랑말랑하다고 해야 할 듯도 하다. 『샤이닝』에서 킹은 무엇을 보여주었던가. 미친놈과 미친 재주를 가진 미친놈의 아들이었다ㅡ 원작자는 한숨을 쉬었을지언정 내 판단으로는 큐브릭의 영화도 꽤 괜찮았다고 생각한다(소설 『샤이닝』의 미친놈 이름은 잭이고 영화 《샤이닝》에 출연해 미친놈 역할을 한 남자 이름도 잭이며, 내가 영화의 백미로 꼽는 것은 웬디가 담배를 피우는 장면이다. 그녀 스스로도 개의치 않고 주위 사람들도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는 것이, 그게 그렇게 좋아 보일 수가 없었다). 어쨌거나 그 미친놈의 아들은 커서도 제 버릇 남 못 준 채 고급 기술 '샤이닝'을 한 번 더 발휘한다. 다만 『샤이닝』에서 잭을 고용해 일을 꾸민 것이 오버룩 호텔 자체였다면 『닥터 슬립』에서는 약간 모호해진다. 그러므로 공포란 익숙하지 않은 것에서 발생하지만 희한하게도 그 공포를 몰고 오는 자를 가장 친숙한 가족으로 설정했던 전작과는 다르다ㅡ 벌집에 손을 집어넣을 때의 기분을 기억한 채 이번에는 달큼한 꿀도 한 줌 집어 먹는다. 『닥터 슬립』은 샤이닝을 구사할 줄 아는 자들의 머릿수를 조금 더 늘리고, 거기에 요리사 딕과 217호실의 메이시 부인 등을 다시금 소환하고 있으며, 댄보다 더 강력한 샤이닝을 지닌 소녀 아브라를 짝지어주어 역시 샤이닝을 쓸 줄 아는 집단 트루 낫(true knot)과의 대결 구도를 만든다(어딘지 모르게 『조이랜드』의 냄새가 나고, 트루 낫이 다소 손쉽게 처리된 것이 아쉽다). 그리고 전작에서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었던 어린 댄은 멀리 떨어진 딕에게 구조 요청을 하고, 여기서는 성장한 댄에게 반대로 어린 아브라가 깜찍한 SOS를 보내면서부터(hEll☺) 이야기는 시작된다. 완결에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 걸린 이 '오버룩 2부작'은 그야말로 소설의 과거와 현재를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시작부터 불길했던 살아 움직이는 호텔 이야기는 펑크 냄새 물씬한 소설로 탈바꿈했고, 철저하게 고립된 일상의 공포를 뽐내던 것은 (당장은 모르지만) 영화 제작 예산을 한껏 부풀려 놓으며 다시 콜로라도의 오버룩에서 끝을 맺는다……. 『닥터 슬립』을 읽는 데에 『샤이닝』 읽기가 반드시 필요한 것만은 아닙니다, 라고는 해도 내가 보기엔 전작의 독서가 동반되어야 할 것만 같다. 아니면 차라리 『샤이닝』만이라도 읽어 보기를. 그러면 자연스럽게 꼬마 대니가 살이 쪘는지 키가 컸는지 여자관계는 무탈한지 궁금해질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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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마실 18

· 신간_개취 2014. 7. 23. 16:57

동남아의 이슬람화 1 - 6점
김형준.홍석준 엮음/눌민



레트로 마니아 - 8점
사이먼 레이놀즈 지음/작업실유령


아룬다티 로이, 우리가 모르는 인도 그리고 세계 - 8점
아룬다티 로이 지음, 노승영 옮김/시대의창


우리는 모두 별이 남긴 먼지입니다 - 10점
슈테판 클라인 지음, 전대호 옮김/청어람미디어


성학십도 - 8점
이황 지음, 홍원식 옮김/계명대학교출판부


공리주의 - 8점
존 스튜어트 밀 지음, 박상혁 옮김/계명대학교출판부


지식의 백과사전 - 10점
재클린 미튼 외 지음, 최윤희.박유진.이시은 옮김/지식갤러리


모르겐스테른 프로젝트 - 6점
다비드 카라 지음, 허지은 옮김/느낌이있는책


x의 즐거움 - 8점
스티븐 스트로가츠 지음, 이충호 옮김/웅진지식하우스(웅진닷컴)


스탠리 큐브릭 - 10점
스탠리 큐브릭 지음, 진 D. 필립스 엮음, 윤철희 옮김/마음산책


고전으로 분석한 춘추전국의 제자백가 - 6점
신동준 지음/인간사랑


크로포트킨 자서전 - 8점
표트르 알렉세예비치 크로포트킨 지음, 김유곤 옮김/우물이있는집


파리의 심판 - 10점
조지 M. 태버 지음, 유영훈 옮김/알에이치코리아(RHK)


This is Dali 디스 이즈 달리 - 6점
캐서린 잉그램 지음, 앤드류 레이 그림, 문희경 옮김/어젠다


This is Warhol 디스 이즈 워홀 - 6점
캐서린 잉그램 지음, 앤드류 레이 그림, 유지연 옮김/어젠다


이사야 벌린의 자유론 - 8점
이사야 벌린 지음, 헨리 하디 엮음, 박동천 옮김/아카넷


현실경제의 이해 - 6점
한상인.이승모.이동헌 지음/유원북스


재즈, 평범한 사람들의 비범한 음악 - 8점
에릭 홉스봄 지음, 황덕호 옮김/포노(PHONO)


만조의 바다 위에서 - 6점
이창래 지음, 나동하 옮김/알에이치코리아(RHK)


저항하는 섬, 오끼나와 - 8점
개번 매코맥.노리마쯔 사또꼬 지음, 정영신 옮김/창비


오감도의 탄생 - 6점
권영민 지음/태학사


우주 우표 책 - 8점
유어마인드 편집부 엮음/유어마인드


검은 피부, 하얀 가면 - 10점
프란츠 파농 지음, 노서경 옮김/문학동네


그리스의 끝, 마니 - 6점
패트릭 리 퍼머 지음, 강경이 옮김/봄날의책


정말 600만이 죽었나? - 6점
Richard E. Harwood 지음, 김현영 옮김/리버크레스트


미국 라티노의 역사 - 8점
후안 곤살레스 지음, 최해성 외 옮김/그린비


레드 마켓, 인체를 팝니다 - 10점
스콧 카니 지음, 전이주 옮김/골든타임


리스크학이란 무엇인가 - 8점
사카이 야스히로 외 지음, 다치바나키 도시아키 외 엮음, 백계문 옮김/한울(한울아카데미)


박찬석의 세계지리 산책 1 - 6점
박찬석 지음/이신


박찬석의 세계지리 산책 2 - 6점
박찬석 지음/이신


비독 소사이어티 - 8점
마이클 카프초 지음, 박산호 옮김/시공사


탐욕 경제 - 8점
쑹훙빙 지음, 홍순도 옮김, 박한진 감수/알에이치코리아(RHK)


사물과 마음 - 8점
살만 악타르 지음, 강수정 옮김/홍시


역사 앞에 선 미술 - 8점
엘루아 루소 외 지음, 이희정 옮김/솔빛길


재평가 - 10점
토니 주트 지음, 조행복 옮김/열린책들


사람의 산 우리 산의 인문학 - 6점
최원석 지음/한길사


산업경관의 탄생 - 8점
박배균.장세훈.김동완 엮음/알트


사회를 구하는 경제학 - 6점
조형근.김종배 지음/반비


신자유주의의 위기 - 8점
제라르 뒤메닐.도미니크 레비 지음, 김덕민 옮김/후마니타스


1.4킬로그램의 우주, 뇌 - 6점
정재승.정용.김대수 지음/사이언스북스


일반경비원 신임교육 - 8점
배철효 외 지음/진영사


작품 - 8점
에밀 졸라 지음/일빛


맨해튼의 열한 가지 고독 - 8점
리처드 예이츠 지음, 윤미성 옮김/오퍼스프레스


TV 속 세트를 짓다 - 8점
양승헌 지음/두성북스


블러디맨 - 6점
슈 에지마 지음, 양윤옥 옮김/소담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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