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센스 부정선거 도감』 프로파간다 편집부 (프로파간다, 2015)

· 책_롱 2015. 6. 7. 13:43

에센스 부정선거 도감 - 10점
프로파간다 편집부 엮음/프로파간다


정선거란 뭐냐. 부정한 방법으로 선거를 치른다는 뜻풀이는 물론이거니와, 주로 독재자들의 집권 연장에 맞닿아 있다는 특징이 있다. 때로는 사전 선거운동, 금권 선거, 투표함 바꿔치기, 개표 부정, 관건 선거, 유령 투표, 흑색선전, 막걸리 선거, 릴레이 투표, 등등 수많은 신조어와 파생어를 만들어내기도 한다(십당오락(十當五落)이라는 말도 있는데, 10억을 쓰면 당선되고 5억을 쓰면 낙선한다는 뜻이다. 본래 하루에 4시간 자면서 공부하면 대학에 붙고 5시간을 자면 떨어진다는 뜻의 사당오락(四當五落)이라는 신조어에서 파생된 말). 이런 방식의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부정한 선거 행태는 소위 양심선언 없이는 겉으로 드러나기 힘든 법이다. 더욱이 현재 한국사회의 현실로 보건대 과거부터 이어져왔던 폐단이 하루아침에 사라지기란 요원하게만 보인다. 정의로운 사회 구현을 위해 바르지 못한 것을 세상에 알리고자 결심한 사람들이 피해를 보는 경우가 꽤 많이 있었던 까닭이다. 물론 그 반대급부도 있다. 이미 다 알려진 사실이지만 『에센스 부정선거 도감』에 따르면, 1992년 당시 얼마 전까지 법무부 장관이던 김기춘과 부산시장, 부산시교육감, 부산지검장, 부산기무부대장, 부산경찰청장 등이 모인 '초원복집 사건' 이후, 김기춘은 그 후로 12년간 국회의원을 지냈고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발탁되었으며, 당시 부산경찰청장은 이후 국정원 차장을, 당시 부산지검장은 이후 헌법재판소 재판관이 되기도 했다(이런 판국이니 1956년 도의원 선거 환표 사건을 폭로한 박재표 순경과 같은 사람들조차 없었다면!). 책에는 부정선거와 그 유형, 번뜩이는 기법(!), 부정선거를 폭로하거나 그에 가담한 인물들에 대한 너저분한 역사가 실려 있다. 등록 방해(후보자가 제출한 등록 서류를 꼬투리 잡아 출마를 막는다), 환표(換票, 상대 후보 표를 자기편 표로 바꾼다), 피아노표(기표된 투표용지 다른 칸에 인주를 묻혀 무효표로 만든다), 유령투표(어린이, 사망자, 행불자 등 가공의 인물을 유권자로 만들어 대리 투표한다), 그리고 닭죽 사건(야당 참관인에게 수면제를 탄 닭죽을 먹여 잠들게 한 사건)이나 대선 자금 불법 모금(특히 '차떼기 사건'이 유명하다), 후보자 사퇴 매수(후보자에게 금품을 제공해 사퇴를 유도한다) 등 갖가지 방법이 동원된 부정선거의 유형을 담았다. 물론 지난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 사건과 더불어 통합진보당 부정 경선 사건, 미등록 선거사무소 운영과 같은 최근의 일들도 있다. 부정선거의 기법은 나날이 진보하고 있고 또 오늘날에도 버젓이 존재하는데, 시대상과 여건에 따라 그 변천을 보자면 가히 혀를 내두를 만하다. 훗날 내용을 보완해 보다 더 자세한 사건의 내막과 후속처리까지 담긴 책을 펴낸다면 더욱 좋겠다는 생각이다. (말미에 '부정선거 고사 문제지'가 있으니 본문을 잘 숙지한 다음 도전해보시라)






이미지 출처: 출판사 홈페이지 http://graphicmag.co.kr/wordpress/?p=1637



posted by 아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