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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 올림픽

『시드니!』 무라카미 하루키 (비채, 2015) 시드니! -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권남희 옮김/비채 시드니 올림픽 관전기. 일단 개막식을 볼까나. 11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스타디움에, 전혀 트집 잡을 것이 없다고 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화장실에라도 가려고 하면 '죄송합니다'를 연발해야 하는 상황이 연출된다. 좌석과 좌석 사이가 비좁아서일까? 그래서 되도록 화장실에 가지 않도록 볼일도 미리 보고 맥주도 참는다고 했다. 나 역시도 여러 해 전 스이도바시의 도쿄돔에서 자이언츠와 호크스의 경기를 볼 때 그랬다. 좌석 옆 통로마다 맥주를 파는 분들이 수시로 지나다니는 바람에 계속해서 맥주를 들이키긴 했지만 그때마다 화장실에 가고 싶어져서 경기 후반에 들어서는 아예 아무것도 입에 대지 않았었다. 하루키는 곳곳에 화장실이 많다는 이유로 맥주 마시기 좋은.. 더보기
『박쥐』 요 네스뵈 (비채, 2014) 박쥐 - 요 네스뵈 지음, 문희경 옮김/비채 특정 시리즈물의 첫 작품을 건드린다는 것은 꽤나 즐거운 일임에 틀림없다. 어딘지 모르게 제어하기가 힘들어 보이는 인물들, 다소 다듬어지지 못한 호흡, 복잡함을 택하기보다는 과감히 밀고 나가는 거친 박력. 확실히 『박쥐』에서의 해리는 지금까지 출간된 『스노우맨』이나 『레오파드』에서와는 달리 작가 스스로가 말하듯 통제 불가능한 느낌에 가깝다. 그가 처음 본 여자에게 스스럼없이 말을 걸고 꾀는 모습은 후속작들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것이고(그녀들을 낙담하게 만드는 짓거리 역시) 더군다나 낯선 자들과 금세 말을 터 친구처럼 지내는 모양새는 상상도 할 수 없었다. 조금 더 어리고, 상처를 덜 받고, 무언가를 속속들이 알 수 없는 젊은이들은 다 이런 모양이지ㅡ 물론 상..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