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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3부작

『뉴욕 3부작』 폴 오스터 (열린책들, 2006, 보급판) 홈런성 타구로 시작해서 플라이아웃으로 끝난다는 기분, 혹은 이 3부작의 실체는 결국 클리셰가 아닌가 하는 느낌을 받을는지 모르겠으나, 수록된 세 편의 작품을 관통하는 것은 쫓기는 자라기보다는 숨어있는 자라서, 인간들이라기보다는 유령들이라서 ㅡ 작품의 의미를 어떻게 변주하여 끌어낼 것인가에 그 포인트가 있다고 여겨진다. 이 판단에 의해 『뉴욕 3부작』은 인물들의 헤맴의 정점에서 자칫 병리적이기도 한 삶의 문제를 어떻게든 우리의 사고 반경 안으로 이동시키고자 하는 의지를 볼 수 있게 한다. Q. 내(삶)가 마음에 들지 않는데 어째서 계속 살고 있는 건가? 1) 시간을 때우기 위해. 2) 어쨌든 별것 아닌 일이므로. 3) 이건 그저 삶일 뿐이니까. 「유리의 도시」의 공간 중 하나인 센트럴 역에서 한 여자는 마.. 더보기
『소설』 제임스 미치너 (열린책들, 2006) 올해(2011) 읽은 어느 기사에는 두 소설을 비교하여 전개시킨 부분이 있었는데 그것은 이런 식이었다. ‘폴 오스터가 쓴 『뉴욕 3부작』은 한 인물에게서 여러 인물이 겹치는 과정에서 자기를 찾는 구도가 보인다면, 제임스 미치너(『소설』)는 작가 자신을 네 명의 등장인물로 나눈 셈이다.’ 공공 도서관 사서가 어린 셜리 ㅡ 이본 마멜 ㅡ 에게 해준 말은 더욱 농밀하다. 「(…) 그게 바로 소설이란다. 서로의 꿈을 교환하는 것…….」 이 작품은 나에게 부적과도 같은 것인데 연유는 이러하다. 일본에 있을 때 카미야(神谷)라는 오십 줄의 양반과 경마장엘 간 적이 있다. 그가 내게 말했다. 「태어나서 처음 산 빗나간 마권을 지갑에 가지고 있으면 교통사고를 막아주는 부적이 되는 거야.」 그때문은 아니지만 나는 지금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