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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손

『A 케어』 구사카베 요 (민음사, 2013) A케어 - 구사카베 요 지음, 현정수 옮김/민음사 [스포일러 있음] 일전에 SNS를 통해 어느 의사의 인턴 시절 경험담을 들을 수 있었다. 응급 환자에게 20분 가까이 심폐소생술을 하고 있던 그에게 여성 하나가 다가와 말했다. 「저 사람은 어차피 죽을 것 아니냐, 그보다는 열이 펄펄 나는 우리 아들 쪽이 더 응급 아닌가.」 이런 사람은 무척이나 많기 때문에 새삼 놀랄 것도 없다는 의사의 고백에서 씁쓸한 자조를 느끼게 된다. 그러나 일견 심폐소생술을 받고 있던 환자가 가망이 없다 하더라도 아이의 어머니와 같은 말을 입 밖으로 꺼낸다는 것은 상당히 무섭기도 하다. 가망이 없으면 버리고 나머지 가능성에 온 힘을 쏟아야 하는가. 이 『A케어』는 이미 국내에 출간되어 있는 『신의 손』을 통해 안락사를 이야기했던 .. 더보기
『신의 손(전2권)』 구사카베 요 (학고재, 2012) 신의 손 1 - 구사카베 요 지음, 박상곤 옮김/학고재 「안락사를 시행하는 의사에게는 '까다로운 치료를 빨리 끝내고 싶다'는 잠재의식이 있다.」 「환자의 고통을 방치하는 것이야말로 이기심이다. '죽지 마'라는 말이 때로는 '죽어'라는 말보다 더 가혹할 수도 있다.」 존엄사보다 안락사라는 말은 어쩐지 거부감이 들기도 한다. 죽음을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사회 분위기 조성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신의 손』은 문체와 단어구사는 평이한 편이고 때로는 진부한 표현도 눈에 띈다. 또 극 흐름이 원활치 않은 부분도 있으며 참으로 조악한 설정이라는 느낌이 들 때도 있지만, 죽음이라는 화두와 왜 안락사인가 하는 물음에 접근하는 스릴러 요소가 더해져 근사한 의학 미스터리가 되었다(어쩌면 '의학'보다 더 큰 범주에 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