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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대문

『낯익은 타인들의 도시』 최인호 (여백, 2011) 낯익은 타인들의 도시 - 최인호 지음/여백(여백미디어) 주인공 K는 그 이니셜처럼 삼진 아웃을 당하지는 않는다_아내와의 전야제에서도_K1과 K2의 합체에서도. K의 도시는 타인과 내가 교차하는 절벽이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본다_아내는 아내가 아니고_딸은 딸이 아니고_강아지는 강아지가 아니라고 느끼는 K는 K가 아니라고. 영화 《파란 대문》의 한 장면_진아가 모래에 파묻혀 있던 그 모습이 생각난다. 자신만의 세계에 갇혀 있지만 그것은 자신을 밖으로 드러내는 것이라는 동의어로 보였던 그 얼굴을. 더보기
『짐승의 길(전2권)』 마쓰모토 세이초 (북스피어, 2012) 누군가는 그렇고 그런 치정을 다룬 B급소설이라고 할는지도. 그래도 어쩔 수 없다. 일단 재미있으니까. 나는 트릭을 풀고 범인을 밝혀내는 것보다 이쪽이 훨씬 세련됐다, 뭐 그런 생각이다. ‘이야기’가 있잖나. 단 한번이라도 이름이 언급된 인물은 책동의 기미를 보이고, 나라도 그럴 수 있으려나, 하는 ‘텍스트 vs(and) 현실’의 일말의 끈이 있으니까 말이다. 집에 병자가 없었으면 좋겠다는 다미코의 생각은 나도 (경험해봐서)안다. 그래서 얼마든지 실현 가능성이 있다는 충분조건이 구비되어 있다. 단, 저 뒤에서 ‘노인의 고독’(하권 p.300)을 깨달았다면 남편의 고독 또한 알아줬으면 하는 마음 또한 생긴다 ㅡ 어느 쪽이건 그녀가 씁쓸해지기만 하지만 역시 세이초의 여성 심리묘사는 탁월하다 못해 정말이지 천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