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라 료 썸네일형 리스트형 『안녕, 긴 잠이여』 하라 료 (비채, 2013) 안녕, 긴 잠이여 - 하라 료 지음, 권일영 옮김/비채 나는 하세 세이슈의 『불야성』을 읽던 때를 기억하고 있다. 신주쿠는 등장인물들을 지켜주는 가이아처럼 여겨진다고 내뱉었던 말이 떠오른다. 실제로 그곳에서 일 년간 살아 보니 처음 발을 들이밀 때와는 달리 점점 집 밖의 아스팔트가 내 발을 끌어당기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 때가 있는 것이다. 그것은, 북한산에 오르면 모텔 불빛과 교회 십자가밖에는 보이지 않는다던 어느 철학자의 말과 일맥상통하는 곳이 있다. 우리가 발붙이고 있는 땅은 아감벤이 언급했던 도시(city)가 아닌 수용소(camp)라는, 시쳇말로 개 같은 기분이 그때는 절실히 통했던 것이다. 그렇다면 하라 료의 경우는 어떨까. 나는 그에게 원한 감정 비슷한 무언가가 있다. 억하심정이라 하는 편이 ..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