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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피파 마피아』 토마스 키스트너 (돌베개, 2014) 피파 마피아 - 토마스 키스트너 지음, 김희상 옮김/돌베개 올해 열린 브라질 월드컵을 필두로 각각 2018년과 2022년 월드컵 개최국에 선정된 러시아와 카타르, 또 얼마 전 불거진 가나축구협회의 승부조작 모의까지. 못된 습벽은 끝이 나질 않는다. 월드컵은 가죽 공 하나를 두고 펼쳐지는 지상 최대의 비즈니스임에 틀림없으며 동시에 헤아리기도 힘든 거래와 뒷돈이 오가는 복마전이다. 책에서 키스트너는 국제축구연맹 FIFA의 회장 제프 블라터(Sepp Blatter)를 '작은 덩치의 축구 카이사르'로 깎아내리는데, 그에 의하면 FIFA 수뇌부는 늘 개최국이 마지막 4강에 들도록 일을 꾸며왔다. 대회 분위기는 물론이거니와 돈벌이에도 좋기 때문이란다. 실제로 개최국이 조별 예선에서 탈락한 예는 극미하다(수십조 원의.. 더보기
『나보코프의 러시아 문학 강의』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을유문화사, 2012) 나보코프의 러시아 문학 강의 -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지음, 이혜승 옮김/을유문화사 「창조의 권리만큼 중요한 것이 비평의 권리다.」 이 뒤로는 '이것은 사고의 자유, 표현의 자유가 줄 수 있는 가장 풍요로운 선물……'이란 말이 붙는다. 지당하고 지당한 말이다. 거기다가 나는 대부분의 쾌감은 사물과 추상의 사후 해석에서 온다고 믿기 때문에 비평의 권리와 자유야말로 인간 감정을 히말라야 산맥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고 본다. 일단 역사와 달리 문학은 사건이 어떻게 진행되었는가보다는 왜 그렇게 되어야만 하는지를 보여줄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더욱 해석의 여지가 풍부하다. 이 문학적인 서사로 보건대 문학과 비문학을 구분하는 것 자체도 고역이거니와 대체 우리로 하여금 어떤 것을 문학으로 간주하도록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 더보기
『동물농장』 조지 오웰 (펭귄클래식, 2008) 러시아의 스탈린은 언급하지 않아도, 그리고 그 상황과 들어맞고 있어도 『동물농장』은 자체로서 매력적이고 흥미로운 요소들을 충분히, 너무 많이 갖추고 있다 ㅡ 이야기는 진행되면서 계층이 나뉘고, 그 계층은 또 다른 단계로 구분되어진다. 혁명의 슬로건 아래 두 젊은 수퇘지 스노볼과 나폴레옹, 그리고 복서라는 말(바보스럽게 충성스런)로 표현되는 그들의 동물농장은 원초적인 불편함을 탐구하며 무서운 진실과 힘을 역설해준다 ㅡ 결말에서 돼지의 얼굴과 인간의 얼굴이 섞여지는 장면은 클라이맥스이자 새로운 동물농장의 출발이 된다. 또한 지극히 민주주의적인 다수결이지만 그것은 무지의 다수이며(왜 '평화의 댐'이 떠오를까), 죽음을 앞둔 돼지 메이저의 꿈에서 시작되는 혁명이라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게도 불쾌한 혁명이 되고 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