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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베르토 볼라뇨

『참을 수 없는 가우초』 로베르토 볼라뇨 (열린책들, 2013) 참을 수 없는 가우초 - 로베르토 볼라뇨 지음, 이경민 옮김/열린책들 혼돈에는 일정한 규칙이 없다. 혼돈 그 자체가 하나의 질서인 탓이다. 볼라뇨와 매한가지로 지금은 죽고 없는 일본의 어느 작가에 의하면 그는 예술을 공공의 미로 보았다. 문학이 우리 머리끄덩이를 잡고 선배연하는 걸 고깝게 볼 필요가 없다는 것은, 어찌 보면 요란뻑적지근한 그 문학의 혼돈에 체계적인 혼돈스러움, 즉 일종의 그것만의 질서를 부여하는 일일는지도 모르겠다. 그 앞에는 리트머스 시험지처럼 다종다기하면서도 '참을 수 없는' 문학을 향한 용기가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강렬하게 읽히는 단편 「짐」에는 문학을 하려는 짐과 길가에서 불쇼를 하는 남자 그리고 횃불에 빠진 짐을 뜯어말리는 '나'가 등장하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짐이 아.. 더보기
『제3제국』 로베르토 볼라뇨 (열린책들, 2013) 제3제국 - 로베르토 볼라뇨 지음, 이경민 옮김/열린책들 나치와 전쟁이란 명제라면 우리는 이미 소설 『나치와 이발사』나 영화 《버디》와 같은 매개체를 통해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그것들로 인해 충분히 악마 같은 소설과 영화들을 접했으면서도 늘 (어떤 의미에서건) 전쟁과 상흔에 대해 이야기하고 해석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러나 ㅡ 인간이 꿈의 실현을 욕망한다지만 실은 그 욕망 자체를 욕망하고 있는 거라면 어떨는지. 그런 측면에서라면 소설 속 찰리의 대사가 의미심장해질 수밖에 없는 것은 빤한 일일 것이다. 그는 친구의 집을 찾다가 작고 까만 개를 치어 죽인다. 우도는 전에 봤던 개인지 유기견인지 어떻게 확신할 수 있느냐고 묻지만 찰리의 대답은 실로 무시무시하다. 「차에서 내려서 자세히 살펴봤거든. 같은 놈.. 더보기
『야만스러운 탐정들(전2권)』 로베르토 볼라뇨 (열린책들, 2012) 야만스러운 탐정들 1 - 로베르토 볼라뇨 지음, 우석균 옮김/열린책들 문학은 무죄다. 더보기
『칠레의 밤』 로베르토 볼라뇨 (열린책들, 2010) 칠레의 밤 - 로베르토 볼라뇨 지음, 우석균 옮김, 알베르토 모랄레스 아후벨 그림/열린책들 꼭 칠레를 90도로 회전시킨 모양 같다_아후벨의 '가슴을 짼 사제가 탄 핏빛 배' 표지. 삶이 무슨 소용이 있고 책이 무슨 소용이 있겠어, 그저 그림자일 뿐인데_당신이 바라보고 있던 그 그림자들처럼요?(p.63) 더보기
『W 또는 유년의 기억』 조르주 페렉 (펭귄클래식, 2011) ① 작가 로베르토 볼라뇨는 「음경이 발기했을 때 길이가 적어도 30센티미터는 되는 사람들이 자기 얘기를 쓰는 한, 나는 자서전에 대해서는 어떤 반감도 갖지 않는다.」라고 했다. 그럼 조르주 페렉은? ② 유년기에 대한 기억이 없지만 차례차례 하나씩 끄집어내는 페렉의 서술에, 우리는 거기에 조금은 낯설게 빠져든다. 그러므로 얼마간은 의심해보지 않을 수 없다. ③ W에는 승패는 필요 없고 운이라는 요행이 난무하지만 실은 그것보다 곪아터진 상처만이 더쳐갈 뿐이다. ④ 유년의 기억이 과연 W와 어떤 연관이 있는 것인지를 발견하기란 쉽지 않다. ⑤ 작가가 처음 연재할 때 ‘꿈’이 가득한 소설이라고는 했지만 대체 W에 꿈이 어디 있단 말인가? ⑥ 볼라뇨의 말대로 페렉이 30센티미터의 발기된 음경을 소유했건 그렇지 않..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