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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문화 유전자 전쟁』 칼레 라슨, 애드버스터스 (열린책들, 2014) 문화 유전자 전쟁 - 칼레 라슨 & 애드버스터스 지음, 노승영 옮김/열린책들 과학적 진보는 이렇게 일어난단다. 이러한 패러다임의 전환은 거의 언제나 정치적 혁명처럼 추잡하고 혼란스럽고 너저분한 과정이며 악의에 찬 폭동처럼 전개된다.(p.271) 칼레 라슨에게 빌어먹을 카트1가 없었다면 아마도 이런저런 실험과 이야깃거리, 흥미로운 각성 촉구의 방법 등은 생기지 않았을 것이다. 그는 대학의 경제학과가 돌아가는 꼴이 경찰국가를 빼닮았다며 신고전경제학(neoclassical economics)의 성벽을 무너뜨리고 싶어 한다ㅡ 추측하건대 기존의 경제학자들은 이 『문화 유전자 전쟁』을 과격한 잡지로 볼지도 모른다. ……커피 한 잔을 손에 든 교수가 경제학 수업을 하기 위해 강의실로 들어선다. 그러고는 묻는다. 「이.. 더보기
『철학자와 하녀』 고병권 (메디치미디어, 2014) 철학자와 하녀 - 고병권 지음/메디치미디어 철학을 두고, 누군가는 딜레마와 모순들에 관해 생각하는 방법이라 했고 또 다른 누군가는 그저 철학자들이 하는 일이라고 털어놓았다. 실로 다양한 철학자와 철학 방식들이 존재하지만 그렇다고 그들이 하고 있는 일이 철학이 아니라고는 말할 수 없다는 뜻이란다. 자, 어느 쪽이든 좋다. 딜레마와 모순에 대해 다종다양한 방식으로 '행동하는 철학'을 보여준다면. 고병권은 책의 시작에서 이렇게 설명한다. 참된 철학자는 현실로부터의 도피가 아니라 현실이 중단된 곳, 누구도 뛰어들고 싶지 않아 하는 지옥으로 걸어 들어가는 것이라고 말이다. 왜? 바로 그곳에 지금의 현실과 다른 현실을 만들어낼 재료가 있기 때문이다(p.20)ㅡ 아이웨이웨이도 비슷한 말을 했다(「우리가 현실의 일부인.. 더보기
『어용사전』 박남일 (서해문집, 2014) 어용사전 - 박남일 지음/서해문집 까딱하다간 불온서적 딱지가 붙기 십상. (책엔 없지만)'아빠'라는 단어는_엄마를 임신시켜 나를 낳게 한 남자_이런 식. 가볍고 무거운 시사 상식 사전 한 권을 읽은 기분_다소 억지스러운 곳도 있고 거친 부분도 있고_대개 말[言]의 두려움을 알기에 더욱 더 그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으면 안 되는 것들. ex)'금연'_흡연자가 담배 끊기보다 국가가 세금 끊기가 더 어렵다고 솔직히 말하라_생산이 없으면 소비도 없다_담배 생산 중단을 요구하면 혹자는 마약처럼 음성적인 불법 공급이 횡행할 것이며 이를 단속하는 데 많은 비용이 낭비될 것이라 한다_그렇다면 마약의 음성적 거래를 막기 위해서 마약 공급을 합법화하는 게 나은가?(p.364) 하여간 유익하고 실용적인 책. 더보기
『밤이 선생이다』 황현산 (난다, 2013) 밤이 선생이다 - 황현산 지음/난다 철학이 무엇인지에 관한 농담 하나 말해주겠다. 데이트 약속이 잡힌 한 청년이 아버지에게 조언을 구했다. 「아빠, 정말 긴장돼서 그러는데요, 갑자기 말이 막히면 무슨 이야기를 해야 될까요?」 아버지는 말한다. 「아들아. 3F가 있단다. 음식(food), 가족(family), 철학(f(ph)ilosophy)을 말하는 거지.」 그러자 아들이 말한다. 「알았어요, 꼭 기억할게요.」 그렇게 아들은 데이트를 하러 나갔고, 저녁을 먹은 후 자동차 안에서 데이트를 즐기게 되었다. 그러다 정적이 찾아왔고, 아들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궁리한다. 이가 덜덜 떨릴 지경이었다. 아하, 아버지의 조언을 떠올려 보자. 「그런데 메리, 아스파라거스 좋아해?」 「글쎄, 별로 안 좋아해.」 「그럼 .. 더보기
『내가 고양이를 데리고 노는 것일까, 고양이가 나를 데리고 노는 것일까?』 솔 프램튼 (책읽는수요일, 2012) 내가 고양이를 데리고 노는 것일까, 고양이가 나를 데리고 노는 것일까? - 솔 프램튼 지음, 김유신 옮김/책읽는수요일 누구나 몽테뉴에 입문할 수 있고 『에세(essais)』를 찾아 봐야겠다는 생각을 할 수는 있지만 프램튼의 이 책으로 우리는 한껏 기대를 품은 채 더 기쁘고 더 달뜬 마음으로 몽테뉴를 접할 수 있다(진실로 나의 경우가 그렇다). 오늘날의 생각으로 보건대 몽테뉴는 하기 좋은 말로 '열린 생각' 혹은 '트인 생각'의 소유자라는 것이 자명한데, 프램튼이 적은 것을 발췌해 보자면 이렇다. 「인간과 동물은 비슷한 면이 많다. 그래서 우리는 여자들끼리 머리채를 붙들고 싸우는 모습을 '고양이 싸움'이라 표현하기도 하고, 팔을 크게 벌려 포옹하는 것을 '곰 같은 포옹'이라 말하기도 한다. 자신이 '새대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