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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업 사회』 구도 게이, 니시다 료스케 (펜타그램, 2015) 무업 사회 - 구도 게이.니시다 료스케 지음, 곽유나.오오쿠사 미노루 옮김/펜타그램 청년들이 노년층에 비해 월등히 많았고 지속적인 성장세가 보이던 때. 열심히 노력하면 분명 지금의 고생을 보상받을 수 있으리라. 그러한 믿음이 청년들의 가난과 무직을 미덕으로까지 보이게 했던 시절은 이미 흘러갔다. 특정된 직업 없이 파트타임으로만 생계를 유지하는 프리터 쪽의 수입이 대기업에 입사한 사회 초년생의 연봉보다 더 낫다는 이야기가 있었을 정도이니 말이다. 심지어 나조차도 일본에서의 일 년간의 생활에서 (순수하게 경제적인 개념으로만 보자면) 느낀 것은, 이렇게 파트타임만 평생 할 수 있다면 먹고사는 걱정은 전혀 하지 않아도 될 것만 같다는 것이었다(당시 나는 두 개의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고 한 달 총수입은 최소 2.. 더보기
『김광석 우리 삶의 노래』 김용석 (천년의상상, 2016) 김광석 우리 삶의 노래 - 김용석 지음/천년의상상 가수. 노래하는 노동자. 사람. 사람들의 노래를 부르는 사람. 김광석을 위한 이야기를 김용석은 이렇게 시작한다. 그리고 여기에 한 가지를 더 붙일 수 있겠다. 김광석은 우리였다고. 얼마 전 그가 남긴 멜로디에 노랫말을 붙여 발표하는 기획을 접한 적이 있었다. 그런 만큼 시간이 흘러도 그가 우리 곁에 놓아둔 흔적들은 여전히 유효하다(개인적으로는 가사를 덧붙이지 않고 그저 그대로 두었으면 하는 마음이 강하긴 했으나). 김광석이 노래하는 음악뿐 아니라 특히 노랫말에 있어서는 아무리 시간의 틈이 있다 한들 우리 삶 곳곳을 파고든다. 본문을 인용하자면 이런 식이다. 「'몇 시야?'라는 평범한 질문을 살짝 비틀어 '시간이란 뭘까?'라고 묻는 순간 모든 게 확 달라진.. 더보기
신간마실 48 세계를 집어삼키는 검은 기업 - 클라우스 베르너 로보.한스 바이스 지음, 김태옥 옮김/숨쉬는책공장 스타타이드 라이징 1 - 데이비드 브린 지음, 최용준 옮김/열린책들 스타타이드 라이징 2 - 데이비드 브린 지음, 최용준 옮김/열린책들 위대한 영화감독들 A To Z - 앤디 튜이 그림, 매트 글라스비 글, 유안나 옮김/시그마북스 서프라이즈 : 사건편 - MBC 신비한TV 서프라이즈 제작팀 지음/MBC C&I(MBC프로덕션) 서프라이즈 : 인물편 - MBC 신비한TV 서프라이즈 제작팀 지음/MBC C&I(MBC프로덕션) 미스테리아 4호 - 미스테리아 편집부 엮음/엘릭시르 기록시스템 1800.1900 - 프리드리히 키틀러 지음, 윤원화 옮김/문학동네 우리들의 반역자 - 존 르 카레 지음, 남명성 옮김/알에이치.. 더보기
『시드니!』 무라카미 하루키 (비채, 2015) 시드니! -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권남희 옮김/비채 시드니 올림픽 관전기. 일단 개막식을 볼까나. 11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스타디움에, 전혀 트집 잡을 것이 없다고 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화장실에라도 가려고 하면 '죄송합니다'를 연발해야 하는 상황이 연출된다. 좌석과 좌석 사이가 비좁아서일까? 그래서 되도록 화장실에 가지 않도록 볼일도 미리 보고 맥주도 참는다고 했다. 나 역시도 여러 해 전 스이도바시의 도쿄돔에서 자이언츠와 호크스의 경기를 볼 때 그랬다. 좌석 옆 통로마다 맥주를 파는 분들이 수시로 지나다니는 바람에 계속해서 맥주를 들이키긴 했지만 그때마다 화장실에 가고 싶어져서 경기 후반에 들어서는 아예 아무것도 입에 대지 않았었다. 하루키는 곳곳에 화장실이 많다는 이유로 맥주 마시기 좋은.. 더보기
『도덕적 불감증』 지그문트 바우만, 레오니다스 돈스키스 (책읽는수요일, 2015) 도덕적 불감증 - 지그문트 바우만.레오니다스 돈스키스 지음, 최호영 옮김/책읽는수요일 지금,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 얼굴을 빼쏜 악은 어떤 악마인가. 그것은 자먀찐, 불가코프, 오웰 등의 악마처럼 주소와 본부와 집행부를 가진 악마가 아니며 신도들을 소집해 기도문을 낭독할 신전을 가진 악마도 아니다. 그것은 일종의 DIY, 즉 '우리가 손수 만든' 악마이다.(p.51) 특히 단편적(단속적) 텍스트, 이미지, 영상들로 넘치는 오늘날,ㅡ바우만이 인용한 표현을 써 보자. 「만약 에밀 졸라가 오늘날 텔레비전 카메라 앞에 서서 드레퓌스 사건에 대한 의견을 말해야 한다면 그에게는 '나는 고발한다'라고 고함칠 시간밖에 주어지지 않을 것이다.」ㅡ(익명성의 침식과 더불어)데카르트의 경구는 '나는 관찰된다, 고로 나는 존재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