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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10년

『독서에 관하여』 마르셀 프루스트 (은행나무, 2014) 마르셀 프루스트 : 독서에 관하여 - 마르셀 프루스트 지음, 유예진 옮김/은행나무 백수 인권 선언이란 것이 있는데, 그중 제7조 항목에 이런 말이 있다. 「백수는 문화생활에 자유롭게 참여하고 예술을 향유할 권리가 (...) 사회는 백수의 문화생활 진작을 위해 노력할 책무가 있다.」 나도 백수이긴 하나, 또 하물며 백수라 해도 문화생활을 누릴 만한 정신적 여유는 가져야 온당하다. 특히 나는 책에 대해서는, 그것은 모든 이에게 열려있는 공공의 미(美)라고 보고 있다. 그러나 프루스트가 독서에 관해 설파한 것과 달리 내겐 '잃어버린 10년'이 존재한다. 십대 중반부터 이십대 중반 즈음까지, 교과서와 강의에 쓸 것이 아니면 책을 거의 읽지 않았다. 읽지 않았다는 것은 두루뭉술한 표현이어서 더 정확히 말하자면 단.. 더보기
『강대국의 경제학』 글렌 허버드, 팀 케인 (민음사, 2014) 강대국의 경제학 - 글렌 허버드 & 팀 케인 지음, 김태훈 옮김/민음사 전반적으로 다소 낙관적이고 다소 보수적이랄까(너무 거시적이어서 그럴지도). 물론 현실적이기도 하다ㅡ 미국이라는 나라에 대해서는 한 수 접고 들어가므로. 책은 로마의 붕괴나 일본의 잃어버린 10년 등을 사례로 들며 현대의 재정 문제를 꼬집는데, 일단 지금 현실을 보자. 미국의 실업수당 신청 건수가 지난 몇 년보다 낮아진 것의 이면에는 다른 거품이 있는 게 아닐까? 미국의 경기는 회복하고 있는 것일까? 달러의 노후대책은 잘 이루어지고 있는 것일까? 주가 상승은 결국엔 착시적 허울이 아닐까? 실업자들이 경기 회복에 참여하고 있기는 한 것일까? 중국이나 유로의 움직임은? 물론 이러한 물음들은 유의미해 보이기도 하고 동시에 이 책에서 다루기에.. 더보기
『금융 부식 열도(전2권)』 다카스기 료 (펄프, 2012) 금융 부식 열도 1 - 다카스기 료 지음, 이윤정 옮김/펄프 구니토모 야스유키의 『돈이 울고 있다』란 만화를 아는지. 엘리트 은행원이 대부업체 지점장이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만화인데 이 『금융 부식 열도』와 궤를 같이 하는 접점은 '돈'이 되겠다. 자본주의의 오래된 테마는 역시 돈과 금융이니까, 당연히 돈의 움직임과 그것이 어디서 머물고 어디가 종착역인지를 따라가는 그림은 언제나 흥미롭다. 가장 접근성이 좋은 주제는 부정한 돈의 흐름과 변제에 관한 것이겠고. 그들이 입에 달고 사는 '잃어버린 10년'이건 '잃어버린 20년'이건 간에 거품경제로 인한 자산가격의 빠른 성장 속도는 원칙적인 성장을 이루지 못했고 결국 거품이 끼고 말았다. 언뜻 보면 그야말로 '진흙 속에서 핀 연꽃'인데 돋보기를 들고 자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