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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파간다

『문신유희』 (프로파간다, 2013) 문신유희 - 프로파간다 편집부 지음/프로파간다 문신하는 것이 꿈이었고 지금도 여전히 양쪽 팔뚝에다가 큼직한 것을 하나씩 그려넣고 싶다. 어릴 적엔 그저 이레즈미로 우키요에나 다루마를 그린 '어깨들'이 나오는 영화를 보고서_아, 나도 문신해 보고 싶다!_하는 수준이었는데, 머리가 조금씩 커지면 커질수록 그 생각들이 사라지기는커녕 외려 도안이나 위치 등이 구체화됨에 따라 나 스스로도 약간 놀랐다. 내 몸을 내가 디자인(정확하게는 타투이스트의 손에 의해)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이지 매혹적인 일인 셈. 누군가는 머리 모양새를 바꾸고_어떤 이는 성형을_또 다른 자는 휘황찬란한 장신구를 걸친 채 거리를 걷고_저치는 글을 써서 자신을 내비치려 한다. 타투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더보기
『연필 깎기의 정석』 데이비드 리스 (프로파간다, 2013) 연필 깎기의 정석 - 데이비드 리스 지음, 정은주 옮김/프로파간다 황순원과 윤오영의 두 노인이 제각기 독을 짓고 방망이를 깎던 때와 비교한다손 치더라도 데이비드 리스의 연필 깎기는 시공의 차만 있을 뿐 독과 방망이의 경우에 비해 손색이 없다. '연필 깎기의 정석'이라거나 '장인의 혼이 담긴 연필 깎기의 이론과 실제'라는 문구만 들었을 때는 거의가 키치적인 사유의 산물이려니 했다. 「내 평생 이렇게 요염하고 도도한 연필은 처음 봅니다.」 맙소사. 연필을 두고 요염하다느니 도도하다느니 하는 말이야말로 처음 듣는 바이다. 너무 뾰족해서 기절할 뻔했다고? (하이데거를 들먹이며) 그의 연필 또한 '손안의 것'이라고? 펜은 칼보다 강하지만 연필은 그 펜보다도 한 수 위라고? 물론 페트로스키의 『연필』을 읽었을 적에..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