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간

『젊은 회의주의자에게 보내는 편지』 크리스토퍼 히친스 (미래의창, 2012) 젊은 회의주의자에게 보내는 편지 - 크리스토퍼 히친스 지음, 차백만 옮김/미래의창 회의주의자에게_라기보다는 회의주의자가 되라는 내용의 편지_모난 돌은 정을 맞아봐야 모났다는 사실을 비로소 알 수 있게 해줌. 그리고 조금이라도 젊을 때 이 편지를 읽게 된 것을 다행이라 생각한다. 이제 그만 좀 심각해집시다_라고 화제를 바꾸려는 이들이 싫어진다면_그때가 히친스를 읽을 때. 정말이지 뒤통수를 쇠망치로 얻어맞은 느낌_맹세코. 더보기
『염매처럼 신들리는 것』 미쓰다 신조 (비채, 2012) 염매처럼 신들리는 것 - 미쓰다 신조 지음, 권영주 옮김/비채 염매(厭魅): ①가위 누르는 귀신. ②짚으로 만든 인형(제웅)을 매개로 삼는 주술의 일종으로, 사람을 죽이거나 병에 걸리게 하려고 귀신에게 빌거나 방술을 쓰는 행위. 민속학습서쯤 되려나. 이미 '도조 겐야 시리즈'가 『잘린 머리처럼 불길한 것』과 『산마처럼 비웃는 것』이 번역되어 있는 상황에서, 이 『염매처럼 신들리는 것』이 시리즈의 첫 작품이긴 하지만 시간상 나중에 국내 출간됨으로써 그렇게 느껴질 만도 하다는 생각이다. 아마도 거듭되는 작품에서 자칫 딱딱해질 수 있는 부분을 줄여나간 게 아닌가 하는 기분이 든다. 호러와 미스터리는 대립항처럼 보이기도 하고 융합의 접점을 보이기도 하는데 『염매처럼 신들리는 것』은 후자의 매력을 양껏 포함하고 .. 더보기
『소돔의 120일』 마르키 드 사드 (동서문화사, 2012) 소돔의 120일 - 사드 지음, 김문운 옮김/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왜 읽는지도 모르면서 읽은 거나 마찬가지_지금도 (잘) 모르겠음. 더보기
『다자이 오사무 전집』 (도서출판 b, 2012) 만년 - 다자이 오사무 지음, 정수윤 옮김/비(도서출판b) 곤란하다. 이렇게 스스로를 뻔히 보이는 악덕 속에 밀어넣어서는 곤란한 것이다. 하나같이 데카당이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데카당이 아니다. 쉬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들을 끄집어내서 나열하고 있을 뿐이다. 어떻게 이런 감정을 가질 수 있을까, 하다 보면 누구나 느끼는 감정들에 불과하다. 그러니까, 표현하지 않아서 데카당이 아니고, 표현했기 때문에 데카당이다. 자기변호에 서투르기 때문에 데카당인 것이다. 말하자면 그 성격이 전혀 다르다. 자신을 온전히 파악할 수 있었기 때문에 괴로움에 신음하는 거다. 그에게 있어 승부를 양보하는 것은 오만함이 아니라 노력의 결과라고 봐도 좋다. 몹시 답답할 정도로 방관적인 태도를 취하기 때문에 외려 절실히 생각할 수.. 더보기
『라디오헤드로 철학하기』 브랜든 포브스 외 (한빛비즈, 2012) 라디오헤드로 철학하기 - 브랜든 포브스 외 지음, 김경주 옮김/한빛비즈 라디오헤드가 어떤 노랫말에서 어떤 것을 의도했는지는 모른다. 언어영역의 예문 하나를 차지했던 시인이 몇 연 몇 행에 어떤 의미를 담았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같잖은 우리는, 풀이하고 해석하고 점수를 매긴다. 「전반적으로 기타 루프가 좀 촌스럽지 않아?」 「왜 갑자기 마이너로 바뀌는 거지? 이건 아닌데.」 「여기서 '님'이란 화자가 사랑하는 사람이로구먼. 아마도 죽었을 거야.」 「프로이트를 대입시켜서 어려운 말로 해석해보자고.」 같잖은 인간들이 같잖은 짓을 하고 있지만 충분히 재미있는 일이다. 이런 짓을 하지 않는다면 지구상에서 비평가의 존재는 사라지고 그만큼 삶은 재미없어질 테니까. 어쨌거나 나는 찌그러진 눈을 가진 톰 요크가 좋긴 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