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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젊은 회의주의자에게 보내는 편지』 크리스토퍼 히친스 (미래의창, 2012) 젊은 회의주의자에게 보내는 편지 - 크리스토퍼 히친스 지음, 차백만 옮김/미래의창 회의주의자에게_라기보다는 회의주의자가 되라는 내용의 편지_모난 돌은 정을 맞아봐야 모났다는 사실을 비로소 알 수 있게 해줌. 그리고 조금이라도 젊을 때 이 편지를 읽게 된 것을 다행이라 생각한다. 이제 그만 좀 심각해집시다_라고 화제를 바꾸려는 이들이 싫어진다면_그때가 히친스를 읽을 때. 정말이지 뒤통수를 쇠망치로 얻어맞은 느낌_맹세코. 더보기
『라디오헤드로 철학하기』 브랜든 포브스 외 (한빛비즈, 2012) 라디오헤드로 철학하기 - 브랜든 포브스 외 지음, 김경주 옮김/한빛비즈 라디오헤드가 어떤 노랫말에서 어떤 것을 의도했는지는 모른다. 언어영역의 예문 하나를 차지했던 시인이 몇 연 몇 행에 어떤 의미를 담았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같잖은 우리는, 풀이하고 해석하고 점수를 매긴다. 「전반적으로 기타 루프가 좀 촌스럽지 않아?」 「왜 갑자기 마이너로 바뀌는 거지? 이건 아닌데.」 「여기서 '님'이란 화자가 사랑하는 사람이로구먼. 아마도 죽었을 거야.」 「프로이트를 대입시켜서 어려운 말로 해석해보자고.」 같잖은 인간들이 같잖은 짓을 하고 있지만 충분히 재미있는 일이다. 이런 짓을 하지 않는다면 지구상에서 비평가의 존재는 사라지고 그만큼 삶은 재미없어질 테니까. 어쨌거나 나는 찌그러진 눈을 가진 톰 요크가 좋긴 하.. 더보기
『나꼼수로 철학하기』 김성환 (바다출판사, 2012) 나꼼수로 철학하기 - 김성환 지음/바다출판사 나꼼수, 나꼼수……. 나는 '나꼼수(나는 꼼수다)'를 제대로 들어본 적이 없다. 2012년에 들어서야 1회를 찾아 약 5분 가량 맛만 봤다. 그리고 스피커를 꺼버렸다. 딱히 재미가 없어서는 아니고. 욕도 '뭘 좀 알아야' 할 수 있는 거다(나꼼수 = 욕이라는 논리는 아니다) ㅡ 나중에 보면 꼭 투표 안 한 양반들이 제일 말이 많으니까. 그러니까 팩트를 알고 의심을 가져야만 욕이라는 애정도 생긴다. 그럼 내가 나꼼수를 듣지 않은 이유는? 예전에 한겨레신문의 '직설'이라는 꼭지가 있었는데 이건 그때와 마찬가지 경우다.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나꼼수에 대한 책들이 무더기로 쏟아질 것이다.」 이런 생각을 했다. 아니나 다를까, 정말 나왔다 ㅡ 솔직히 나꼼수를 듣지 않.. 더보기
『불가능한 것의 가능성』 슬라보예 지젝 인터뷰 (궁리, 2012) 불가능한 것의 가능성 - 인디고 연구소 기획/궁리 낯설고도 교묘하지만 지젝의 논의는 절실하게 동작한다. '불가능의 재구성' 내지는 '가능의 재구성'을 담고서. 핑크 플로이드의 음반을 영화로 만든 알란 파커 감독의 《더 월(Pink Floyd The Wall)》(1982)을 보라. 영화에는 코드화된 삶, 벽으로 묘사되는 사회적 강제와 억압, 전쟁의 고통, 컨베이어 벨트 위의 학생들……이 등장한다 ㅡ 거기서 우리가 하는 건 '망치의 행진'이었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벽은 허물어진다. 실제로 무너졌는지 아니면 그런 의지를 보여 주려는 건지에 대해서는 애매모호한 해석의 여지가 있긴 하지만 말이다. 우스운 건 벽을 부수려는 의지나 논의 또한 '벽 안'에서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밖으로 나가려는 파리가 창문이 닫힌 것.. 더보기
『논문 잘 쓰는 방법』 움베르토 에코 (열린책들, 2009, 마니아판) 자연과학 ㅡ 을 하는 사람들 ㅡ 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인문학을 하는 사람들이 쓴 책은 주제를 막론하고 거의 뭐든지 재미있기 때문에. 또 하나의 이유, 표지 디자인이 멋져서. 이게 내가 『논문 잘 쓰는 방법』을 택한 이유다. 논문을 잘 쓰고 싶어서라고는 (절대)말할 수 없다. 그리고 앞으로의 내 인생에서 논문을 쓸 일이 있을 것 같지도 않아 보인다. 그럼 이 책의 정체는 대체 뭐냐, 고 묻는다면 다음과 같은 예를 들 수 있다. 예컨대, 당신이 사용하고 있는 프로그램에 '개체 삽입' 기능이 있다는 것을 해당 메뉴를 보고 알았다고 하자. 당신은 개체라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을 적절한 곳에 삽입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궁금하게 여길 것이다. 그러나 걱정할 게 없다. 도움말을 작동시키면 다음과 같은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