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자의 제국』 이토 게이카쿠, 엔조 도 (민음사, 2015)
죽은 자의 제국 - 이토 게이카쿠.엔조 도 지음, 김수현 옮김/민음사 고작 한 자밤에 불과한 21그램의 영혼과 의식을 좇는 작품이다. 갈바니즘과 생명 창조, 동일인인 괴물 크리처(the creature)와 창조자(the creator), 인간과 인간의 주인에 관한 이야기. 왓슨, 반 헬싱, 프레데릭 버나비, 프라이데이(『로빈슨 크루소』? 『목요일이었던 남자』?), 알렉세이 표도르비치 카라마조프, 헬레나 블라바츠키, 플로렌스 나이팅게일, 윌리엄 버로스, 찰스 다윈, 언캐니 밸리, 로봇 3원칙과 러브크래프트의 냄새까지. 더군다나 실존 인물과 고유명사가 되어버린 자들이 뒤섞여, 기존에 번역된 엔조 도의 『어릿광대의 나비』와 같이 복잡하고 『살아있는 시체의 죽음』처럼 희한하다. 소설은 인간의 의사와 인식이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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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미주의 선언』 문광훈 (김영사, 2015)
심미주의 선언 - 문광훈 지음/김영사 프롤로그엔 총 네 개의 자화상이 등장한다. 죠르죠네의 삐딱한 고개, 뒤러의 정면 응시, 로사의 앙다문 입술, 앙소르의 괴물들. 특히 마지막 앙소르의 자화상에는 다종다양한 '것'들이 나오는데 그 기괴한 괴물, 좀비, 해골, 시체, 인간들은 '멀쩡한 앙소르'를 겁먹게 하지 못하며, 멋진 붉은 모자를 쓴 그는 종국엔 자신을 둘러싼 모든 것과 동일시된다. 살아있는 인간의 피로 연명하는 존재라는 점에서 자화상의 주인공은 죽어서도 죽지 않는 좀비나 흡혈귀와도 같다. 나ㅡ앙소르ㅡ그들은 거울, 성수(聖水), 십자가나 마늘 같은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저들의 두려움은 승진, 실패, 잔고 액수, 자동차, 실직(失職), 안락한 집에 있다. 때문에 문광훈에 의하면 인간은 똥파리처럼 죽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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