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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_롱

『셜록 : 크로니클』 스티브 트라이브 (비채, 2015) 셜록 : 크로니클 - 스티브 트라이브 엮음, 하현길 옮김/비채 셜록 차기 작품을 기다리면서 다시금 생각한다. 바로 직전, 그러니까 지난해 방영된 세 번째 시즌은 이전에 비해 어딘지 모르게 어설프고 예의가 없었다고. 전혀 다른 제작진이 연출했다고 여길 만큼 시즌1, 2와는 맥이 풀릴 정도로 판이했고, 다른 시청자들이 어떻게 느꼈을는지는 모르겠으나 도대체 이 드라마가 셜롬 홈스를 다룬 것이 맞나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그리고 지난 『셜록 : 케이스북』이 두 번째 시즌이 끝난 뒤 출간되었다면 이번 『셜록 : 크로니클』은 고작 하나의 시즌을 넘기고서 바로 등장했다. 무슨 할 말이 그렇게나 있을까. ……그런데 있었다. 무척 많이. 「베네딕트의 어머니는 아들의 코가 셜록과 아주 달라서 셜록이 될 수 없다고 말씀하셨.. 더보기
『팩트체크』 JTBC 뉴스룸 팩트체크 제작팀 (중앙books, 2015) 팩트체크 - JTBC 뉴스룸 팩트체크 제작팀 지음/중앙books(중앙북스) 무모한 도전? 일전에 의 꼭지 팩트체크를 보며 알게 된 사실이다. 전 세계에서 매일같이 팩트체크를 하는 방송은 오직 한국뿐이라고. 본래 정치인들의 발언을 검증하는 무대로 시작된 팩트체크를 매일 하나씩 방송하다보니 의 팩트체크 꼭지는 정치에만 한정되지 않고 다종다양한 주제를 다룬다. 처음엔 도대체 이 사회에서 검증해봐야 할 만한 주제가 이렇게나 많았던가 하는 생각이 지배적이었으나, 옐로페이퍼를 비롯한 이런저런 언론에서 쏟아지는 기사들을 둘러보면 하루에 하나씩 뭔가를 따져본다는 것은 외려 정보량에 비해 부족하다는 느낌마저 들게 한다. 물론 그만큼 진실을 가리고 사실관계를 잰다는 것이 결코 쉬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반증이기도 할 것이다... 더보기
『인간의 품격』 데이비드 브룩스 (부키, 2015) 인간의 품격 - 데이비드 브룩스 지음, 김희정 옮김/부키 약삭빠른 인간(들)/우리(들)의 면모를 꼬집는다. 그리고 첫머리에 등장하는 인간이라는 '뒤틀린 목재.' 「인간이라는 뒤틀린 목재에서 곧은 것이라고는 그 어떤 것도 만들 수 없다.」 칸트의 말을 인용하면서까지 책을 시작하는 건 우리의 잃어버린 미덕이 안타까워서일 것이다. 동시에 브룩스가 언급하는 '죄'ㅡ맹켄에 따르면 어디선가 누군가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을까 봐 불안해하는 메마르고 독선적인 사람들에 의해 남용되어 온 바로 그 '죄'라는 단어ㅡ라는 요소. 죄는 우리 정신세계를 완성하는 데 꼭 필요한 요소라는 것ㅡ그리고 악마적인 무언가가 아닌, 어두운 눈을 가진 우리의 성향 때문에 벌어지는 일ㅡ삶이라는 것이 도덕과 관련된 일이라는 걸 환기시켜 주는 .. 더보기
『범죄자의 탄생』 마쓰모토 세이초 (북스피어, 2015) 범죄자의 탄생 - 마쓰모토 세이초 지음, 이규원 옮김/북스피어 그리 오래되지도 않았다. 80년대 부랑인을 선도한다는 명목으로 사람들을 감금하고 강제 노역을 시킨 부랑인 수용시설이 한국에도 있었다. 『범죄자의 탄생』은 호적 장부에 이름을 올리지 못해 이리저리 떠도는 무숙자들을 주인공으로 삼은 단편집인데, 이들 역시 수감자와 같은 생활을 하며 중노동을 한다는 점에서만큼은 한국의 경우와 비슷할는지도 모르겠다. 역자 후기에선 이 단편집을 관통하는 키워드로 '도망'을 말한다. 총 열 편의 글에는 오로지 감금된 생활에서 벗어나고픈 무숙인들의 처지가 그려지고, 설사 그들이 도망에 성공했다 한들 그 뒤에 어떤 삶이 기다리고 있을지는 알 수 없다. 그들의 신변 혹은 감옥이나 외딴섬, 광산에서의 이야기는 일종의 간수였던 .. 더보기
『처음 읽는 로마사』 모토무라 료지 (교유서가, 2015) 처음 읽는 로마사 - 모토무라 료지 지음, 이민희 옮김/교유서가 로마를 다루려면 그 역사와 함께 멸망 또한 다루지 않으면 안 된다. 모토무라 료지의 말대로 로마 제국의 멸망은 '고대의 종말'을 의미하는 까닭이다. 책은 다소 무모해 보이기도 하지만 크게 기승전결 네 부분으로 나뉘어 로마사 1200년을 톺는다ㅡ공화정, 군대, 시민(권), 그리스도교 탄압, 멸망 등등. 특히 내가 보기에 로마가 강력한 제국일 수 있었던 이유의 하나는 관용과 포용력이 아니었나 싶다. 일전에 어느 인터넷 매체에서 로크의 시민정부에 관한 글을 읽은 적이 있는데, 그중 '욕망에 봉사하면서 욕망을 조절하는 이성적 국가는 가능한가'라는 부분이 생각난다. 그 내용 일부를 잠시 적어보자면 다음과 같다. 「홉스는 국가를 가리키는 말로 커먼웰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