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썸네일형 리스트형 『염매처럼 신들리는 것』 미쓰다 신조 (비채, 2012) 염매처럼 신들리는 것 - 미쓰다 신조 지음, 권영주 옮김/비채 염매(厭魅): ①가위 누르는 귀신. ②짚으로 만든 인형(제웅)을 매개로 삼는 주술의 일종으로, 사람을 죽이거나 병에 걸리게 하려고 귀신에게 빌거나 방술을 쓰는 행위. 민속학습서쯤 되려나. 이미 '도조 겐야 시리즈'가 『잘린 머리처럼 불길한 것』과 『산마처럼 비웃는 것』이 번역되어 있는 상황에서, 이 『염매처럼 신들리는 것』이 시리즈의 첫 작품이긴 하지만 시간상 나중에 국내 출간됨으로써 그렇게 느껴질 만도 하다는 생각이다. 아마도 거듭되는 작품에서 자칫 딱딱해질 수 있는 부분을 줄여나간 게 아닌가 하는 기분이 든다. 호러와 미스터리는 대립항처럼 보이기도 하고 융합의 접점을 보이기도 하는데 『염매처럼 신들리는 것』은 후자의 매력을 양껏 포함하고 .. 더보기 『소돔의 120일』 마르키 드 사드 (동서문화사, 2012) 소돔의 120일 - 사드 지음, 김문운 옮김/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왜 읽는지도 모르면서 읽은 거나 마찬가지_지금도 (잘) 모르겠음. 더보기 『다자이 오사무 전집』 (도서출판 b, 2012) 만년 - 다자이 오사무 지음, 정수윤 옮김/비(도서출판b) 곤란하다. 이렇게 스스로를 뻔히 보이는 악덕 속에 밀어넣어서는 곤란한 것이다. 하나같이 데카당이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데카당이 아니다. 쉬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들을 끄집어내서 나열하고 있을 뿐이다. 어떻게 이런 감정을 가질 수 있을까, 하다 보면 누구나 느끼는 감정들에 불과하다. 그러니까, 표현하지 않아서 데카당이 아니고, 표현했기 때문에 데카당이다. 자기변호에 서투르기 때문에 데카당인 것이다. 말하자면 그 성격이 전혀 다르다. 자신을 온전히 파악할 수 있었기 때문에 괴로움에 신음하는 거다. 그에게 있어 승부를 양보하는 것은 오만함이 아니라 노력의 결과라고 봐도 좋다. 몹시 답답할 정도로 방관적인 태도를 취하기 때문에 외려 절실히 생각할 수.. 더보기 『나보코프의 러시아 문학 강의』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을유문화사, 2012) 나보코프의 러시아 문학 강의 -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지음, 이혜승 옮김/을유문화사 「창조의 권리만큼 중요한 것이 비평의 권리다.」 이 뒤로는 '이것은 사고의 자유, 표현의 자유가 줄 수 있는 가장 풍요로운 선물……'이란 말이 붙는다. 지당하고 지당한 말이다. 거기다가 나는 대부분의 쾌감은 사물과 추상의 사후 해석에서 온다고 믿기 때문에 비평의 권리와 자유야말로 인간 감정을 히말라야 산맥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고 본다. 일단 역사와 달리 문학은 사건이 어떻게 진행되었는가보다는 왜 그렇게 되어야만 하는지를 보여줄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더욱 해석의 여지가 풍부하다. 이 문학적인 서사로 보건대 문학과 비문학을 구분하는 것 자체도 고역이거니와 대체 우리로 하여금 어떤 것을 문학으로 간주하도록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 더보기 『안주』 미야베 미유키 (북스피어, 2012) 안주 -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소연 옮김/북스피어 편집자 후기에도 '진화'에 대해 적혀있다. 미야베 미유키의 괴담은 분명 『흑백』에서 변했다 ㅡ 그래서 '변조 괴담'이다. 여기서 나는 하나를 더 생각한다. 『흑백』에 이은 이 『안주(暗獸)』에 이르러서 한 번 더 진화(란 표현이 과연 적절할는지는 모르겠다)했다고.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인 주인공 오치카를 보면 확연히 알게 된다. 전작이 어딘지 모르게 꿈속에서 헤매고 있다는 인상이었다면 이번에는 무대가 되는 미시마야의 '흑백의 방'에서 더 한 발짝 내딛는다. 바깥이란 현실로. 그러니까 어떤 보이지 않는 필터를 통해 이야기되었던 것이 지금은 문짝 하나를 사이에 두고 언제라도 그것을 열고서 목전에 할 수 있다는 느낌이랄까(꼭 메세나의 성공사례 같다). 다.. 더보기 이전 1 ··· 13 14 15 16 17 18 19 ··· 2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