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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생폴리앵에 지다』 조르주 심농 (열린책들, 2011) 생폴리앵에 지다 - 조르주 심농 지음, 최애리 옮김/열린책들 200페이지 남짓한_그래서 순식간인_아무도 눈치채지 못하는 사이 끝나고 마는 소설. 결코 쓸 일이 없을 것 같던 칼날은 비틀비틀_절대 아물 수 없는 상처는 가닐가닐. 그래서 누군가는 죽고_죽인 자는 발 뻗고 잠을 못 잔다. 소크라테스 왈_ 우리가 어떤 일이 악행인 줄 알면서 자발적으로 그 일을 저지르는 것은 불가능하다_만일 악행을 저지른다면 그것은 무지에서 기인한 것이다. 더보기
『뉴욕 3부작』 폴 오스터 (열린책들, 2006, 보급판) 홈런성 타구로 시작해서 플라이아웃으로 끝난다는 기분, 혹은 이 3부작의 실체는 결국 클리셰가 아닌가 하는 느낌을 받을는지 모르겠으나, 수록된 세 편의 작품을 관통하는 것은 쫓기는 자라기보다는 숨어있는 자라서, 인간들이라기보다는 유령들이라서 ㅡ 작품의 의미를 어떻게 변주하여 끌어낼 것인가에 그 포인트가 있다고 여겨진다. 이 판단에 의해 『뉴욕 3부작』은 인물들의 헤맴의 정점에서 자칫 병리적이기도 한 삶의 문제를 어떻게든 우리의 사고 반경 안으로 이동시키고자 하는 의지를 볼 수 있게 한다. Q. 내(삶)가 마음에 들지 않는데 어째서 계속 살고 있는 건가? 1) 시간을 때우기 위해. 2) 어쨌든 별것 아닌 일이므로. 3) 이건 그저 삶일 뿐이니까. 「유리의 도시」의 공간 중 하나인 센트럴 역에서 한 여자는 마.. 더보기
『달과 게』 미치오 슈스케 (북폴리오, 2011) 달과 게 - 미치오 슈스케 지음, 김은모 옮김/북폴리오 아이들이 소라게를 잡는 바닷가라는 공간_어른들과는 섞일 수 없는 그들만의 고립된 인간관계의 은유로_또 추상화되고 관념화된다. 그 위에 놓인 페트병으로 만든 통발은 역시 인공적이면서도 굉장히 불안하다_실제로 그들은 그것을 '블랙홀'이라 부름. 더보기
『우체국』 찰스 부코스키 (열린책들, 2012) 우체국 - 찰스 부코스키 지음, 박현주 옮김/열린책들 아아하하하하하하오오오아아아아아악!_이게 내 감상이다. 영원한 임시 비정규직 보결 사무원 치나스키 식으로 말하자면_ 이 좆같은 책을 당장 읽지 않으면 좆될 줄 알아. 더보기
『도롱뇽과의 전쟁』 카렐 차페크 (열린책들, 2010) ‘한국어 최초 완역본’, 태생은 그 해 ‘가장 아름다운 체코슬로바키아 책’이 된 1965년판. 그리고 영광스럽게도 간기면에는 ‘초판 1쇄’라고 적혀 있다. 여기 『도롱뇽과의 전쟁』에는, 가장 위대한 영국 작가는 누구냐는 질문에 키플링(아마도 『정글북』을 쓴 키플링?) ㅡ 을 꼽는 도롱뇽(놈들은 언어구사가 가능하다), 그리고 동물원에서 방문객으로부터 초콜릿과 단 것을 너무 많이 얻어먹어 위장염에 걸리는 도롱뇽(들)이 등장한다. 게슈타포가 공공의 적 No.3로 지목할 정도로 악명높은(?) 차페크의 작품. 무대가 된 체코는 책의 마지막에서 주인공 포본드라의 「내가 전 세계를 망쳐 버린 거야……」란 말을 끝으로 도롱뇽과의 전쟁을 준비한다. 파시즘의 풍자와 즉각적인 현실의 반영은 차치하고라도(그럴 수 없겠지만)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