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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1Q84(전3권)』 무라카미 하루키 (문학동네, 2009) 「공기 번데기」에서 '번데기'와 '누에고치'를 혼동하고 있는 것인지, 그리고 오웰의 『1984』의(와) 빅 브라더와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는 것인지. 밤 10시에 자고 아침 6시에 일어아는 덴고는 군인(일본 자위대의 경우는 정확히 어떤지 모르지만)으로 묘사되고 만약 시점이 일제 강점기라면 후카에리는 위안부인 것인지(어쩌면 아오마메도) ㅡ 나중에 그녀는 덴고에게 몸을 '바친다.' 군인인 덴고는 아오마메를 사랑하지만 아오마메는 살인을 하는 사람이며 어떤 이유에서인지 수태를 하게 되고, 그런 그녀에게 70대 노부인은 '우리는 올바른 일을 했으니까요' 하고 말하는 것도 같은 맥락인 것인지. 그리고 옆에 서 있는 다마루라는 남자는 그녀(들)에게 '하늘의 뜻에 따라'라며 맞장구를 치는 것인지 ㅡ 사실 이 논리로는 책.. 더보기
『몰타의 매』 대실 해밋 (열린책들, 2007) 몰타의 매 - 대실 해밋 지음, 고정아 옮김/열린책들 타코마에 사는 플릿크래프트가 10층 높이에서 떨어진 빔에 맞아 죽든 어떻든 간에_새뮤얼 스페이드는 안티히어로의 그것을 보여주려고 한다_아마도 필립 말로였다면 브리지드 오쇼네시를 앞에 두고 경찰에 넘기지는 않았으리라. 그러나 우리의 새미는 '얼간이가 되지 않기 위해' 그녀를 뿌리친다_안티히어로답게. 그리고서 평온한 얼굴로 그레이스톤 4500번에 전화를 걸어 택시를 부른 뒤 존스 그릴에 가서 고기구이나 감자구이, 얇게 썬 토마토를 주문해 먹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거 참, 언제나 죽음은 마구잡이로 찾아오는 게 아니겠나? 더보기
『독소소설』 『흑소소설』 『괴소소설』 히가시노 게이고 (바움, 2007) 독소소설 -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이선희 옮김/바움 히가시노 게이고 소설을 정말 싫어한다_내 취향이 아님. 그런데도 이 세 작품은 훌륭함. 꽤. 더보기
『외딴집(전2권)』 미야베 미유키 (북스피어, 2007) 화가 한효석의 「감추어져 있어야만 했는데 드러나고 만 어떤 것들에 대하여」 시리즈 ㅡ 찾아보고 놀라지 말라 ㅡ 는 인두겁의 사회 · 문화적 징표를 보여준다. 각 작품마다 다양한 이야기를 감추고 있긴 하지만 ‘인간의 쓸데없는 피부’에 대한 것만은 동일하다. 다음은 한효석 작가의 말. 「5밀리미터만 벗겨도 우리는 고깃덩어리다. 부와 명예를 가졌을 때에 자신을 신격화하고 착각하며 남을 지배하려 하다 보면 동물들 사이에서는 없는 문제가 발생한다.」 ……마루미의 바다에 토끼가 날면서부터, 이 고깃덩어리들 사이의 카드놀음이 시작된다. 드라마틱하다는 건 이런 거로군. 문득 생각이 들었다. 가가 님의 신비가 끝내 신기루로 남을 것임을 짐작했을 땐 좀 너무하다 싶었지만 어차피 그보다는 ‘가가 님과 아이들’의 이야기니까 .. 더보기
『7인의 미치광이』 로베르토 아를트 (펭귄클래식, 2008) 테오도르 립스(theodor lipps)의 '감정이입설'에 비유하자면, 주인공 에르도사인의 감정은 범죄에 매료되고 돈에 매료된다. 모든 것은 허무와 거짓말로 귀결되고 동시에 그 모든 것은 환상이다. 에르도사인은 마치 존경과 멸시를 함께 받는 종교인과도 같다 ㅡ 리얼리즘 혹은 판타지 ㅡ '내 바깥에, 내 육체의 경계를 벗어나면 많은 사람들이 움직이고 있다(p.120)).' 범죄와 비극을 바라는 그는 점성술사의 '목 매단 인형'으로 대치되며 혼란 속에서 그 혼란을 스스로에게 가중시킨다 ㅡ 에르도사인이 발명가로 설명되는 것도 하나의 방편일 것이다. 즉, 허구에서 현실을 보고, 현실에서 허구를 본다. 악다구니로 살아가며 돈에 목숨을 걸고, '돈을 짝사랑'하는 거다(짝사랑이라는 게 중요하다). 오직 1㎠ 안에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