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썸네일형 리스트형 『박쥐』 요 네스뵈 (비채, 2014) 박쥐 - 요 네스뵈 지음, 문희경 옮김/비채 특정 시리즈물의 첫 작품을 건드린다는 것은 꽤나 즐거운 일임에 틀림없다. 어딘지 모르게 제어하기가 힘들어 보이는 인물들, 다소 다듬어지지 못한 호흡, 복잡함을 택하기보다는 과감히 밀고 나가는 거친 박력. 확실히 『박쥐』에서의 해리는 지금까지 출간된 『스노우맨』이나 『레오파드』에서와는 달리 작가 스스로가 말하듯 통제 불가능한 느낌에 가깝다. 그가 처음 본 여자에게 스스럼없이 말을 걸고 꾀는 모습은 후속작들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것이고(그녀들을 낙담하게 만드는 짓거리 역시) 더군다나 낯선 자들과 금세 말을 터 친구처럼 지내는 모양새는 상상도 할 수 없었다. 조금 더 어리고, 상처를 덜 받고, 무언가를 속속들이 알 수 없는 젊은이들은 다 이런 모양이지ㅡ 물론 상.. 더보기 『조이랜드』 스티븐 킹 (황금가지, 2014) 조이랜드 - 스티븐 킹 지음, 나동하 옮김/황금가지 스물하나의 어린 애새끼가 겪은 여름날의 추억인지 아니면 살인 사건을 다룬 스릴러인지 갸우뚱하게 되지만 나는 전자의 손을 들어준다. 그렇게 하고 싶다. 킹의 작품을 많이 읽어 본 것은 아니지만 『조이랜드』는 은근히, 손에 쥐었다고 설명하기 힘든 흐릿한 서사로도 독자의 집중력을 끌어올리고 있는데, 이 소설은 이렇게만 끝을 맺어서는 말이 되질 않는다. 이시다 이라의 를 읽은 사람이라면 『조이랜드』가 풍기는 냄새를 어림짐작할 수 있을까. 좀 알려주길 바란다. 서지정보에 의하면 어쩐지 비스름한 느낌일 것 같으니. 즐거움을 판다는 다소 키치한 슬로건으로 무장한 놀이공원 조이랜드에서 파트타임을 시작한 데빈 존스는, 흔히 '성장소설'의 ㅡ 나는 『조이랜드』를 성장소설.. 더보기 『노예 12년』 솔로몬 노섭 (열린책들, 2014) 노예 12년 - 솔로몬 노섭 지음, 오숙은 옮김/열린책들 12년 동안 '인간에 대한 인간의 잔인함(man's inhumanity to man)'이 무엇인지를 노예 플랫은 분명히 알게 되었을 것이다. 자유인이었으나 꾐에 넘어가 납치되어 노예가 된, 칼과 포크를 대신해 제 검은 손가락으로 음식을 취해야만 했던 플랫. 그는 워싱턴의 윌리엄 노예수용소, 리치먼드의 구딘 수용소, 뉴올리언스의 프리먼 수용소 ㅡ 제 소유의 동물들 앞에 나와 명령하는 운영자들 ㅡ 를 거쳐 드디어 자신을 구입한 이에게 '팔리게' 된다. 공식적인 첫 주인 윌리엄 포드를 비롯해 존 M. 티비츠, 그리고 난폭하고 무례한 힘, 교양 없는 머리, 탐욕스러운 정신의 결함으로 무장한 에드윈 엡스까지(채찍, 등을 홧홧하게 만드는 그 빌어먹을 채찍!).. 더보기 신간마실 6 미지에서 묻고 경계에서 답하다 - 고산 외 22인 지음/사이언스북스 대중가요 LP 가이드북 - 최규성 지음/안나푸르나 빨간 리본 - 헨닝 망켈 지음, 홍재웅 옮김/곰 허버트 조지 웰스 - 허버트 조지 웰즈 지음, 최용준 옮김/현대문학 스캔들 미술관 - 엘레아 보슈롱 외 지음, 박선영 옮김/시그마북스 욕망하는 지도 - 제리 브로턴 지음, 이창신 옮김, 김기봉 해제/알에이치코리아(RHK) 마운트 아날로그 - 르네 도말 지음, 오종은 옮김/이모션북스 미시시피 미시시피 - 톰 프랭클린 지음, 한정아 옮김/알에이치코리아(RHK) 돌을 취하여 보배를 짓다 - 최규명 지음/열린책들 뭐라도 합시다 - 이철희 지음/알에이치코리아(RHK) 우리 혜성 이야기 - 안상현 지음/사이언스북스 주인과 심부름꾼 - 이언 맥길크리스트.. 더보기 『겨울 일기』 폴 오스터 (열린책들, 2014) 겨울 일기 - 폴 오스터 지음, 송은주 옮김/열린책들 첫 문장은 이렇게 시작한다. 「당신은 그런 일이 당신에게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일어날 리 없다고,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일어나도 당신에게만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여기에 이어질 내용으로 나는 다음과 같은 문장을 만든 바 있다. 「겨울철 빙판이 되어버린 2차선 도로에서 한바탕 신 나게 구른 뒤, 기어 봉에 눈두덩을 찧어 의안을 착용하게 된 달갑지 않은 사건만 하더라도 어떤가. 보라, 결국 그렇게 될 일은 일어나기 마련이다.」 우습지만, 당연하게도 『겨울 일기』에 이러한 잔인함은 없다. 사실 잔인한 묘사가 없을 뿐이겠지만. 이것을 쓰는 것이 여타 소설에 손을 대는 것보다 몇 갑절은 더 힘들었을 걸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ㅡ .. 더보기 이전 1 ··· 11 12 13 14 15 16 17 ··· 30 다음